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니
시인 최증수
- 제 13 호
본문
친구와 싸워 코피 흘림 보시고
지지리 못남은 제 덜된 탓이고
자식 구실 제대로 못함 보시고
효심 모자람은 제 못난 탓이지만
한 번 삶은 보리밥 먹는 걸 보시고
배고픔 못 견딤은 당신 탓이며
긴 콩밭 맨다고 씩씩댐 보시고
다부지지 못함은 당신 탓이라.
전주 최씨 가문 빛낼 육남매
낳고 키우신 은혜에 보답하는
수모시 한 수 올리지 못했어도
장롱 속 녹슨 은비녀 찾아내고
울면서 감격하는 불효자 있으니
어머님은 사랑으로 따스한 분이셨고 자식 사랑은 가이없었기에
아들은 어머니 품에서 여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