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를 뽑아내고 또 다른 나무를 심었다 … ‘녹차의 고장’은 포기했나?
하동읍 구 역전~삼성프라자 중앙분리대에 녹차 뽑아내고 화살나무 심어
- 제 36 호
본문
녹차를 뽑아내고 또 다른 나무를 심었다
… ‘녹차의 고장’은 포기했나?
하동읍 구 역전~삼성프라자 중앙분리대에 녹차 뽑아내고 화살나무 심어
‘녹차의 고장 하동’ 이미지는 포기했나 ? … 뽑았다가 심었다가 되풀이
나무 바꾸어 심으면 그것에 투입되는 예산 낭비는 누가 책임질 거냐 ?
도심 수목을 바꾸어 심을 때는 예산을 투입해야 할 정도의 이유가 있어야
하동읍 구 역사에서 삼성프라자 앞을 연결하는 도로의 중앙분리대에 심어 놓은 녹차 나무가 또 베어져 나갔 다. 하동군이 지난 초여름부터 이 일대 녹차 나무를 뽑 아내고 화살나무를 대체 식재했다.
이 구간 도로 중앙분리대에는 하승철 군수 취임 이후 녹차의 고장 하동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잘 자라고 있던 영산홍 나무를 뽑아내고 5년 이상된 녹차 대목으 로 바꾸어 심었었다.
그런데 불과 2년도 되지 않아 겨우 뿌리내림을 한 녹차 나무를 뽑아내고 다시 다른 나무를 섞어서 심었다. 대 략 5미터 구간을 나누어서 기존 녹차를 걷어내고 다른 나무를 심었다.
새로 심은 화살나무는 관목류로 보통 키가 3미터가량 자라며, 이렇게 자라기 위해서는 화분이 제법 커야 한 다. 과연 중앙분리대처럼 깊이가 얕은 식생 조건에서 뿌리내림을 잘해서 성장할지 우려되고 있다. 수종선택 에 문제가 있지는 않을지 의문을 더하는 대목이다. 왜 녹차 나무를 뽑아내었는지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설 명이 없다. 문제는 녹차나무를 살리기 위해 지난해 여 름에는 차광막까지 씌우는 등 정성을 쏟았다. 그렇게까 지 해놓고 왜 굳이 예산을 들여서 다시 걷어낸 것인지 군민들은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녹차의 고 장 하동의 이미지는 포기한 건지 묻고 있다.
하동군은 깨끗한 하동읍 거리 조성을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지금 드러난 하동읍 시가지는 지저분하다는 반응밖에 없어 보인다.
간선도로 중앙분리대에는 녹차 나무와 화살나무, 사철 나무, 그리고 중간중간에 홍가시와 수양버들 나무 등이 섞여서 심어져 있다. 이러다 보니 하동읍을 상징하는 수목도 아니고 ‘잡탕식 나무 심기’로 변질돼 버렸다. 다 시 말해 하동읍 구간 환경이 깨끗해지기는커녕 오히려 군민들의 시선을 어지럽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하승철 민선 8기 군정은 하동읍 걷고 싶은 예 쁜 거리 만들기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수억 원대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거리가 예쁘게 변하기 는커녕 오히려 지저분한 거리로 변질되어 버렸다는 지 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고도 하동군은 삼성프라자 건너편 주유소를 철거 한 자리에 철재 구조물로 둘러쳤다. 애완견 보관 장소 도 아니고 간선도로 길거리에 검정색 페인트를 칠한 철 재 구조물이 도로변 시야를 잠식하고 있다.
이곳에 내년 봄 꽃을 심을 거라는 계획으로 알려져 있 어서 군민들이 내년 이후 길거리 경관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궁금해하고 있다.
걷고 싶은 예쁜 거리 만들기도 좋은 구호이며 목표다. 하지만 군민들의 만족도를 채워주지 못하면 실패한 사 업이다. 다시 말해 군민들이 호응하지 않는 사업에 혈 세를 계속 쏟아붓는 것이 과연 옳은 행정이냐는 것이 다.
지난해까지는 하동읍 송림 공원 일대에 멀쩡하게 자라 고 있던 소나무를 뽑아서 이동하거나 제자리를 잡고 있 던 자연석을 뽑아서 옮기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또 수영장 주변에는 키 큰 대목을 심었다가 거의 말라죽 는 사태도 발생했다.
하지만 어느 군민도 하동군이 추진한 그러한 사업들에 대해 ‘잘했다’라는 평가를 내리는 분이 없었다. 군민의 호응 없는 사업 추진은 잘못된 행정이다. 이는 곧 주민 자치 시대에 유권자들의 민심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내년 지방선거가 곧 다가온다. 지난3년간 민선 8기 군정이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군민들과 뜻을 합쳐서 숙원 사업을 진행했느냐에 따라 재선에도전하는 하승철 군수의 지지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조그마한 사업일지라도 군민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에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요소다. 그리고 이것이 주민자치의 근본이다.
하지만 주민의 뜻에 반하거나 주민들이 ‘왜 저런 행정을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례가 늘어날수록 군 행정과 군민들 간의 거리는 점차 멀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민선 8기 군정의 지난 3년은 군민 들의 뜻이 처절하게 짓밟혔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더하 고 있다. 그런 지적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 이 하동읍 걷고 싶은 예쁜 거리 조성 사업일지 모른다.
이뿐 아니라 녹차 나무를 뽑아내고 바꾸어 심은 수목 의 상당수가 착근 상태가 좋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지 난여름 내내 색상이 바래고 시들어 가는 초췌한 모습 을 보였다. 화살나무가 붉은 단풍색을 띠고 있기는 하 지만 휴면기에 들어가는 건지 말라죽은 건지 분간이 되 지 않는다.
지금은 어차피 낙엽이 지고 겨울철 휴면기여 서 그 나무들이 어떤 상태인지 제대로 알 수 없다. 하지만 내년 봄 생 육 재생기에 접어 들어서 이들 나무들이 얼마나 생기 를 되찾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새로 심은 수목의 경우 일정 정도의 고사는 발생할 수 도 있겠지만 또 예 상을 벗어나 많은 나무가 말라 들어 갈 경우, 예쁜거리 조성 사업은 총체 적 부실이라는 지 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예쁜 거리’는 이름 그 대로 모든 군민이 보아서 예쁘다고 평가받아야 한 다. 그러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과연 이런 식으로 나무심 기를 계속해 나갈 경우,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동군의 노력의 방향이 바뀌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