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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름다운 하동, 다시 희망의 길로...

김현수 전) 경상남도대외협력특보
  • 2026.02.24     제 42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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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하동, 다시 희망의 길로...


김현수 전) 경상남도대외협력특보


갈등을 넘어, 신뢰의 군정 으로

최근 하동은 유례없는 갈 등을 겪고 있습니다. 주민 과 행정을 잇는 최일선에 서 있던 이장들이 집단으 로 사퇴서를 제출하는 장면 은,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 어 우리 지방자치의 현주소 를 되묻게 하는 사건이었습 니다. 행정은 법과 원칙을 말하지만, 주민들은 공정과 비례를 묻고 있습니다. 행정은 권한을 강조하지만, 군민들은 절차와 설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동은 다툼의 땅이 아니라 정이 오가는 공동체의 땅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로 얼굴을 알고, 집안의 대소사 를 함께 나누며 살아온 곳이 하동입니다. 그런 하동 에서 공개 석상에서의 침묵과 그 뒤에 이어진 집단 사퇴라는 극단적 결단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우리 군정이 어디쯤 서 있는지를 깊이 돌아보게 합니다. 지방자치는 권력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설득으로 유지됩니다. 공개와 토론, 그리고 책임으로 유지됩 니다. 공직자가 스스로를 법 위에 두는 듯한 인상을 주는 순간, 자치는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행정은 냉정해야 하지만 동시에 절제되어야 합니다. 법을 말할수록 더 겸손해야 하고, 원칙을 말할수록 더 투 명해야 합니다.

저는 지금의 군정이 갈등을 수습하기보다 확대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합니다. 확정되지도 않은 사안을 과도하게 해석하고, 법의 이름으로 강한 조치를 정당화하며, 그 과정에서 공 동체의 신뢰를 잃는다면 그것은 결코 바람직한 행정 이 아닙니다. 군정은 누군가를 제압하는 수단이 아 니라, 서로를 살리는 틀이어야 합니다.

희망하동, 사람과 일자리에서 시작됩니다

저의 졸저 『희망하동』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하동 의 미래는 말로만 외치는 구호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자리가 생기고 산업이 돌아가며 청년이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서 출발해 야 한다고 믿습니다. 인구 4만이 무너진 현실 앞에 서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일자리입니다. 청년 이 떠나는 도시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돌아오고 싶 은 고향을 만들지 못한다면, 아무리 많은 사업을 나 열해도 근본은 바뀌지 않습니다.

기업이 실제로 들어와야 합니다. 산업단지는 계획이 아니라 성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청년 창업이 보 여주기식 지원이 아니라, 생존 가능한 생태계로 자 리 잡아야 합니다. 농업은 단순한 1차 산업이 아니 라 가공·유통·체험이 결합된 6차 산업으로 확장되 어야 하며, 하동의 녹차와 농산물은 전국을 넘어 세 계로 뻗어 나가는 브랜드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관광 또한 일회성 축제가 아니라 체류형 산업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섬진강의 윤슬과 지리산의 능선, 평사리의 들판은 이미 훌륭한 자산입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연결하고, 어떻게 일자리로 환원하느 냐입니다. 저는 군정이 군민의 삶으로 돌아오는 정 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동은 잠재력이 충분한 도시입니다. 저는 하동을 누구보다 사랑합니다. 이곳의 산과 강, 시장의 소리, 농부의 땀방울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하동이 행정 갈등의 뉴스로만 회자되는 현실이 안 타깝습니다. 우리는 분열의 도시가 아니라 희망의 도시로 기억되어야 합니다.

군정의 원칙

저는 군정이 특정인을 겨누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서 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공직은 개인의 정치적 야 망을 실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공동체의 질서를 세 우는 책임의 자리입니다. 행정이 어느 한 판단이나 의지에 과도하게 기울어 보이고, 다양한 의견이 충 분히 경청되지 못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그것만으로 도 공직의 신뢰는 쉽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또한 군 민의 삶과 직결되지 않는 보여주기식 사업이나, 우 선순위에 대한 충분한 공감 없이 추진되는 예산 집 행이 이어진다면 군정의 방향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법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그 집행 과정에서는 겸손과 절제 가 함께해야 하고, 그 방식 또한 비례와 형평의 원칙 을 갖추어야 합니다.

제가 지향하는 군정은 세 가지 원칙 위에 서 있습 니다.

첫째, 모든 판단은 공개 가능한 근거 위에서 이루어 져야 합니다.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면 그 판단의 기 준과 적용된 법리, 그리고 선택의 이유를 군민께 충 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행정 조치의 배경과 과 정 또한 군민 앞에 분명히 제시되어야 합니다.

둘째, 동일한 잣대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적용되 어야 합니다. 공직자는 더욱 엄격해야 하며, 행정의 신뢰는 형평성에서 비롯됩니다.

셋째, 갈등이 생기면 징계보다 대화를 먼저 선택해 야 합니다. 공동체는 상대를 꺾어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이해와 설득을 통해 유지됩니다.

군수의 자리는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가 아니라, 군 민의 가능성을 키우는 자리입니다. 군정은 4만 군민 의 삶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저는 군정이 두려움이 아니라 신뢰를, 갈등이 아니라 희망을 만들어 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동은 분열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사람을 세 우고, 기업을 세우고, 공동체를 세워야 합니다. 저는 하동이 다시 꿈꾸는 도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꿈 은 권력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신뢰에서 시작됩 니다.

저는 하동에서 그 답을 다시 쓰고 싶습니다. 군민이 주인이 되는 군정, 사랑과 책임이 공존하는 군정을 향해 군민 여러분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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