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하늘
시인 최증수
- 2026.02.10 제 41 호
본문
숲속의 하늘
시인 최증수
숲속에서 쳐다본 하늘은
비다듬어도¹ 좁고 좁아 초라하다.
나뭇잎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데
그래도 하늘이라고 푸르고 환하다.
나무를 지키려는 잎들의 성화에 못 이겨
사랑으로 정성껏 보듬어 주는데도
햇볕의 따스함을 서로 많이 차지하려고
사투를 벌이는 잎들을 다독이며
얼러 먹도록² 골고루 나누어 준다.
때때로 바람이 불어와 훼방 놓지만
그래도 잎을 사랑하는 정은 애틋하다.
새들이 그 작은 날개를 파닥대어
하늘을 끌어당기려 땀 흘릴 때
죽은 거목의 빈 하늘을 낮달이 비추니
나무도 생로병사의 운명 아래 있다.
태풍이 불고 폭우가 내릴 때면
하늘은 나무뿌리 쪽까지 찾아와선
숲의 나무 전체를 온기로 감싸준다.
사랑은 더 큰 사랑으로 숲을 가꾸니
숲속의 하늘은 벅찬 기쁨으로 흐뭇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