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람을 세우는 인사만이 군정을 다시 세운다
김현수 전) 경상남도대외협력 특보
- 2026.03.24 제 44 호
본문
사람을 세우는 인사만이 군정을 다시 세운다
김현수 전) 경상남도대외협력 특보
소신껏 일하는 공무원이 존중받는 하동 만들기
행정은 결국 사람으로 움직입니다. 예산도 제도도 문서도 중요하지만, 마지막에 군민의 삶을 떠받치
는 것은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들입니다.
그래서 인사는 단순한 자 리가 아닙니다. 인사는 조 직의 기강이고, 행정의 품 격이며, 군민에 대한 책임 의 방식입니다.
인사가 공정하면 조직은 조용히 강해집니다. 열심 히 일한 사람이 인정받고, 전문성을 쌓은 사람이 제자리를 찾고, 원칙을 지킨 사람이 당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인사가 불공정하면 조직은 겉 으로만 굴러갑니다. 사람들은 일보다 눈치를 먼저 배우고, 책임보다 책임 회피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 다. 그 순간 군정은 군민을 위한 행정이 아니라 권 력을 위한 체제로 기울기 시작합니다.
하동의 많은 공직자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특혜 가 아닙니다. 정당한 평가, 예측 가능한 기준, 전문 성을 존중하는 배치, 그리고 사람의 자존을 함부 로 꺾지 않는 인사.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공무원 은 군수 개인의 사람이 아니라 군민 전체를 섬기는 공복이기 때문입니다. 군수가 바뀌었다고 해서 충 성의 기준이 바뀌고, 줄을 잘못 섰다고 해서 자존 심이 짓밟히는 조직이라면, 그 피해는 결국 군민에 게 돌아갑니다.
공정이 무너지면 조직은 침묵과 눈치로 병듭니다 공무원의 인사는 결코 권력의 무기로 쓰여서는 안 됩니다. 인사를 보은과 보복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묵묵히 일하는 사람을 불안에 떨게 하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 특정한 코드와 사적 친분이 아 니라, 직무 능력과 책임감, 현장 성과와 조직 기여 도가 인사의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공직사회가 건강하려면, 열심히 일한 사람이 존중 받는다는 믿음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믿 음이 무너지면 조직에는 냉소가 번지고, 사람들은 소신보다 침묵을 택하게 됩니다. 그런 조직에서는 창의도 사라지고 책임도 흐려집니다. 군민을 위한 행정이 뒤로 밀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사는 특혜가 아니라 원칙이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세 가지 원칙이 분명히 서야 합니다.
첫째, 승진과 전보의 기준은 최대한 투명해야 합니 다. 누가 보아도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억 측이 줄고, 조직이 바로 섭니다.
둘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렬과 전문성은 반 드시 존중되어야 합니다. 전문가는 제자리에서 실 력을 발휘해야 하고, 행정은 적재적소의 원칙 위에 서 효율을 얻습니다.
셋째, 인사로 사람을 모욕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인사는 조직을 살리는 수단이어야지, 사람을 길들이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공직자의 자존심 을 세워 주는 군정만이 군민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들에게 정치적 줄서기를 요구해서도 안 됩 니다. 공개적 지지나 침묵의 충성을 강요해서도 안 됩니다. 군민만 보고 성실히 일하는 공무원이 손해 보지 않는 하동, 소신 있게 일하는 사람이 외롭 지 않은 하동, 그런 상식의 조직이 다시 세워져야 합니다.
공직의 자존을 세워야 하동의 행정도 다시 바로 섭니다
군정은 군수 한 사람의 의지나 능력만으로 완성될 수 없습니다. 군수는 군수의 일을, 부군수는 부군수 의 일을, 국장은 국장의 일을, 과장과 계장은 각자 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각 부서와 읍면의 공직자들 또한 맡은 직무를 창의적으로 수행하며, 소신과 책임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수 있어야 합니 다. 그렇게 역할과 책임이 제자리를 찾을 때 군정도 제대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군수의 역할은 모든 일을 붙들고 실무에 과도하게 관여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하동의 얼굴로서 대외 업무를 책임 있게 수행하고, 중앙정부와 경상남도, 국회와 관계 기관을 두루 살피며 국비와 도비를 확 보하고 필요한 협력을 이끌어 내어 군의 주요 사업 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길을 여는 일, 그것이 군수가 먼저 감당해야 할 책무입니다.
안에서 사람들을 위축시키는 리더십이 아니라, 밖 에서 길을 열고 안에서는 일할 여건을 만드는 리더 십이 필요합니다.
공무원들이 자신의 능력과 경험,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소신 있게 일하 는 사람이 보호받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또한 군정 운영의 기본입니다.
군수가 모든 것을 통제하려 들면 조직은 작아지고, 공직자는 지시만 기다리게 됩니다. 그러나 군수가 역할을 바로 세우고 공정한 질서를 세우면, 실무자 는 자기 자리에서 힘껏 뛰고 조직은 살아 움직이 게 됩니다.
공직사회에서 자존이 무너지면 행정은 메말라 갑 니다. 소신 있게 일하던 사람은 침묵하게 되고, 책 임 있게 판단하던 사람은 눈치부터 살피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군민 앞에 내놓는 행정도 힘을 잃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을 세워야 조직이 살고, 조직이 살아야 행정이 삽니다. 공직자가 자부심을 잃지 않아야 군민을 대 하는 자세에도 품격이 생깁니다. 성실하게 일하면 정당하게 평가받을 것이라는 믿음, 줄을 서지 않아 도 당당할 수 있다는 믿음이 살아 있을 때 행정은 비로소 군민의 편에 설 수 있습니다.
공정한 인사가 무너지면 군정이 무너집니다. 그러 나 공정한 인사가 바로 서면 하동은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공직의 자존을 살리고 군민의 신뢰 를 되찾는 길도 결국 공정한 인사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