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서부의료원 설계공모 발주 … 하동군보건의료원 건립 가능성은 ?
하동 포함 진주권, 창원권, 김해권, 통영권, 거창권 등 5개 진료권역별 공공의료기반 확충 계획
- 제 5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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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포함 진주권, 창원권, 김해권, 통영권, 거창권 등 5개 진료권역별 공공의료기반 확충 계획
진주항공산단 내에 300병상, 진료과 18개의 병원급 공공의료기관 건립 본격 시작
하동읍 기준 불과 30분 거리 경남서부의료원 짓는데 하동보건의료원 필요할까?
하동군이 먼저 사업비 확보 가능성 있는지 파악한 뒤 설계비 승인 요청해야
■ 진주의료원 복원 건립이 본격화됐다. 경상남도가 진주 항공산단 내 부지에 ‘경남서부의료원’ 건립을 위한 기본 및 실시 설계 공모에 착수했다. 경남서부의료원에는 진주는 물론 사천, 산청, 남해, 하동을 권역으로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이럴 경우, 하승철 군수가 역점으로 추진하는 하동군보건의료원 건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당연히 군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예전 진주의료원이 없어진 뒤 가칭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분명 경남서부의료원으로 명칭을 바꾸어 추진한다. 권역도 명시한 만큼 그 역할이 명확해 보인다.
경남도는 경남서부의료원에 300병상 규모에 18개의 진료과를 두고 8개 전문센터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감염병 대응 격리병실과 문만실, 호스피스 병동 등이 들어 선다.
대학병원이 보통 700에서 1000병상 규모로 시작하는 것과 견줘 볼 때 그 규모가 상당히 크다. 그리고 진료과를 18개까지둔다는것은
전문병원으로서 역할이 충분히 기대된다.
진주에 소재한 병원급 규모의 의료기관과 비교해도 뒤지지않을 규모다. 그런데 하동읍 기준 30분 거리에 하동군보건의료원을 건립한다는 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 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하동군이 구상하는 건립비의 70~80% 이상을 국비와 도비로 충당해야 한다. 과연 사업비 확보가 가능할지 먼저 고민해 봐야 한다.
예컨대, 하동군에 보건소가 없어서 보건소를 새로 짓겠다고 한다면 그건 경남서부의료원건립과 충돌되지 않는다. 하지만 8개 진료과를 두는 하동군 보건의료원 신설은 상식을 넘는 구상으로 밖에 판단되지 않는다.
게다가 하동군이 현재까지 내놓은 계획을 살펴보아도 전문의료인 확보와 경영비용 확보, 운영비 적자 해소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 한마디로 계획이 엉성 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어찌어찌해서라도 하동군 보건의료원을 건립했다 하더라도 과연 하동읍을 중심으로 한 군민들이 의료 서비스 수준이 상대적으로 열악할 수밖에 없는 하동군 보건의료원을 이용할것인지도 충분히 짚어야 할 과제다.
이 과제는 촌음을 다투는 군민 본인의 건강이나 목숨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애향심에 호소할 수도 없는 일이다. 다시 말해 하동군보건의료원 이용하기 캠페인을 펼 친다고 해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일이 아니다.
■ 하동군은 군의회로부터 보건 의료원 건립에 필요한 부지에 대해 관리계획 승인을 받은 상태다.
보건의료원을 짓겠다는 것을 군민 대의기관으로부터 승인받은 것이다. 하동군이 실시 설계 용역비 12억 원을 요청했으나 의회가 삭감한 상태다.
이쯤 해서 군민들은 공유재산관리 계획안이 승인됐으니 , 이것을 바탕으로 하승철 군수와 하동군이 나서서 400여억원에 이르는 사업비확보에 나서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하동군의 계획대로 덜렁 실시 설계만 한다고 해서 엄청난 규모의 신설사업비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비와 도비를 70~80% 이상 확보해야 하며, 자체 조달해야 하는 군비만도 적어도 50억 원에서 많게는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므로 예산확보가 넘기쉽지 않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금성면 일대 갈사와 대송 산단조성사업의 실패로 인한 1000억 원대의 부채 대위변제로 근래 수년 동안 숙원 사업을 거의 추진하지못하고있는 하동군이 보건의료원 건립에 큰 예산을 부어 넣을 방안이 있을지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진주의료원을 복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무르익고 준비하는 기관만도 10여 년 가까이 걸렸다. 경남도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등 절차를 마무리 하고, 올해 2월에서야 도의회 심사를 거쳐, 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 반영하는 절차를 마쳤다.
경상남도가 예산을 지원하는 권역별 의료원 건립 사업인데도 그 추진 과정이 간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동군 보건의료원건립을 위해 당장 경상남도부터 설득해 내야 하는데 현재 이런 상황에서 하동군과 하승철 군수가 경상남도를 설득해 낼 자신이 있을지 우려된다.
더 짚어봐야 할 대목은 하동군민의 상당수가 보건의료원건립의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당장 넘어야 할 벽이 하나둘이 아니다.
■ 하동군과 하승철 군수는 더 이상 보건의료원 구상을 이 상태로 진행하지 말고 경상남도와 충분한 협의와 절차를 거치고, 국비와 도비 예산확보가 가능할지를 먼저 챙겨야 한다.
하동군은 실시 설계를 먼저 해야 사업비 확보를 위한 본격 절차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이 주장은 합리성이 없다. 경남서부의 료원의 추진 과정을 보아도 하동군의 주장은 현실과 다름을 알 수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진주의료원 복원을 위한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쳤으며, 비로소 최근에 와서야 ‘경남서부의료원’ 이라는 이름으로 실시 설계 용역을 발주하는 것만 보아도, 하승철 군수와 하동군이 너무 서둔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시말해 하동군은 보건의료원 건립 목표를 둘러싸고 최근 전개 되고 있는 주변의 상황을 객관적인 눈으로 살펴서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군민을 위해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의회와 충분한 논의와 합의 절차도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하승철 군수는 앞으로 임기 2년도 남지 않았다. 남은 재임 기간 안에 마무리하거나 최소한 중대한 절차를 마칠 수 없다면 더 장기적으로 다음 재선 때 본격 추진하도록 사업 진행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정작 하 군수 본인은 전임자의 사업들을 줄줄이 재검토하고있는 마당에 후임 군수가 취임하면 또 전임자인 현재의 하 군수가 역점진했던 주요 사업들을 재검토 하거나 폐기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을지 벌써 걱정 아닌 걱정이 앞선다.
그러니 하승철 군수는 남은 임기2년 이내에 마무리할 수 있는 사업에만 전념하라는 것이다. 그밖에 더 큰 사업들은 재선됐을 때 추진하기로 하고 더 야무지게 계획을 다듬고 준비하라는 충고다. 군의 회와 의원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사명감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
이런 부류의 사업의 대표적인 사례가 하동군보건의료원 같은 사업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