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의 이야기
시인 최증수
- 제 23 호
본문
섬진강의 이야기
시인 최증수
물 맑은 섬진강 보노라면
수줍게 날 반김 알겠다.
강물 보며 못난 마음 다독이니
눈알도 강물에 비쳐 윤슬처럼 반짝반짝.
우부룩 풀 자란 기슭에 강물이 부딪치면
물 속 자갈들이 어룽어룽 내비치고,
강바닥 느린 물 흐름 따라
물고기와 소금쟁이 신나게 놀 때
감춰둔 내 한숨이 떠내려갔다.
그 때 강물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무슨 말일까 궁금해 물 속 보니
귀넘어들었는지 이야기는 없고 물소리만 있다.
무작정 물속에 들어가야만 들을 수 있을까?
아니야, 내가 먼저 얘기 꺼내면
물방울로 만든 강물의 노래와
숨기고 숨긴 아픈 사연 토해내겠지.
아니다 싶으면 흘러서 사랑으로 적시는 강물처럼
날마다 새롭고 깊어지고 넓어지라고 말하겠지.
먼 훗날 강의 당부 잊었노라 말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