智異⼭ 紀⾏詩 - 河東地域을 중심으로(1)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
- 제 3 호
본문
권방(鶴林 權訪) 望姑蘇城(망고소성)
- 고소성을 바라보며 -
聞道巖厓斑竹枝(문도암애반죽지) 듣자니 바위 절벽에 자란 반죽 가지는,
扶疎最愛月明時(부소최애월명시) 밝은 달밤 잎이 무성할 때 가장 좋다네.
姑蘇城畔寒山寺(고소성반한산사) 고소성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한산사는,
留與幽人結後期(류여유인결후기) 유인에게 남겨 주어 만날 기약을 함일세.
姑蘇城[고소성. 사적151호] 악양면(岳陽面) 평사리(平沙里)에 있는 신라 시대 석성(石城). 영남에서 호남으로 통하는
교통로의 목을 쥐고 있는 지세를 이용하여 축조한 석성이다. 고소성 아래에 한산사(寒山寺) 절이 있다.
斑竹(반죽) : 줄기 겉에 얼룩점이 있는 대나무. 중국의 소상강(瀟湘江) 일대에서는 자줏빛 반점이 있는 대나무가 자라는데,
요(堯) 임금의 두 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이 순(舜) 임금의 왕비가 되어 순 임금 사후에 상강에서 슬피 울다가 물에 빠져
죽었는데, 이때 흘린 눈물이 대나무에 얼룩져서 반죽(斑竹)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博物志 卷8》
扶疎(부소) : 가지와 잎이 무성하다.
最愛(최애) : 가장 사랑함.
寒山寺(한산사) : 악양면(岳陽面) 평사리(平沙里) 고소성(姑蘇城.사적 151호) 아래 있는 절. 《악양면지》에 따르면 한산사는
신라 시대에 세워진 절로 추정되지만, 이를 증명할 자료가 없다. 절터만 남아있던 것을 1960년경에 승려 송상현이 중창하였다.
幽人(유인) : 속세(俗世)를 피해 조용히 사는 이. 은자(隱者).
※ 1767년(영조43) 11월, 하동 횡포촌(橫浦村)에 유배되었을 때 박성원(朴聖源), 성연(聖淵) 형제와 더불어
섬진강(蟾津江)과 지리산(智異⼭)을 유람하였다. 이때 악양(岳陽)을 구경하고 쓴 詩이다. “12월1일. 봉황대(鳳凰臺)와
황학루(⿈鶴樓), 악양루(岳陽樓)의 옛터를 두루 구경하고 두보 시의 운(韻)에 맞춰 시를 짓고, 고소성(姑蘇城)과
한산사(寒⼭寺)를 바라보았다. 대체로 악양의 여러 명승들은 모두 중화(中華)를 본받은 것이니 실로 평생을 흠모하면서도 볼 수 없는 것이다.
[⾟⾣ 周覽鳳凰臺,⿈鶴樓及岳陽樓遺址,次⼦美韻,望姑蘇城,寒⼭寺. ⼤較岳縣諸名勝,皆倣中華,實平⽣所想慕⽽不得⾒者]”라고 하였다.
※ 하동 관련 詩에는 “岳陽歸路(악양귀로) ”,“遊⾭鶴洞(유청학동)”등 21⾸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