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異山 紀行詩 - 河東地域을 중심으로(39)
上佛菴贈老僧海機(상불암증로승해기)
- 제 39 호
본문
智異山 紀行詩
- 河東地域을 중심으로(39)
역자(譯者) 정경문 (茗谷 鄭慶文)
上佛菴贈老僧海機(상불암증로승해기)
김창흡(三淵 金昌翕)
- 상불암에서 노스님 해기에게 주는 시 -
趺坐仙山逈脫塵(부좌선산형탈진)
신선 산에 가부좌하여 세속을 멀리 벗어나니,
萬緣灰盡獨枯身(만연회진독고신)
온갖 인연 다 재가 되고 외로운 몸 쇠하였네.
西來妙意何須問(서래묘의하수문)
서쪽에서 온 달마의 묘한 뜻 물어서 무엇하오,
巖鳥溪花自在春(암조계화자재춘)
바위 위 새와 시냇가 꽃들은 절로 봄인 것을.
上佛菴(상불암) : 쌍계사(雙磎寺)에서 불일폭포(佛日瀑布)를 거 쳐 상불재에 올라 삼신봉(三神峰)으로 가는 등산로 주변으로 하 불암(下佛菴), 중불암(中佛菴), 상불암이 있다. 1699년 해기(海機) 스님과 사민(思敏)스님이 창건.
해기(海機.?~?) 동문인 상봉 정원(霜峯 淨源.1627~1709)과 생존 시기가 거의 같으므로 1708년에 80여세 였으므로 생년은 1628년 경으로 추정된다.
趺坐(부좌) : 좌선할 때 앉는 방법의 하나. 가부좌(跏趺坐). 脫塵(탈진) : 세속을 벗어남. 萬緣(만연) : 온갖 인연(因緣). 西來(서래) :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 즉 중국 선종(禪宗)의 조사 (祖師)인 달마(達磨)가 서쪽에서 온 뜻이란 말로 불타의 언설을 떠 나 불립문자(不立文字)를 표방하는 선(禪)의 종지이다. 선종에서 는 선사(禪師)에게 질문할 때 일반적으로 “어떤 것이 조사가 서쪽 에서 온 뜻입니까?[如何是祖師西來意]” 하였다.
何須問(하수문) : 물어볼 필요가 없음.
※ 김창흡(三淵 金昌翕)의 《嶺南日記(영남일기)》 1708년(숙종 34년) 3월15일에, 처음에는 불일암에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통쾌 하게 회포를 펼치려 하였으나, 흥취가 다 된 데다 병든 승려가 있 어 잠시 쉬다 곧장 일어나 폭포를 따라 위로 올라 높은 나무숲을 헤치고 상불암(上佛菴)에 이르렀다.
상불암 주지인 해기(海機)는 영남의 대수좌(大首座)로, 나이가 80 에 가까워 기력이 쇠잔했지만, 그가 품고 있는 바를 시험해 보니 수창(酬唱)도 낭랑하였다.
내가 “어지러운 망상(流注想)을 어떻게 하면 없앨 수가 있겠습니 까?”하고 물으니, 그가 답하기를 “이는 마음의 그림자로 갑작스레 일어났다가 금새 사라지는 것이니, 나의 참된 본마음[眞空]에 누 를 끼칠만한 것이 못됩니다. 금강경(金剛經) 야보해(冶父解)에 ‘대 해(大海)는 물고기가 뛰도록 내버려 두고, 장공(長空)은 새가 날도 록 맡겨둔다.’고 했으니, 새는 날고, 물고기는 뛰어 그것들은 제멋 대로 왕래하는 것인데, 또한 장공과 대해에 무슨 누를 끼칠 수 있 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절구(絶句) 한 수를 지어 주자, 낭랑한 목소리로 한 번 읊어 보고 는 소매 속에 넣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