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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불법을 합법으로 덮고, 죽은 나무를 홍보하는 행정 - ‘예쁜 하동’의 민낯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     제 33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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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을 합법으로 덮고, 죽은 나무를 홍보하는 행정 - ‘예쁜 하동’의 민낯


명색이 지방자치단체라는 하동군이 수천만 원짜리 불법 광고물을 버젓이 세워 놓고, 불법 판정을 받자 또다시 수 천만 원을 들여 철거하였다. 그뿐인가. 가로수를 심었다 뽑 았다 다시 심는 데에도 수억 원이 오갔다. 그 모든 과정에 서 군민의 세금이 흙 속으로, 강둑 속으로, 그리고 홍보 간 판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것이 하승철 군정이 자랑하는 ‘예쁜 하동’의 실체인가?


하천 제방 위의 불법, 예산 위의 기만


하동읍 두곡리 섬진강 제방에 세워졌던 ‘별천지하동’ 철재 구조물은, 민선 8기 군정의 슬로건을 홍보한다며 설치된 대형 철구조물이었다. 꽃을 심고 로고를 설치하여 관광객 에게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며 사업비 8,546만 원을 투입했 다. 그러나 그 자리는 하천법상 구조물 설치가 금지된 국 가하천 구역이었다.

하천 제방의 목적은 ‘홍보’가 아니라 ‘안전’이다. 군민의 재 산과 생명을 지키는 제방 위에 광고물을 세우는 발상은, 행정의 기본도, 상식의 끝자락도 모르는 발상이다. 그럼에 도 하동군은 허가도 없이 3월 12일 착공했고, 언론 보도로 불법이 드러나자 5월 1일자로 하승철 군수 명의의 하천점 용허가 고시를 내렸다. 불법을 합법으로 위장하려는 사후 합법화 행정이었다.

결국 환경부와 영산강유역청이 불법임을 확인하자, 하동 군은 지난 9월 말 구조물을 철거했다. 그런데 철거비도 4,000만 원이 넘었다. 설치비와 철거비를 합치면 군민의 세금 1억 2천만 원이 넘는 금액이 홍보용 불법 구조물 하 나에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불합리한 행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추석 연휴 기간에도 하승철 군수의 행정은 군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들과 각 단체들의 추석 인사 현수막을 불법이라며 일제히 철거 지 시를 내린 것이다. 휴일임에도 환경미화원들이 세 차례나 동원되어 같은 현수막을 반복 철거했다. 물론 법을 지켜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불과 며칠 동안 붙였다가 거둘 명 절 인사 현수막까지 그렇게 엄격히 단속할 필요가 있었을 까.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관행적으로 용인하는 수준의 일 시적 게시물에 대해 유독 하동군만이 칼날을 세운 이유는 무엇인가. 행정은 원칙을 지키는 것만큼, 그 원칙이 누구에 게 어떻게 적용되느냐가 중요하다. 명절 인사를 내건 군민 들에게 철거 행정은 공정이 아니라 과잉이었다.

계천사거리~고속도로 입구의 ‘별천지하동’ 로고 지주간 판, 전도 고속도로 굴다리 광고물도 불법으로 확인되어 2025년 12월 철거 예정으로, 역시 설치와 철거에 혈세를 쏟아붓게 된다. 하승철 군정 들어 설치한 홍보물 상당수가 줄줄이 법 위반으로 드러난 것이다. ‘하동 홍보’를 내세웠 지만, 결과는 ‘하동 수치’였다.


가로수, 심고 뽑고 다시 심는 행정의 코미디


‘별천지하동’ 불법광고물과 함께, 하승철 군정의 ‘명품 가 로수길’ 사업 또한 예산 낭비의 교과서로 기록될 만하다. 군청 앞에서 신기리까지 이어지는 1.1km 구간에 황금회 화 22그루, 옥시덴트론 12그루, 에메랄드그린 61그루 등 세 종류의 가로수를 들여왔다. 한 그루당 단가는 황금회화 약 50만 원, 옥시덴트론 약 16만 원, 에메랄드그린 약 36만 원. 이들 수목 구입비만 합쳐도 5,230만 원이다. 그러나 여 기에는 식재 인건비와 기반 조성비가 빠져 있다. 실제 사 업 총액은 3억 5천만 원을 넘어섰다.

문제의 핵심은 ‘얼마를 썼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썼느냐’ 다. 토질 분석 없이, 뿌리가 숨 쉬기 어려운 뻘층 구간에 무리하게 식재했고, 봄 생육기 이후인 5~6월에 옮겨 심는 등 적기를 놓쳤다. 결과는 명확했다. 불과 몇 달 만에 약 3분 의 1이 고사했고, 겨울을 넘기기도 전에 활착 실패가 속 출했다.

