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림을 찾아가면
시인 최증수
- 제 35 호
본문
송림을 찾아가면
시인 최증수
송림을 찾아가면
푸름과 만난다오.
다정히 손잡고 신나게 걸으며
소나무의 손짓을 기쁨으로 받아 주머니에 넣고
들뜬 마음을 창궁에 올려놓고 보면
소나무가 크는 우렁찬 소리 들으며
발밑에 밟히는 꿈 냄새를 줍기도 한다오.
송림을 찾아가면
초록과 마주한다오.
잎맥을 감싸던 빛이
솔잎에 묻은 녹음을 잡으려고
깡충 뛰어도 보고, 공중을 떠다녀도 본다오.
솔잎 매단 가지가 바람에 자세를 낮추지만
속세에서 묻은 흠결이 무게를 더해
슬픔을 떨어뜨리면서 앙가슴에 허무만 남는다오.
송림을 찾아가면 우리는
수 백년 연륜을 숨긴 나이테들의
푸름과 녹음이 떠다니는 걸 볼 수 있고
젊음이 용솟음치는 걸 만질 수도 있다오.
햇빛이 그늘 따라 녹음을 감출 때면
초록과 푸름의 새파란 아름다움을 받아
가슴앓이 두근거림으로 사랑을 찾기도 한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