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목의 기운
시인 최증수
- 제 36 호
본문
거목의 기운
시인 최증수
너무 커 으악! 하고 놀라는 거목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하동송림의 장관을
열 개의 눈으로 우러러 자세히 보면
고고히 응립한 힘과 끈기의 거목이
더 큰 노력으로 뽐내고 있다.
나이테에 스며든 삼백년의 숨결이
해와 별의 열정과 인내를 모아
생명의 불꽃으로 키워낸 저 덩치 보소.
거구의 나무끼리 겨루는 격렬한 싸움은
누가 빨리 최고의 거목이 되느냐의 경쟁이고
어깨 뻐기는 저 늠름한 자세는
자신만의 열정이요 거대한 힘의 표상이다.
폭염도 고개 숙이고 한파도 꽁무니 빼니
거목의 당당함은 최고의 아름다움이요
생명 나무의 기적이 이룬 경이로움이다.
잎과 가지들은 지리산 정기 토해내고
뿌리들은 섬진강의 기운 뱉어내어
신성한 거목 기운을 숲에 가득 채우니
하동 천지에 거목 기운이 분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