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투자는 언제 현실이 되는가 대송산단 ‘성과 홍보’와 실투자 사이에서 군민이 묻는 것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본문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투자는 언제 현실이 되는가

대송산단 ‘성과 홍보’와 실투자 사이에서 군민이 묻는 것



하승철 군수는 지난 2026년 3월 24일 국민의힘 정견발표 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송산단과 관련한 성과를 대 대적으로 내세웠다. 요지는 분명했다. 

엘앤에프를 포함한 6개사가 26만 평에 8,842억 원을 투자 하는 기회발전특구가 정부 승인을 받았고, 광양만권 경제 자유구역 핵심 전략산업 지정도 이뤄졌으며, 올해 말까지 실제 투자가 시작돼야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만 들으면 대송산단은 이미 대규모 기업 유 치가 확정 단계에 접어들었고, 하동의 미래 산업 지도가 곧 눈앞에 펼쳐질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군민이 체감하는 현실은 전혀 다르다. 공장 착공 소식이 연이어 들리는 것도 아니고, 장비 반입과 인력 채 용이 본격화됐다는 구체적 신호도 보이지 않는다. 공개적 으로 반복되는 것은 여전히 ‘투자계획’, ‘투자의향’, ‘투자협 약’ 같은 말들이다. 말은 거창한데 현장은 고요하다. 그렇 다면 군민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군정이 말하는 것은 실투자인가, 아니면 실투자로 가겠다는 종이 위의 협약의 향서인가.

숫자는 요란한데 회사는 어디에 있는가

정치의 언어는 종종 숫자를 키우고, 행정의 언어는 때로 그 숫자를 성과처럼 포장한다. 하지만 산업 유치는 숫자가 아니라 현장으로 증명된다. 토지 매매가 이뤄졌는지, 입주 계약이 체결됐는지, 인허가가 접수됐는지, 착공 신고가 들 어갔는지, 공사가 시작됐는지, 설비가 반입됐는지, 실제 고 용이 발생했는지가 성과의 기준이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드러난 정보만 놓고 보면 대송산단 관련 홍보는 지나치게 앞서 나가고 있다. 더구나 일부 보도에서 는 기회발전특구 투자 규모가 8,842억 원이 아니라 8,482 억 원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무려 360억 원 차이다. 이것이 단순한 오기인지, 아니면 숫자를 부풀린 것인지부터 분명 히 설명돼야 한다. 성과를 말하려면 먼저 숫자부터 정확해 야 한다. 숫자부터 흔들리는데 신뢰가 서겠는가.

협약은 법적구속력이 없는 종이 위의 약속일 뿐이다

기업 유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협약과 계약을 뒤섞 는 일이다. 투자협약(MOU)이나 투자의향서(LOI)는 어디 까지나 출발선의 문서다. 

그것은 가능성을 말할 수는 있어도, 그 자체로 투자가 완 료됐음을 뜻하지는 않는다. 본계약, 토지 분양, 대금 납부, 인허가, 착공, 생산, 고용이 이어져야 비로소 군민은 “들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엘앤에프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2023년 11월 1차 투 자를 시작해 2028년까지 순차 투자한다는 홍보가 대대적 으로 이뤄졌다. 그렇다면 지금 군민 앞에 내놓아야 할 것 은 실제로 어디까지 진척됐는지를 보여주는 문서와 일정 표다. 투자협약만 체결된 것인지, 분양계약이나 입주계약 까지 갔는지, 토지 대금은 납부됐는지, 착공 절차는 어디까 지 왔는지 명확히 말해야 한다.

씨케이유 300억 원 투자협약도 마찬가지고, 갈사산단 1조 6000억 원 투자협약도 마찬가지다. 군민은 더 이상 ‘유치 했다’는 제목만으로는 납득하지 않는다. 무엇이 실제로 들 어왔는지, 무엇이 아직 종이 위에 머물러 있는지를 구분해 듣고 싶어 한다.


군민은 문장이 아니라 결과를 본다

행정은 홍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홍보가 현실을 앞질러 서는 안 된다. 특히 산업 유치처럼 군민의 기대와 지역의 미래가 걸린 사안일수록 더 그렇다. 기대를 부풀리는 일은 쉽다. 그러나 부풀려진 기대가 꺼질 때 남는 것은 실망만 이 아니다. 행정 전반에 대한 신뢰의 붕괴다.

군수가 정말 자신 있다면, 이제는 문장으로가 아니라 자료 로 답해야 한다. 엘앤에프를 포함한 6개사의 정확한 법인 명과 업종, 투자 예정 금액, 예정 부지 면적, 투자 일정, 고 용 계획을 공개하면 된다. 

그 가운데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을 체결한 기업이 몇 곳인지 밝히면 된다. 계약금 납부, 분양대금 납부, 토지 소 유권 이전, 인허가 신청, 착공 신고, 공사 착수, 설비 발주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기업별로 설명하면 된다. 그것이 군 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핵심 전략산업 지정 역시 마찬가 지다. 정확한 지정 명칭이 무엇인지, 어느 정부기관이 어 떤 문서로 지정했는지, 지정서와 고시문, 공문과 심의 결 과를 공개하면 된다. 정치적 수사는 설명이 아니다. 행정 은 문서로 말해야 한다.

민선 8기 하동군은 산업 투자뿐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 판로 확보 또한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그러나 협 약 기사와 실적은 전혀 다른 문제다. 수출 협약이 실제 선 적으로 이어졌는지, 통관 실적과 대금 회수가 있었는지, 재 주문과 매출 지속으로 연결됐는지 군민은 잘 알지 못한다. 산업 유치든 수출 판로든, 이제는 기사 제목이 아니라 숫자로 된 결과표를 내놓아야 한다.

군정은 발표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다. 협약은 시작일 수는 있어도 성과 자체는 아니다. 아직 계약도, 착공도, 생 산도, 고용도 없는 사안을 놓고 이미 실적이 완성된 것처 럼 말한다면, 그것은 군민의 기대를 높이는 일이 아니라 군민의 판단을 흐리는 일이 될 수 있다.

군민이 원하는 것은 단순하다. 현수막의 문장이 아니다. 보도자료의 수사가 아니다. 본계약서와 공사현장, 생산라 인과 고용 숫자다. 정치의 계절일수록 말은 더 화려해진 다. 그러나 하동의 미래를 바꾸는 것은 화려한 말이 아니 라, 끝내 현실이 된 한 장의 계약서와 실제로 돌아가는 공 장의 기계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