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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보여주기 해외출장의 허망함: 진짜 성과는 어디에 있는가?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     제 20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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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 해외출장의 허망함: 진짜 성과는 어디에 있는가?


김동욱


바다 건너 화려한 ‘성과’ 이면에 드리운 그림자

최근 하동군청이 발표한 군수의 해외출장 관련 보도자료 와, 이를 그대로 받아쓴 듯한 지역 언론 기사를 찬찬히 살 펴보면, 마치 엄청난 국제 협약이라도 체결된 것처럼 보 인다. 2025년 3월 멕시코·미국을 거쳐 뉴욕까지 12박 13 일간 다녀온 뒤, “하동다실 1호점 개설”, “항공사 녹차 납 품 협의”, “미슐랭 한식 레스토랑 협약” 등 온갖 화려한 타이틀이 줄지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기사들 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식 계약이나 안정적 판로 확보 가 아닌, 애매한 ‘향후 협력 의향’ 수준의 언급이 태반이 다. 군민 입장에서는 그저 ‘아, 무언가 대단한 계약을 했 나 보다’라는 착각을 하게 만들 뿐, 실제 이득이 돌아올지 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게 핵심 문제다.

물론 이번 해외 출장이 마무리된 지 아직 한 달도 되지 않 았기에, 단숨에 수출 물량이 급증하거나 계약 규모가 확 정되길 기대하기는 이를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이번 해외출장에 들인 예산과 인력이 결코 적지 않은 만큼, 군민들은 “멕시코·뉴욕에서 엄청난 성 과를 거뒀다”는 화려한 홍보만이 아니라, 구체적 계약 진 행 상황과 후속 계획, 그리고 군민들이 언제부터 얼마만 큼 이득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한 투명한 정보가 필요하다 고 본다. 멕시코의 어느 카페에 하동다실 1호점을 열었다 거나, 뉴욕 한식 레스토랑 디저트 메뉴에 녹차를 올렸다 는 정도로 곧바로 지역 경제가 살아날 리는 없지 않은가.

하동다실 1호점: 고작 멕시코 한 카페를 성과라 

부를 수 있나

대표적으로 과대홍보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 멕시코시 티 어느 카페에 문을 열었다고 호들갑을 떠는 ‘하동다실 1호점 개설’ 기사다. 일부 보도에서는 “멕시코 중남미 시 장 공략의 교두보”라는 거창한 표현을 썼지만, 정작 자세 히 보면 현지에서 이미 영업 중인 카페 한 구석을 잠시 빌려 팝업 형식으로 하동녹차를 홍보했다는 정도에 불과 하다는 말이 많다. 

카페 한 곳에 녹차를 소개했다고 해서, 그것이 지자체장 이 직접 치적처럼 내세울 만큼 대단한 일일까. 게다가 팝 업 행사가 끝난 뒤 실제 유통망이 확보되었는지, 현지 소 비자들이 꾸준히 찾아주는지에 대한 구체적 후속 보도 도 전혀 없다.

또한 “프리미엄 유통체인 ‘시티 마켓(City Market)’과 협 력을 통해 하동녹차 및 농특산물 수출확대의 기반을 마 련했다”고 떠들지만, 어떤 식으로 그 기반을 마련했는지 구체적인 설명은 찾기 어렵다. 대형 유통망과 오랜 기 간 납품을 지속하기로 체결된 정식 계약 문서가 있는 것 도 아니고, 그저 좋은 분위기로 이야기를 나눴다는 식이 다. 이걸 과연 ‘성과’라고 부르기 적절한지 의문이다. 유 명 로스터리 ‘BUNA’와 녹차 기반 메뉴 개발을 “추진한 다”고 하는데, 군수라는 사람이 외국까지 가서 음료 레 시피 개발에 관여하는 게 정말 말이 되느냐는 지적도 있 다. 지자체장의 본업은 어디까지나 지역 농특산물의 판 로와 계약을 다지는 것이지, 카페 메뉴를 구상하는 일은 아니지 않은가.

더  나아가  “멕시코  국적  항공사  아에로멕시코(Aer- omexico)와 협의를 진행해, 서울-멕시코 직항노선 일등 석 기내식으로 하동녹차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하 지만, 그 항공사 직항노선이 얼마나 있는지, 또 일등석에 탑승하는 이용객은 얼마나 되며, 그들이 녹차 한 잔을 마 신다고 해서 지역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지 의문 이 들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게 진짜로 최종 확정된 계 약인지, 아니면 그저 “향후 논의하기로 했다”는 식의 ‘합 의’인지도 불분명하다.

시온마켓 둘루스 지점과 ‘수출 협약식’이라니, 

이걸 실적이라 우길 수 있나

하동군 보도자료나 지역 언론에서는 “대표적 아시아 푸 드마트 체인 시온마켓에서 수출 협약식을 열었다”는 내 용을 거듭 언급한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본사가 아닌 둘루스 지점에서 이벤트성 협약식을 했을 뿐이고, 실제 로 어떤 계약이 체결되었는지—즉 납품 물량, 단가, 기 간—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빠져 있다. 명색이 하동군이라 는 지자체의 장이라면, 최소한 본사와 협약을 맺어야 ‘ 수출 성과’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도 지점 단위 에서 행사성 협약을 맺었을 뿐이고, 그걸 또 엄청난 실 적인 양 포장하는 건 ‘군민을 속이는 과장 홍보’라는 비 판이 나올 만하다.