현장의 보행 환경은 더 악화됐다. 일부 도로는 민가와 밀 착해 있는 상태에서 전신주, 가로등, 교통표지판 등 각종 지장물이 상존한다. 그 사이에 가로수를 억지로 끼워 넣으 면서, 교통 약자 이동권 보장을 위한 인도는 사실상 기능 을 잃었다. 유모차와 휠체어는 지장물과 수목 사이를 어렵 게 통과해야 하고, 시야가 가려져 보행 안전도 저해된다. 주변 여건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불편하고 위험한 보 행공간만 남았다.

나무 한 그루에 수십만 원씩 투입하고도 다수가 죽었으니, 구입비만 따져도 이미 2천만 원이 넘는 돈이 공중으로 사 라졌다. 그럼에도 하동군은 고사 개체에 대한 보식(補植) 을 지연했고, 하자보수 책임을 시공·조경업자에게 엄정히 묻지 않았다. 대신 “하동의 관문인 신촌~군청 구간에 나무 와 꽃을 심어 좋다.”는 홍보만 반복했다.

한 조경 전문가 A씨는 “토질과 수종이 맞지 않으면 뿌리 가 숨을 쉬지 못해 고사할 수밖에 없다”며 “제대로 된 수목 감리 없이 사업을 밀어붙인 것은 예산을 강에 버린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인근 주민 김모 씨도 “매일 다 니는 길이지만 절반은 이미 시들었다. 나무 한 그루에 50 만 원이라니, 세금을 나무에 매달아 놓은 셈”이라고 분통 을 터뜨렸다.

하승철 군수는 SNS에 직접 나서 아름다운 거리를 홍보했 지만, 군민들은 시든 잎과 말라버린 가지를 눈으로 보고 있다. SNS는 나무를 살리지 못한다. 홍보는 행정을 대신 할 수 없다.


행정의 본질을 잊은 ‘별천지 행정’


하승철 군정은 법보다 이미지를, 실질보다 보여주기를 앞 세웠다. 불법이 드러나면 허가로 덮고, 실패한 사업은 사 진으로 포장했다. 군청로 일대 보도블럭은 걷었다가 다시 깔기를 반복했다. 보도 폭이 좁다고 민원이 제기되자, 이번 엔 5억 원을 들여 도로 폭을 넓힌다고 한다. 그 공사를 맡 은 업체는 하동군이 발주한 공사를 줄줄이 수주한 ‘특정업 체’. 이쯤 되면 하동군 행정의 상징은 “콤팩트 매력도시”가 아니라 “되메우기 행정”이다.

법을 어기고도 당당히 홍보하고, 예산을 낭비하고도 반성 하지 않는다. 군민의 세금으로 불법을 저지르고, 그 불법을 수습하는 데 또 군민의 세금을 쓴다. 이것을 행정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저 “세금으로 짠 블랙코미디”라 부르는 편이 정확하다.


군민의 분노는 정당하다


하천법 제33조, 옥외광고물법 제8조,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25조 - 하동군은 이 모든 법을 어겼다. 그러면서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았다. 법을 어긴 행정이 법을 집행하고, 불법을 홍보하며,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군민의 분노는 결 코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정의다.

행정은 쇼가 아니다. SNS 홍보로 가려질 일도 아니다. 군 민이 바라는 것은 꽃밭이 아니라 신뢰이고, 조형물이 아니 라 상식이다. 하승철 군정은 이제라도 군민 앞에 서서 사 과해야 한다. 불법을 결재한 공무원에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예쁜 행정’의 끝은 추하다

 

 

하동군의 거리엔 ‘명품 가로수길’이라는 홍보 문구가 걸려 있다. 그러나 그 길을 걷는 군민의 눈에는, 죽은 나무와 파 헤쳐진 인도, 그리고 철거된 광고물의 흔적만이 남아 있 다. ‘별천지 하동’을 외치며 세운 구조물이 불법으로 철거 되고, ‘명품 가로수길’을 꿈꾸며 심은 나무가 말라 죽었다. 이 모든 현실을 마주한 군민의 한마디가 하동 행정의 진실 을 말해준다. “예쁜 하동? 이건 흉한 행정이지.”

작은 위선이 큰 부정을 낳는다(小惡成大惡). 불법을 예산 으로 덮는 행정은, 결국 군민의 분노로 무너질 것이다. 이 제 하동군이 되묻기를 바란다 - “우리는 행정을 하는가, 아니면 홍보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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