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간장
시인 김중열
- 제 21 호
본문
애간장
시인 김중열
산이 탄다
들이 집이 탄다
애간장이 탄다
눈물도 강물도 말랐다
검은 연기가 하늘을 가려
길마저 끊겼다
빛 잃은 마을은
공포와 분노,삶의 몸부림으로 피눈물이 고였다
강풍인지
魔風인지 잿더미
남겨놓고 어디로
원수 진 일 없는 너 도대체
무슨 까닭으로 恨 맺힌 일 저질렀나
우리에 갇혔던
가축의 영혼을
대대로 마을 지켜온 우리이웃의
고귀한 삶을
그 누가 보상할 것인가
한낱 바람이란 자연앞에 엎드린 인간의 교만과 오만- 말을 잃었다
이 참담한 현실을
그 누가 책임질 것인가
끝이 보이지 않는
참혹한 현장을
대자연에
하늘에 두손모아
구원을 청한다
“성난 바람 거두워 주시고 목타는 우리에게
단비를
내려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