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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글

아버지를 기억하며

시인 최증수
  •     제 12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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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송림 속을 외롭게 혼자 걷는다.

문득 옛날에 아버지께서도 이곳을

직접 다녀가셨을까? 상상해본다.

어느 계절, 어떤 날, 누구와

어떤 일로 어떻게 오셨을까?

아버지의 사진 한 장 없어서인지

지금은 아버지의 얼굴도 모르는 자식이다. 아버지를 편히 모신 의자는 못돼도

후회도 세월가면 그리움이 되듯

운 좋게 아버지를 모시고 송림에 왔다면 어떤 말씀을 내게 해주셨을까.

아마도 씩씩하게 자라 나라의 기둥 되라고 엄하게 그리고 자애롭게 당부 하셨겠죠. 지금 꿈속에 계신 아버지를 기억한다고 얼굴도 모르는 불효를 용서해주실까?

자식 키우느라 고생하시며 연일 주신

억척같이 사신 아버지에 대한 어리광은 얼굴 한 번 보여주시고 

말씀 한마디 해주시길 고대하는

때늦은 절규도 효도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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