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異山 紀行詩 - 河東地域을 중심으로(36)
佛日菴路中(불일암로중)
- 제 36 호
본문
智異山 紀行詩
- 河東地域을 중심으로(36)
역자(譯者) 정경문 (茗谷 鄭慶文)
佛日菴路中(불일암로중)
김창흡(三淵 金昌翕)
-불일암으로 가는 도중에-
露浥高林晩(노읍고림만)
저물녘 높은 나무는 이슬에 젖었고,
衣巾碧液流(의건벽액류)
의복과 두건엔 푸른 옥 액이 흐르네.
拈花蓮社裏(염화련사리)
백련결사에서 꽃을 집어 들어 보이고,
採茗竹輿頭(채명죽여두)
대 가마 머리에서 차 따기 시작하네.
南紀氤氳到(남기인온도)
남쪽 지방은 화창한 날씨에 이르니,
中峯杳靄留(중봉묘애류)
중봉은 아득한 저녁 안개 머무르네.
緬懷韓錄事(면회한록사)
먼 옛날의 한녹사 종적을 생각하니,
何谷紫芝抽(하곡자지추)
어느 골짝에서 자지를 캐고 있을까.
佛日菴(불일암) : 화개면(花開面) 운수리(雲樹里)에 있는 쌍계사( 雙磎寺)의 암자로 불일폭포(佛日瀑布) 서쪽에 있다. 고려시대 지 눌(知訥.1158~1210)이 중창함. 지눌의 法號가 불일(佛日)로 자기 의 호를 따라 이름을 지었음.
浥[젖을 읍] 젖다. 흐르다.
衣巾(의건) : 의복과 두건. 의관(衣冠).
拈花(염화) : 拈花微笑(염화미소)로 석가모니가 연꽃을 따서 제자 들에게 보였는데, 그 뜻을 가섭(迦葉)만이 알아서 미소(微笑)하였 으므로, 석가모니가 그에게 도(道)를 전수했다는 고사. 蓮社(연사) : 백련사(白蓮社)의 약칭. 강진 만덕산 백련사(白蓮寺) 의 원묘국사(圓妙國師) 요세(了世.1163~1245)가 중심이 되어 결 성한 신앙결사단체. 採茗(채명) : 차를 따다.
氤氳(인온) : 날씨가 화창(和暢)하다.
竹輿(죽여) : 대로 엮어 만든 뚜껑 없는 가마.
杳靄(묘애) : 안개. 노을. 緬懷(면회) : 지난 일을 생각함. 韓錄事(한록사) : 한유한(錄事 韓惟漢.?~?). 《고려사(高麗史)》 에 의하면, 한유한이 처음 서울에 살았으나, 최충헌(崔忠獻)의 정 사가 잘못되어 가는 것을 보고는, 장차 난(亂)이 일어날 것이라 여 기고, 처자(妻子)를 데리고 지리산(智異山) 악양(岳陽)에 들어가 세상과의 인연을 끊고 은거하였는데, 뒤에 나라에서 서대비원 녹 사(西大悲院錄事)를 제수하여 불렀으나 끝까지 취임하지 않고 깊 은 골짜기로 들어가 종신토록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紫芝(자지) : 선약(仙藥)인 붉은 지초.
※ 김창흡(三淵 金昌翕)의 《嶺南日記(영남일기)》 1708년 3월15 일에 “아침 밥을 먹고 대나무 가마[筍輿]를 타고 삼산각(三山閣) 뒤로 힘차게 올라가 북쪽으로 4~5리를 가서 또 동쪽으로 5~6리 걸어가니 비로소 위험한 잔도가 있었다. 허공을 가로질러 위태롭 게 아래로 내려가니 곧바로, 불일암(佛日菴)이었다.”라고 하였으 며, 위의 詩는 불일암을 가면서 쓴 詩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