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異⼭ 紀⾏詩 - 河東地域을 중심으로(5)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
- 제 6 호
본문
권방(鶴林 權訪) 遊靑鶴洞(유청학동) 3-2
- 청학동에서 노닐며 -
玩瀑臺前龍湫秋(완폭대전룡추추) 완폭대 앞에 있는 용추는 가을철이어서,
攀援桂樹聊淹留(반원계수료엄류) 계수나무 부여잡고서 편히 오래 머무노라.
千古狂塵來不得(천고광진래부득) 오랜 세월 속세 홍진 여기 오지 못하여서,
令人淸氣生颼颼(영인청기생수수) 맑은 기운이 사람에게 솔솔 일어나게 하네.
老僧跪進松葉茶(노승궤진송엽차) 노승은 꿇어앉아 송엽차를 달여와 마시니,
忽驚牙頰酸風過(홀경아협산풍과) 입 안에 시큼한 바람이 지나 깜짝 놀랐네.
歷井捫箕三歎息(역정문기삼탄식) 높고 험한 지역을 지나며 세 번 탄식하고,
蒯緱彈劒唱悲歌(괴구탄검창비가) 노끈 감은 칼 두드리며 슬픈 노래 부르네.
玩瀑臺(완폭대/翫瀑臺) : 화개면(花開面) 쌍계사(雙磎寺) 북쪽 불일암(佛日菴) 앞에 불일협곡(佛日峽谷)이 내려다보이는 대(臺).《河東誌續修》
龍湫(용추) : 불일폭포(佛日瀑布) 아래 있는 소(沼)로 청학이 깃들어 산다고 한다. 攀援(반원) : 휘어잡고 의지(依支)하거나 기어 올라감.
桂樹(계수) : 계수나무. 狂塵(광진) : ‘미친 먼지’로 속세(俗世) 홍진(紅塵)을 뜻함. 淸氣(청기) : 밝은 기운(氣運). 맑은 기운.
颼颼(수수) : 바람소리, 바람이 솔솔 부는 소리. 跪進(궤진) : 앞으로 나아가 무릎 꿇음.
松葉茶(송엽차) : 소나무 잎을 우린 차. 솔잎차.
忽驚(홀경) : 깜짝 놀라다. 갑자기 놀라다.
牙頰(아협) : 입 안.
歷井捫參(역정문참) : 정성(井星)을 지나고 삼성(參星)을 만진다는 뜻으로, 높고 험준한 지역을 통과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인데,
이백(李白)의 “삼성을 만지고 정성을 지나 우러러 숨을 몰아쉬고, 손으로 가슴을 어루만지며 앉아서 길이 탄식하네.
[捫參歷井仰脅息 以手拊膺坐長歎]”라고 하였다. 《李太白集 卷2 蜀道難》
蒯緱(괴구) : 칼자루를 노끈으로 감은 허름한 칼이라는 뜻.
※ 1767년 12월2일 쌍계사와 국사암에서 11일간 체류한 후, 13일 청학동을 찾아 국사암을 출발하여 완폭대(玩瀑臺)에 도착하였다. 동쪽 봉우리의 허리에
불일폭포(佛日瀑布)가 일천 척이나 거꾸로 떨어지며 천둥 벼락이 치는 듯 흰 눈이 흩날리는 듯하였다. 불일폭포(佛日瀑布)와 龍湫(용추)를 구경하고
“불일암(佛日菴)에 들어가니 참선하는 여러 스님이 있었는데 송엽차(松葉茶)를 달여와 마셨다.
[入佛日菴 參禪數僧席其間 進松葉茶]” 잠시후 “불일암을 나와 완폭대(玩瀑臺)에 앉았는데 해그림자가 기울어도 떠날 수 없었다.
대체로 그윽한 풍치와 빼어난 경치는 다른 산이 미칠 수 없었다. 천지간에 과연 신선이 있다면 반드시 이곳을 버리고 다른 곳에 살지는 않을 것이다.
[出菴坐臺 移晷不能去 葢其幽致絶景 非他山所可及 天地間果有靈仙 必不舍此他居]”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