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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런 군수를 원한다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     제 35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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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이런 군수를 원한다


허울과 허세가 아닌, 내실과 책임, 그리고 청렴으로 군정을 이끄는 사람을 바란다


실적 없는 홍보는 사양한다 — 진짜 성과는 조용히 말 한다


“수천억 투자 유치!” 현수막이 동네마다 나붙고, 해외출 장 소식이 ‘군정 성과’로 홍보된다. 하지만 정작 본계약 서 한 장 없이 시간만 흐른다. 군민은 이런 장면을 수년 간 지켜보았다.

진정한 지도자는 투자 발표 전에 이미 부지를 확보하고, 인허가를 마치며, 전력과 용수 공급 계획까지 완료해놓 는다. 출장 또한 ‘홍보’와 ‘교류’라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셀카를 찍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계약 체결과 투자·고용·매출로 이어질 구체적 로드맵을 확정하러 가 야 한다.


군민이 보고 싶은 것은 화려한 보도자료가 아니다. 우리 지역에 실제로 들어선 기업, 늘어난 일자리, 살아 움직이 는 경제다. 


거짓은 구호로 포장되지만, 진실은 삶의 현장 에서—고용과 소득, 소비와 기업 활동의 흐름으로—뚜 렷이 드러난다.

기금마저 없었다면 감소폭은 더욱 컸을 것이다.

그나마 지방소멸대응 기금이 하승철 군수의 예산 축소 폭을 감소하므로 겨우 체면을 유지를 한것이다.

그런데도 지역 언론과 군청 보도자료에는 여전히 “사상 최대 국·도비 확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어떤 보도는 2~3개  년  치 공모사업 총액을 마치 한 해 성과인 양 합산 해 홍보한다. 실질은 줄었는데 말만 커진다. 예산은 줄어 드는데 현수막은 늘어나고, 군민만 허탈해진다. 언론은 이런 허위 인상 효과를 걸러내지 못한 채 군청 보도자료 를 그대로 옮긴다.


예산이 줄어드는 현실 앞에서도 자화자찬을 멈추지 않 는다면, 문제는 숫자 이전에 자세다. 


이제는 '들어올 돈' 자랑보다 지금 손에 쥔 예산으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군민은 구호가 아니라 결과를 원한다.


원칙 위에 사람은 없다 — 절차를 우습게 여기는 자는 신 뢰를 잃는다


지방자치는 권력자의 사유지가 아니다. 규칙과 절차를 지키는 것, 그것이 행정의 기본이다. 그러나 조례안이 의 회에서 수정되면 '발목 잡기'라 비난하고, 정당한 견제를 소송으로 되받아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토론이 사라 진 군정은 정쟁으로 기울고, 협치의 공백은 오만으로 채 워진다.

지도자는 반대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건전한 비판은 적이 아니라 동반 자이고, 언론은 침묵시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 견제와 균 형의 거울이다.

비판 언론에 고소장을 던지고, 자료를 감추고, 입을 막으 려 한다면 결국 침묵하게 되는 것은 군민이다. 정당한 질 문조차 "군정을 방해한다"는 프레임으로 봉쇄하려는 시 도는 행정이 아니라 통제다. 묻지 않고 따라야만 하는 행 정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독단의 그림자일 뿐이다.

행정이 특정 소수의 뜻에 의해 좌우된다는 느낌을 주는 순간, 신뢰는 무너진다. 

더구나 지역사회에서조차 능력이나 신뢰 면에서 회의적 평가를 받아온 인물들이 요직에 기용되고, 각종 사업이 유난히 특정 사람·단체로 몰리는 양상이 반복된다면 군 민의 의혹은 더욱 깊어진다. 이는 증거의 문제가 아니라 분위기의 문제다. 군정이 스스로 그런 분위기를 자초하 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더 큰 문제다.


외형보다 내실, 보여주기보다 생활 밀착형 행정


하동의 거리 곳곳에 조형물과 시설물이 세워지고, 수억 원이 든 정비 사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그 화려함 뒤편에 서 군민은 여전히 주차 공간을 찾아 거리를 헤매고, 좁은 인도에 설치된 구조물과 무분별한 가로수 배치로 걷기도 힘들며, 유모차나 휠체어는 진입조차 어렵다. 비좁은 통 학로에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도시의 겉옷은 바뀌 었을지 몰라도, 군민의 하루는 그대로다.

정원 조성, 가로수 식재, 조형물 설치에 수억에서 수십억 원을 쏟아붓는 동안, 정작 지역 응급의료 체계는 제자리 걸음이었고 청년이 머무를 일자리는 없었다. 겉만 치장 된 도심 한복판에서 현실은 외면당했고, 낙후 지역은 개 발의 사각지대가 되어갔다.

한 장의 홍보사진보다 중요한 것은 100년을 견디는 도 로와 배수 시설, 그리고 늘 열려 있는 주차장 한 칸이다. 도시 디자인을 아무리 포장한다 해도 그 아래 기초 인프 라와 유지보수 계획이 부실하다면 그것은 껍데기에 불 과하다.

