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백수건달
시인 최증수
어뜩비뜩 하는 횃대 밑 사내로일마다 밥 질더니 이 모양 이 꼴일 없고 있어도 못하는 백수건달. 제법인양 나만의 아름다움 찾아손톱 여물을 썰곤 했지만늘쌍 삿대질이나 희영수하면서하수분만 바라며 밴둥밴둥하니 피천 한 잎 없고 군색한 나무거울. 면벽…
빛바랜 사진첩비가
시인 김중열
비가 내린다 이것저것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빛바랜 사진첩에쌓인 먼지를 닦고지난 흔적을 다시더듬어 본다나와 닮아도 꼭 빼닮은 청년을 눈여겨 본다 그 사진속 배경그 사진속 인물들 모두가 알만하다 지난 세월이이 사진첩속에담겨져 있다그러나 언젠가부터…
智異山 紀行詩 - 河東地域을 중심으로(7)
역자(譯者) 정경문 (茗谷 鄭慶文)
권방(鶴林 權訪) 岳陽歸路(악양귀로)-악양에서 돌아가는 길에-世事由天不自由(세사유천부자유) 세상일 하늘의 뜻에 달려 마음대로 못하여,今朝繫馬鳳凰樓(금조계마봉황루) 오늘 아침엔 봉황루에 말을 매어 두었네.一年春色餘靑竹(일년춘색여청죽) 일년내내 …
솔바람
시인 최증수
아가야!바람 불어 좋은 날은 송림에 가자.살랑대며 불어오는 바람결에머리감고 목욕하고 세심하니나는야 기분 좋은 송림의 친구.바람이 흔들어도 곧게 자란 소나무가웃으며 두 손 들어 반기는솔 숲 아름다운 송림에 가면때마침 강나루 지난 강바람이내 마음 잡으려 서둘러 휘감는다.눈…
보름달
시인 김중열
어두운 밤의 제왕보름달이 떳다은빛 구름사이로헤아릴수 없는 별그 크고 작은 별들포용하며 길을 열어주는 그대의 사랑과 배려에 고개 숙인다혼잡하고 볼쌍스런 세상을맑고 밝고 고적한 빛으로 씻어내려 주었으니 어찌 그대를 잊으리오그렇게도 강렬했던붉은 빛도 그대앞에서는 냉…
智異⼭ 紀⾏詩 - 河東地域을 중심으로(5)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
권방(鶴林 權訪) 遊靑鶴洞(유청학동) 3-3懍乎悄乎難久居(늠호초호난구거) 늠름하고 엄하시어 오래 머무르기 어려워,拂衣笑出南山阿(불의소출남산아) 웃으며 옷을 차려입고 남산 언덕을 나가네.蟾湖綠波入望中(섬호록파입망중) 섬진강의 푸른 물결은 눈앞에 들어…
죽음이 널브러진 송림공원
시인 최증수
한국적송이 아름다운 송림공원 찾았더니썩은 나뭇가지, 바랜 낙엽, 떨어진 솔방울과잿불같이 잠깐 죽었거나 오래전에 이미 죽은장례식에도 못 간 시신뿐인 동식물이찬란했던 젊음과 영광을 고스란히 맨땅에 버린자연도태의 성스러움과 경외가 보인다.빛나는 생명의 솔숲에 흡혈귀가 지나갔…
나그네의 길 論介/논개의 魂
시인 김중열
癸巳年 왜군이 晋州城을 함락했다군사는 패하고 백성은 모두 죽었다어둠이 짙게 깔린한 여름 밤하늘矗石樓/촉석루 연회장은승전을 축하하는분위기가 뜨겁게 달아 올랐지곱게 분장한 어린 처녀를 호시탐탐침흘리는 왜장들만취된 젊은 왜장이 그녀를 끌어 안았다장수현 출생 양반집 …
무아(無 我)전통각자작가
경남 하동 출생 한국공예건축학교(무형문화재전수회관 문화재청 소속) 졸업 국가무형문화재 각자장 이수사) 한국전통각자보존회 회원 제21회 불교미술대전 입선 제23회 불교미술대전 입선 제5회 대한민국서각대전 입선 일본국 21세기 국제서전 수작 (참여현황)대한불교 조계종 총…
智異⼭ 紀⾏詩 - 河東地域을 중심으로(5)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
권방(鶴林 權訪) 遊靑鶴洞(유청학동) 3-2- 청학동에서 노닐며 -玩瀑臺前龍湫秋(완폭대전룡추추) 완폭대 앞에 있는 용추는 가을철이어서, 攀援桂樹聊淹留(반원계수료엄류) 계수나무 부여잡고서 편히 오래 머무노라. 千古狂塵來不得(천고광진래부득) 오랜 세월 속…
산골
김중열
나의 산골 고향양보역이 있다이명산기슭에 자그만한 벽돌집한채가전부이지만섬진강쪼긍로 가면 횡천진주방향으로 가면 북천그곳 오일장이 열릴때면양보역은 붐볐다 이것 저것이고 지고 메고 끌고 할매/오메/아이할것없이웃고 즐겼다 할배는 이미 취해이제 역무원도…
나는 초록 그리움
시인 최증수
나는 초록 그리움 소나무들이 친구처럼 서 있는멀리서 본 풀밭은 초록 그림.어쩜 이렇게 내 맘 홀리는지연초록 파문 따라 물살처럼 끌려 갈 때 풀들이 부르는 생명의 노래와같은 듯 서로 다른 아름다운 초록이 싱그런 풀 향내로 찬 마음 데워주니 나는…
智異⼭ 紀⾏詩 - 河東地域을 중심으로(4)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
권방(鶴林 權訪) 遊靑鶴洞(유청학동) 3-1 - 청학동에서 노닐며 -浮嵐入袖雲生屨(부람입수운생구) 안개는 소매에 들고 구름이 발아래 일어, 手裏過頭斑竹杖(수리과두반죽장) 반죽장을 손에 짚고서 두류산을 지나가네. 寒松磊砢護石縫(한송뢰라호석봉) …
뜨거운 여름날의 송림
시 인 최 증 수
작열하는 태양이 지구를 데우는가요. 오줌에도 데겠다며 지레 겁먹고,가쁜 숨 헐떡이며 목마름 버텨내다가 그만 발광이 나서 송림에 갔다.뜨거워진 소나무들 확확 열기 뿜어내고, 볕의 향기 뙤약볕도 싫어하는나무그늘이 미적지근한 볕에도 손들었다.&n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