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異山 紀行詩 - 河東地域을 중심으로(7)
역자(譯者) 정경문 (茗谷 鄭慶文)
- 제 8 호
본문
권방(鶴林 權訪) 岳陽歸路(악양귀로)
-악양에서 돌아가는 길에-
世事由天不自由(세사유천부자유)
세상일 하늘의 뜻에 달려 마음대로 못하여,
今朝繫馬鳳凰樓(금조계마봉황루)
오늘 아침엔 봉황루에 말을 매어 두었네.
一年春色餘靑竹(일년춘색여청죽)
일년내내 봄빛 같은 푸른 대나무 남아있고,
千古心期有白鷗(천고심기유백구)
오랜 세월 마음속 기약한 흰 갈매기 있네.
雲護危巖藏遠峀(운호위암장원수)
구름은 험한 바위 감싸며 먼 산을 감추고,
水携行容過長洲(수휴행용과장주)
강물은 흘러 흘러 긴 모래톱을 지나가네.
時人未解山川興(시인미해산천흥)
당시 사람들은 山川의 흥취를 알지 못하여,
送我南來作勝遊(송아남래작승유)
남쪽으로 나를 보내 좋은 유람 하였다네.
今朝(금조) : 오늘 아침
繫馬(계마) : 말을 붙들어 맴
鳳凰臺(봉황대) : 악양면(岳陽面) 봉대리(鳳臺里)에 있는 대(臺) 악양(岳陽) 지역의 경치가 매우 아름다워서 중국 소상팔경(瀟湘 八景)의 금릉(金陵) 봉황대(鳳凰臺)와 같다하여 봉황대(鳳凰臺)라고 한다. 봉대리(鳳臺里)마을 이름은 황(凰)자를 빼어버리고 봉대(鳳臺)로 되었다 고 한다.
春色(춘색) : 봄 경치
靑竹(청죽) : 푸른 대나무
心期(심기) : 마음의 기약, 마음의 다짐
白鷗(백구) : 흰 갈매기, 산수 속에 유유자적하는 사람을 비유한다. 두보( 杜甫)의 〈봉증위좌승장(奉贈韋左丞丈)〉 시에 “흰 갈매기가 아득한 물 결 속에 숨거든, 만 리를 날아가도록 누가 능히 길들일꼬[白鷗沒浩蕩, 萬 里誰能馴盟]”라고 하였다.
※ 백구(白鷗)와의 맹약 : 강호(江湖)에 은둔하여 백구(白鷗)를 벗으로 삼 아 살겠다는 맹세를 말한다.
송(宋)나라 시인 황정견(黃庭堅)의 〈등쾌각(登快閣) 시에 “만리 돌아가 는 배에 젓대 부니, 이 마음 백구와 맹세하였네.[萬里歸船弄長笛 此心吾 與白鷗盟]”라고 하였다.
[이끌 휴] 이끌다, 끌다
長洲(장주) : 긴 모래톱
※ 칠불암(七佛菴)를 구경하고 신흥(新興)의 신흥사(神興寺)에서 8,9일간 체류하였다.
1767년 12월25일. 신흥사를 출발하여 악양 취적대(取適臺)에 이르러 박 성원(朴聖源), 성연(聖淵) 형제와 헤어지고 하인들과 함께 신암(薪巖/섯 바구)에서 묵었다.
다음날 악양으로부터 강을 따라 내려가는데 평평한 모래사장은 드넓었 다.
한해는 저물가고 길은 멀어서 나그네의 감회를 금할 수 없어 詩를 한 수 읊었다.
권방(鶴林 權訪.1740(영조16)∼1808(순조8)]. 조선 후기 문신, 유학자. 字: 계주(季周). 號:학림(鶴林). 本貫:안동(安東)
居:경북 안동(安東). 文集《학림집(鶴林集)》. 1763년(영조39) 생원시에 합격하였으며 1767년 봄 석채헌관(釋菜獻官)이 되었을 때 무고를 받아 하동(河東) 횡포촌(橫浦村)으로 유배되었으며, 이듬해에 풀려났다.
그 후 승정원부정자, 사헌부감찰을 거쳐 병조좌랑(兵曹佐郞)에 제수되었 으나 사직하고 학가산 남쪽으로 은거하였다. 《河東山水可遊者記(하동 산수가유자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