진짜 행정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 말로 존재하게 만들고 오래 가게 하는 것이다. 군민은 형 형색색 치장을 원하지 않는다. 불편하지 않은 일상, 위험 하지 않은 보도, 갑작스러운 비에도 걱정 없는 보행길— 이런 '작고 확실한 체감'을 만들어내는 행정을 원한다.


간판을 세우지 말고, 사람을 키워야 한다


간판은 사진에 남지만, 사람은 역사에 남는다. 지역 청소 년들이 땀으로 일군 예술 공동체가 지원 중단으로 침체 된 뒤, 외부 인력 위주의 간판형 단체가 등장하는 일이 반 복된다면 그 지역의 문화는 뿌리를 잃는다.

하동군에는 '하울림'이라는 청소년 국악예술단이 있었 다. 지역 중·고생과 대학생들이 참여해 사물놀이와 전 통예술을 배우고 공연하며, 수년간 수많은 대회에서 대 상을 휩쓸던 자랑스러운 단체였다. 이들은 공연 수익과 상금을 하동군 장학재단에 기부하며 지역사회에 환원했 고, 예술을 통해 하동의 뿌리와 정체성을 살리는 문화의 씨앗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이 단체는 군의 지원 중단과 압 박 속에 해체의 길로 내몰렸다. 아이들은 "왜 우리를 괴 롭히냐"며 울었고, 부모들은 자녀의 꿈이 무너지는 광경 에 망연자실했다. 전통을 계승해온 청소년들의 무대가 사라진 자리에, 하동과 아무런 인연도 없는 외지 인사들 로 구성된 '군립예술단'이 들어섰다. 첫 공연이 끝나자 군 민들은 "정작 하동의 정서도, 향토성도 느껴지지 않는다" 고 했다. 결국 군정의 판단이 지역민의 정서와 괴리됐다 는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문화 행정의 본질은 아이들의 숨결이 깃든 무대를 지켜 내는 데 있다. 단순히 새로운 공연장을 세우는 것이 아 니라, 그 무대 위에서 청소년이 꿈을 키우고 다시 고향으 로 돌아와 후배들의 손을 잡아주는 선순환을 만드는 일 이다. 그러나 지금의 행정은 이 아름다운 순환을 끊어버리고, 지역의 열정 대신 외부의 이름만 남겼다. 문화는 사 람의 마음에 남는 온기와 기억으로 존재한다. 진정한 문 화 행정은 지원을 끊어 단체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잇는 끈을 놓지 않는 것이다. 예산의 액수가 아니 라 그 예산이 누구의 꿈을 살렸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행정이 남겨야 할 것은 간판이 아니라 사람이며, 기록이 아니라 감동이다.


위기의 순간,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이는 군민의 신뢰 도 잃는다


재난은 예고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순간 누가 현장에 있 었는가는 군민이 결코 잊지 않는다.

2024년 1월, 고전면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 군수 는 일산 킨텍스 박람회 행사에 참석 중이었다. 밤샘 진화 작업이 이어졌지만 군정 수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현장은 부군수가 지휘했고, 군수는 다음 날까지도 귀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이 진압된 후에야 들려온 해명은 "부군수 지휘로 차질 없었다"는 것이었지 만, 군민은 현장의 빈자리를 오래 기억한다.

2023년 8월, 기록적인 폭염으로 하동 전역이 들끓던 날, 한 여성이 순찰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 해졌다. 군민들은 더위와 불안을 견디고 있었지만, 그 시 각 군수는 유력 인사들과 함께 사천의 한 골프장에서 라 운딩 중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군수는 '허위 보도'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지만, 해당 언론 보도는 끝내 무혐의로 종결됐다. 결국 남은 것은 '사실 여 부'가 아니라, 그날 군수가 어디에 있었는가에 대한 군민 의 기억이었다.

지도자는 브리핑보다 현장을, 현수막보다 장화를 먼저 꺼내야 한다. '출장 중'이라는 말 한마디로 모든 상황을 덮을 수는 없다. 위기 속에서 '어디에 있었느냐'는 질문은 단순한 지적이 아니라 신뢰를 묻는 질문이다. 만약 비 오 는 날 군청 옥상에서 우산을 쓰고 사진 찍을 시간은 있 어도, 산불이 난 산등성이에 군민과 함께 서 있을 시간은 없다는 식이라면, 군정의 방향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비상 상황은 단 하루지만, 군민의 기억은 오래간다. 지 도자의 이름이 현수막이 아니라 마음속에 남으려면, 사 진이 아니라 태도로 기억되어야 한다. 그런 군수를 우리 는 기다린다.

지도자는 다음 선거의 표만 계산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 음 세대가 당당히 설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사람이어 야 한다. 


하동이 원하는 지도자는 허울을 세우지 않고, 실속을 남 기며, 겉이 아니라 속으로 채우는 사람이다. 군민은 그 실 력을 체감으로 모두 알아볼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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