결국 한 달쯤 지난 지금까지도 이 ‘협약식’이 실제 계약으 로 발전됐는지 불투명하다. 법적 구속력이 전혀 없는 협 약(MOU)에 불과하다면, 이는 군수가 해외에 가서 사진 찍고 언론에 떠들기 위해 만든 이벤트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유통 체인의 특정 지점과 뭔가 했다고 해서 그 게 곧 전미(全美) 시장 진출이라도 된 양 홍보하는 건, 군 민들을 현혹시키는 일일 뿐이다.

윤상기 전 군수 ‘스타벅스 납품’ 사례: 녹차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주문 폭주현 군수가 내세우는 여러 “성과”가 뜬구름 잡기처럼 보 이는 가장 큰 이유는, 전임 군수의 ‘스타벅스 납품’ 사례 와 뚜렷이 대비되기 때문이다. 단순 교류나 일회성 업무 협약(MOU)가 아니라,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본사 와 정식 계약을 맺고, 5년 넘게 품질 클레임 없이 안정적 으로 대량 공급을 이어갔다는 사실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녹차가 없어서 못 팔 정도” 로 주문이 밀려드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하니, 하동녹차 가 말 그대로 수치로 ‘세계 시장’을 증명해낸 셈이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윤 전 군수가 시애틀 스타벅 스 본사를 처음 찾아갔을 때 환영받기는커녕 문전박대를 당할 정도로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주변 지인 과 현지 인맥을 총동원해 어렵사리 스타벅스 구매 담당 이사를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그 이사가 먼저 “ 정말 하동 녹차가 그렇게 뛰어나냐”며 네 종류의 녹차( 하동·일본·대만·중국)를 꺼내놓고, 어느 것이 하동 녹차 인지 맞춰보라고 시험했다고 한다.

그러자 윤 전 군수는 각각의 녹차를 티스푼으로 유리 테 이블에 뿌려 놓고, 손가락으로 가루를 일자로 긋는 독특 한 방식으로 단번에 “이것이 하동 녹차”라고 지목해냈다 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 녹차의 원산지를 모두 알아냈 다고 한다. 그리고 왜 이 길이와 입자 상태가 중요한지, 최상의 말차 품질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 일일이 설명했고, 이를 지켜본 구매 담당 이사가 영어로 찬사를 건네며 “정말 차를 깊이 이해하는 분이시군요”라고 신뢰 감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단순한 쇼맨십만으로 끝난 건 아니다. 윤 전 군수 시절 하동군은 일본 교토에서 고급 맷돌과 무균 살균 설비를 도입해, 말차의 미세도와 위생 기준을 세계 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에 과감히 투자했다. 까다 롭기로 유명한 스타벅스가 5년 넘게 하동녹차에 한 차례 도 품질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고, 주문이 몰려 ‘녹차가 없 어서 못 팔 정도’로 폭발적 반응이 이어졌다는 사실이, 이 계약이 치밀한 준비와 철저한 사후 관리로 뒷받침된 ‘진 짜 성과’였음을 입증한다.

결국 군민이 바라는 ‘해외시장 개척’이란, 이러한 구체적 계약과 철저한 실행력, 그리고 수치로 확인되는 성과가 맞물리는 과정이다. 언제부터 얼마만큼 납품하는지 불확 실한 상태에서 협약식 사진만 찍고 돌아온 것과는 본질 적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전임 군수의 스타벅스 사례는 훌륭한 대비가 된다.

군민이 바라는 건 ‘속 빈 강정’이 아니라 진짜 성과 해외 출장 이후 아직 한 달이 지나지 않았으니, 미확정된 계약이 있거나 협상이 진행 중인 사안이 있을 수 있다. 그 렇다고 지자체장이 멕시코의 어느 카페에 다실을 열었다 거나, 현지 카페 메뉴 개발을 “추진한다”고 하는 수준을 과도하게 포장해 군민을 현혹해선 곤란하다. 

특히, 둘루스 지점에서 연 수출 협약식을 두고 ‘대단한 해 외시장 개척’이라 부르는 것도, 법적 구속력이 없는 업무 협약 이벤트에 불과하므로 사진 찍기 이상의 의미가 없 어 보인다.

게다가 ‘아에로멕시코 직항노선 일등석 기내식에 하동녹 차 제공’ 역시, 보도된 대로 법적 승인과 행정 절차가 남 아 있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실제로 그 노선이 얼마나 있고 일등석 승객이 얼마나 되는지부터가 불투명한데, 이를 두고 지자체장이 엄청난 업적인 양 홍보한다면 군 민들이 곧이곧대로 믿긴 어렵다. 명색이 하동군 지자체 장이라는 사람이, 겨우 멕시코 한 카페에 다실 하나 ‘개 설’한 걸로 대단한 업적인 양 홍보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자연스럽다.

한편, 단숨에 수출 물량이 폭증하거나 계약 규모가 확정 되긴 이를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 해 도 이번 해외출장에 들인 예산과 인력이 결코 적지 않은 만큼, 군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장밋빛 보도’가 아니라 구 체적 계약 진행 상황, 후속 계획, 그리고 농민들이 언제부 터 얼마만큼 이득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한 투명한 정보다. 멕시코의 어느 카페에 하동다실을 열었다거나, 뉴욕 한 식 레스토랑 디저트 메뉴에 녹차를 올렸다는 정도로 곧 바로 지역 경제가 살아날 리는 없지 않은가.

“보여주기식 업무협약식과 언론용 사진만으론 지역경제 를 살릴 수 없다. 군수가 진정 해외시장을 개척했다고 말 하려면, ‘녹차 가루를 일자로 긋는’ 독특한 시연 이상을 보여준 전 군수처럼, 계약서와 관리 체계, 그리고 농민 소 득 증가로 이어지는 성과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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