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김중열
- 제 6 호
본문
나의 산골 고향
양보역이 있다
이명산기슭에
자그만한 벽돌집
한채가전부이지만
섬진강쪼긍로 가면 횡천
진주방향으로 가면 북천
그곳 오일장이 열릴때면
양보역은 붐볐다 이것 저것
이고 지고 메고 끌고
할매/오메/아이
할것없이
웃고 즐겼다
할배는 이미 취해
이제 역무원도없는 역사만 달랑
벽에는 엿날 시간표 / 요금표가 그대로 아직 쾌쾌히 그날을 말한다
칸나/코스모스/해바라기/다알리아는 해마다 서로의지하며 홀로 피었다
기차는 말없이 섰다가 쓸쓸히 떠난다 기적소리도 없이
오일장을 찾았던 사람 모두들 어딜
갔나 보이질 않고
벼이삭은 노랗게 물들고 작년에 있던 허수아비 그대로 땀흘려
나는 그 옛날 추억을 남기고
외로이 떠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