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에게 설득력은 없는 ‘섬진강 하류 재첩 서식 환경’ 연구 용역보고회

재첩 어민들이 용역 진행에 대해 바라보는 것 … “그런 것 왜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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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에게 설득력은 없는 ‘섬진강 하류 재첩 서식 환경’ 연구 용역보고회  

… “이미 정해 논 결과,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강요한다”


재첩 어민들이 용역 진행에 대해 바라보는 것 … “그런 것 왜 하냐?” 

어민들은 계속 반발하는데 용역은 결론을 향해 질주하는 모습 

“어민들은 ‘물 방류량 문제’ 해결을 바라는데 당국은 설계부터 잘못

” 재첩 어민들이 수긍하지 않는 용역을 왜 추진하는지 설명 필요



지난 3월 12일 하동군 적량면 복지관에 섬진강 재첩 어 민과 연구 용역 관계자 등 100여 명이 모였다. ‘섬진강 하류 재첩서식환경 실증조사 연구’ 용역 2년차 보고회 가 열리는 날이었다. 

이날 첫 시작부터 기 싸움이 세게 시작됐다. 용역발주 기관은 많은 자료를 들이밀며 어민들을 설득시키려고 했지만, 어민들은 ‘용역 설계부터 잘못된 사업’이라며 반발하는 모양새였다. 

“환경변화를 매 순간 실감하고 있는데, 연구용역에서 는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며, 그럴 바에야 무엇 하 려고 많은 예산을 퍼부어 가며 연구 옹역을 나느냐”는 반응이다. 

나아가 어민들은 “왜? 현실은 무시되고 내놓는 대책들 은 상황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날 용역보고회는 첫 번째 3년간의 연구용역 결과에 대한 어민들의 반발을 받아들여, 다시 실시한 두 번째 용역 가운데 2년 차 최종 보고서 작성을 위한 보고회 자리였다.    

다시 말해 섬진강 하류 재첩 연구 용역 기간이 통산 5 년 차 진행된 셈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무엇을 알고자 용역을 진행하는지에 대한 목표, 즉 용역 설계부터 어 긋났다며 과학으로 섬진강의 실상을 덮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어민들은 “재첩이 건강하게 서식하 도록 강 하류의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물을 내려보내고, 그를 위해서는 상류 댐에서 유량 조 절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연구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증 연구라고 하면서 현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 하지 않은 모형에 넣은 자료로 실험을 진행했다며, 연 구에서 제시된 각종 값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 했다. 

무엇보다 모형에 넣은 자료도 실제 현장 자료보다는 정 부의 계획 자료가 많이 사용된 것이 어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반발을 불러오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어민들은 이런 식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그 결과가 도출 되면 실제 섬진강의 모습이라기 보다 기존 정책을 다시 확인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 연구가 실제 섬진강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 게 설명하는지 더 분명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 어민들은 상류 댐에서 얼마의 유량을 내려보 낼 때 바닷물이 상류로 얼마나 거슬러 침투하며, 또 이 로 인해 염분 농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한 재첩의 서식 실태가 어떤지, 그 리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책 고민으로 이어져 야 한다고 요구했다. 

따라서 본 용역도 이것을 알 수 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야 하며, 그 기준값을 가지고 합리적인 물 정책을 수립 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민들은 용역 진행에 있어서 여러 가지 지적할 문제 가운데 특히 세 가지를 요약해서 질문을 던졌다.

첫째, 분석 과정에서는 각각의 분석 방법이 서로를 확 인하는 방식이어서 논리가 원을 그리듯 반복되는 순환 논증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결론을 낼 때 사용된 자 료가 실제 관측 자료이기는 하나 그 관측자료의 성격 이 정책자료이므로 입력자료로서의 한계 있다고 지적 한다. 이런 자료를 물 공급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의 근거자료를 분석 위한 입력자료로 이용되서는 안된다 고 지적한다.

셋째,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물 공급 안정성이 먼 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결국 정책의 방향은 이미 정해놓고 분석과 종합, 평가가 이뤄지고 있으므로 이는 잘못된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어민들은 위에서 문제 제기한 것들은 새로운 주장이 아 니라 그동안 어민들이 줄기차게 목소리를 높여왔던 내용들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최종보고회 자료로서 구체 적으로 우리 어민들의 주장의 근거를 정리한 것 뿐이 다고 지적했다.   

어민들은 지난 최종보고회에서 관계기관에 이미 지적 한 바와 같이 위 세가지 질문과 최종 보고서에서 보고 한 내용을 근거로 내용들을 정리해서 공문으로 질의한 다고 밝혔다.  

이날 두 번째 2년차 최종보고서를 놓고 관련 기관 측 용 역 기관과 어민 대표들은 합의서를 작성할 예정이었으 나, 이날 의견 불일치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 려지고 있다. 

어민들은 지난 20여 년 가까이 늘 제기해 왔던 문제점 해결에는 접근하지 못하는 연구 용역 진행에 대해, 섬 진강에 터 잡아 살면서 경험에 의한 어민들의 주장을 이른바 과학적 분석이라는 이름으로 무시하거나 덮으 려고 하는 기관의 태도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 했다. 

통상 5년 동안 섬진강 하류 재첩 서식환경 실증 연구 용 역을 진행하고 있지만 섬진강 관리 기관과 용역 기관 그리고 어민들 간에 팽팽한 줄다리기만 하고 있다. 다 시 말해 평형선만 유지하고 있어서 과연 용역의 필요성 이 있느냐는 더 근본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용역은 한국환경연구원을 중심으로 한국환경연 구원과 전남녹색환경자원센터가 공동으로 연구 수행 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반면 재첩 어민 측을 대변하기 위해서 수리 부문과 환경, 생태, 해양 등 4개 분야로 나 눠 모두 8명의 자문단을 구성했다.

곧 또 올해는 두 번째 용역, 최종 보고서 작성을 위한 연 구가 진행될 것이다. 이미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6년째 같은 방식의 연구 용역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첫 불발 부터 어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용역인 만큼 그 결과 를 놓고 어떤 사태가 펼쳐질지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통상 6년 차 연구 용역 진행 중인 만큼 좀 더 어민들 과 함께 진행하는 연구 용역이 되기를 기대한다. 올해 마지막 용역 결과에 따라 재첩과 관련한 섬진강의 물 관리 표준정책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