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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행정대집행, 이것이 법치인가? 법 위에 군림하는 횡포인가?

박기봉 하동시장번영회장
  • 2026.02.24     제 42 호

본문

행정대집행,  

이것이 법치인가? 법 위에 군림하는 횡포인가?


박기봉

하동시장번영회장


2025년  8월  초,  하동시장 내  매○상회(7칸)에 대해 행정대집행이 단행되었다.

집행 당일 압류된 점포사용자는 치매로 장기간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었고, 그 자 녀들조차도 현장에 입회하기는커녕 집행 사실을 미리 통보받지 못했다. 당시 점포에는 많은 재고 상품과 개인 물품이 있었지만 단한 점도 건지지 못했다.

상인들은 이 조치를 보며 항의성 질문을 던진다. 이것이 과연 법에 근거한 정당한 행정인가? 아니 면 행정 편의에 따른 선택적 집행인가?

행정대집행은 ‘행정대집행법’이 정한 바와 같 이, 행정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예외적 인 수단이다. 

그렇기에 그 요건과 절차는 엄격해야 하며, 무엇 보다도 최후의 수단이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집 행 과정은 그러한 원칙을 충실히 따랐다고 보기 어렵다.

먼저, 절차적 정당성은 확보되었는가?

전통시장 점포는 수십 년간 행정의 관리, 묵인, 관 행 속에서 유지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사전 협의, 단계적 행 정지도, 합리적인 이행 기간 부여 없이 곧바로 행 정대집행이 선택되었다면, 이는 명백히 비례의 원 칙과 신뢰보호의 원칙을 위반한 조치이다. 행정이 만들어 온 구조적 문제를, 어느 날 갑자기 상인 개 인에게 전가하는 방식이 과연 정당한지 묻지 않 을 수 없다.

둘째, 왜 특정 점포만 집행 대상이 되었는가?

더 심각한 문제는 형평성의 붕괴다. 현재 하동시 장에는 매○상회 외에도 압류 상태에 놓인 열 분 의 사용자 명의로 된 20칸의 점포가 존재한다. 이 들 점포 역시 사용자의 개인적인 처지나 법적 지 위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행정은 분명히 답해야 한다. 이들 점포 에도 동일한 기준으로 행정대집행을 실시할 것인 가, 아니면 특정 점포만을 골라 집행 할 것인가? 만약 후자라면, 이번 조치는 법 집행이 아니라 자 의적 행정, 나아가 표적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셋째, 사용기간이 만료되는 모든 점포에도 집행을 할 것인가?

더 큰 문제는 이제 시작이다. 올해 2026년 말이면 하동시장 전 점포의 사용기간이 일괄적으로 만료 된다. 행정의 논리가 일관된다면, 그때는 시장 전 체를 상대로 행정대집행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수백 개 점포에 대한 집단적 대집행이 과 연 가능하겠는가? 결론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 지도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대집행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갈등을 시장 전체로 확산시키는 불씨에 불과하다. 

넷째, 행정은 집행이 아니라 그 책임을 져야 한다.

하동시장의 압류된 점포들은 단순한 불법 점유의 공간이 아니다. 1970년대 이후 상인들의 자부담, 행정의 묵인과 암묵적 허용, 사용자 변경 관행, 비 현실적이고 상인들의 자유와 권리를 구속하는 악 법 속에서 형성된, 행정과 상인이 함께 만들어 온 공동책임의 공간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상인 개인의 위법으로만 돌리고 공권력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행정 스스로의 책임 을 부정하는 행위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책임한 행정대집행이 아 니다.

첫째, 법적 지위 정리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 다. 한시적 사용자 변경 허용과 현실에 맞는 공설 시장의 운영조례를 제,개정해야 한다.

둘째, 해당 상인과의 공식적 협의 구조를 마련하 고, 개개인의 처지와 법적 지위에 맞는 차별화 된 해법이 필요하다.

셋째, 50년 동안이나 헝클어진 문제를 풀 수 있 는 단계적 정비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마련해 야 한다.

행정대집행은 결과가 아니라 수단이다. 그 수단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생존의 터전을 파괴한다 면, 그 책임은 결국 행정이 져야 한다.

상인들은 특혜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선별적 집행이 아닌 공정한 기준, 강압이 아닌 해법, 침묵 이 아닌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할 뿐이다.

2025년 8월에 시행된 행정대집행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행정이 지금의 방식을 고집한다면, 그 다음 질문은 더 커질 것이다. “하동시장은 누구의 책임으로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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