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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하동의 미래를 지우는 ‘지우개 행정’과 선거용 ‘현금 살포’의 그늘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 2026.02.24     제 42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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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하동의 미래를 지우는 ‘지우개 행정’과 선거용 ‘현금 살포’의 그늘


지역의 맥을 끊는 독단적 행정, 그 끝은 어디인가


지방 행정을 책임지는 군수의 본분은 군민의 안녕을 살피 고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다. 예부터 훌륭한 지도 자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본으로, 자신의 말 한마디 와 행동 하나가 지역 공동체의 명운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우리 하동의 행정을 지켜보는 군민들의 심 정은 참담하기만 하다. 지리산의 굳건한 정기와 섬진강의 맑은 물줄기를 품은 우리 고장이, 어느덧 군수 한 사람의 독단과 아집으로 채워진 실험실처럼 변해가고 있기 때문 이다.

임기 내내 반복되는 ‘심고 뽑기’식 가로수 행정, 전임자의 흔적을 지우려 소중한 혈세를 낭비하는 일명 ‘지우개 행 정’, 그리고 선거를 앞두고 쏟아내는 ‘현금 살포’식 정책까 지. 하승철 군수의 지난 행보는 과연 하동의 미래를 위한 진심인가,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닦기 위한 수단인 가. 우리는 이제 냉정하게 물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바뀌는 가로수, 누구를 위한 예산인가

가로수는 도시의 얼굴이자 그 지역의 품격을 보여주는 지 표다. 길가에 뿌리 내린 한 그루의 나무는 수십 년의 세월 을 견디며 우리에게 그늘을 내어주고, 마을의 역사를 묵묵 히 지켜본다. 그러나 하승철 군수 취임 이후 하동의 가로 수들은 모진 수난을 겪고 있다. 

전임 군수 시절 정성껏 가꾼 나무들이 하루아침에 뽑혀 나 가고, 그 자리에 다시 막대한 돈을 들여 새로운 나무를 심 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정책의 일관성이 사라진 채 군수의 개인적 취향이나 주관 에 따라 멀쩡한 나무를 교체하는 것은 행정이 아니라 예 산 낭비다. ‘하동다움’을 강조하며 지역의 가치를 높이겠 다고 외치면서, 정작 하동의 풍경을 지탱하던 생명들을 소 모품처럼 취급하는 모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나무 가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방황하듯, 하동의 조경 행 정 역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소중한 군민의 세금만 낭비 하고 있다.

‘전임자 지우기’에 멍드는 하동의 소중한 자산들

행정은 과거의 성과를 이어받아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과 정이다. 전임자가 구축한 성과 중에서 부족한 점은 보완하 고, 잘된 점은 계승하여 더 크게 키우는 것이 순리다. 하지 만 민선8기 행정은 오로지 ‘전임자 지우기’라는 강박에 사 로잡힌 듯 보인다. 전임 군수가 추진했던 상징적인 구조물 들을 철거하고, 멀쩡한 공원과 시설물을 허물어 다시 짓는 행태는 지역을 이끄는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포용력과는 거리가 멀다.

이러한 행태는 눈앞의 변화에만 급급해 정작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음과 닮아 있다.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입히기 위해 하동의 자산을 파괴하는 행위는 결국 하동의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일이다. 전임자의 흔적을 지운 다고 해서 자신의 업적이 저절로 세워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하동의 역사성을 단절시키고 행정의 효율성을 떨 어뜨리며, 군민들 사이에 분열의 씨앗을 심을 뿐이다. 진정 한 리더는 과거의 유산 위에 미래의 희망을 짓는 법이지, 과거를 파괴하며 자신의 성을 쌓지 않는다.

‘800억 절감’이라는 달콤한 포장지와 왜곡된 진실

최근 하 군수가 여러 읍면을 돌며 언급한 발언들은 법적· 도덕적으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하 군수는 갈사산업 단지 관련 소송에서 "1,100억 원을 284억 원으로 막아 800 억 원을 아꼈다"고 주장하며, 그 돈으로 군민 1인당 20만 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실상 은 어떠한가. 해당 사건은 1심에서 지급 의무가 없었으나 2심에서 일부 패소하여 오히려 284억 원이라는 거액을 물 어주게 된 사건이다. 승소해서 돈을 벌어온 것이 아니라, 1 심에서 승소한 사건을 패소하여 나가지 않아도 될 돈이 나 가게 된 것임에도 이를 ‘절감’이라 포장하는 행위는 군민 의 눈과 귀를 가리는 일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발언의 시점과 방식이다. 지방선거를 앞 두고 주민들을 만나 현금 지급을 예고하며 "서운하시죠?", "받으면 좋지 않습니까?"라고 감정을 자극하는 행위는 선 거법 위반 소지가 매우 크다. 또한 예산안이 군의회에서 이미 부결되었음에도 주민들에게 의회를 압박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기본인 의회의 독립성을 무시 하는 독선적인 행태다. 이는 행정 홍보의 범위를 넘어선 사전선거운동이라는 군민들의 매서운 지적을 피하기 어 려울 것이다.

눈앞의 푼돈보다 절실한 것은 하동의 자생력이다

군민 1인당 20만 원.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어려운 시기 에 분명 달콤한 제안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재원은 하늘에 서 떨어진 공짜 돈이 아니다. 군민의 피땀 어린 세금이거 나 우리가 갚아야 할 빚이다. 장기적인 계획 없이 선거용 으로 급히 마련된 현금 지급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진 정한 민생 대책은 하동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의료 체계 의 혁신, 청년들이 돌아올 수 있는 일자리 마련, 그리고 우 리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현금으로 환심을 사려 하는 태도는 주권자인 군민을 무시 하는 오만한 발상이다. 하동 군민은 20만 원에 지역의 미 래를 팔 만큼 어리석지 않다. 군민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당장의 푼돈이 아니라, 내 아이가 고향에서 교육받고 자랄 수 있는 환경, 부모님이 아플 때 바로 달려갈 수 있는 제대 로 된 의료 체계가 있는 하동이다.

흔들리지 않는 지리산처럼, 깊이 있는 행정을 희망하며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지만 행정은 결과로 말하는 실무다.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군민의 삶을 실제로 변화시키는 성 과로 증명해야 한다. 하승철 군수는 지금이라도 ‘나만 옳 다’는 고집에서 벗어나 군민들의 진정한 목소리에 귀를 기 울여야 한다. 가로수를 뽑아 넘기는 손길로 군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전임자의 흔적을 지우려는 열정으로 하동의 무 너진 지역 경제를 세워야 한다.

지리산은 수천 년간 침묵하며 그 자리를 지켰고, 섬진강은 굽이굽이 흐르며 모든 것을 포용했다. 하동의 지도자라면 이 대자연의 정직함을 닮아야 한다. 얄팍한 말재주와 현금 의 유혹으로 군민의 눈을 가리려 하는 행태는 결국 스스로 를 고립시킬 뿐이다. 이제 하동 군민은 똑똑히 지켜볼 것 이다. 화려하게 포장된 ‘지우개 행정’과 ‘현금 살포’ 뒤에 숨 겨진 진실을 말이다. 하동의 미래는 지도자의 일시적인 시 혜가 아니라, 군민들의 깨어 있는 감시와 올바른 판단 위 에서만 바로 설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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