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날의 송림
시 인 최 증 수
- 제 5 호
본문
작열하는 태양이 지구를 데우는가요.
오줌에도 데겠다며 지레 겁먹고,
가쁜 숨 헐떡이며 목마름 버텨내다가
그만 발광이 나서 송림에 갔다.
뜨거워진 소나무들 확확 열기 뿜어내고,
볕의 향기 뙤약볕도 싫어하는
나무그늘이 미적지근한 볕에도 손들었다.
버릇대로 소나무에 등치기 하는데
나무껍질도 열 받았는지 벌겋게 달아올랐다.
햇볕이 덧칠해도 짜증내지 말아야지 하면서
양산 들고 모자 쓰고 부채로 바람내도
온몸에서 쏟아지는 땀이 얼음을 부른다.
언제 불어와도 환영받던 실바람마저
꿈쩍도 안 하니 폭염만큼 욕지거리가 나온다.
젊음의 열정 뽐내고자
반바지에 얇은 옷 입고 피서 온 사람들이
큰 나무 밑은 크게 시원하다며 예뻐했는데
오늘은 별 볼 일 없다며 투정한다.
나뭇잎은 더위 식히려 솔향 내뿜고,
나뭇가지는 물기가 빠져 붉게 변해도
햇볕 냄새에 얼굴 데인
열기에 열 오른 사람들은 열 내치러
그늘진 나무그늘 밑에서도 땀 훔치며
시원한 바람을 뜨겁게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