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행정 홍보물인가: 하동군 ‘정정보도 요청문’의 위험한 역주행 > 오피니언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기고] 언론이 행정 홍보물인가: 하동군 ‘정정보도 요청문’의 위험한 역주행

  • 제 16 호

본문



하동군이 보내온 정정보도 요청문을 꼼꼼 히 살펴보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칼럼과 기사를 구분하지 못한 채, 둘 을 동일 선상에 놓고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기사는 말 그대 로 객관성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그러나 칼럼이란 필자의 생각과 논리, 비판 적 관점을 자유롭게 담는 장르다. 언론과 표 현의 자유가 존중되어야 할 민주사회에서 칼럼은 결코 단순한 사실 나열에 그치지 않 는다. 

그런데도 하동군은 칼럼을 마치 행정 홍보 물처럼 간주해, 군수 입맛과 맞지 않으면 곧 바로 정정 대상이라 규정하려고 한다. 독립 적인 언론 활동에 브레이크를 거는 조치나 다름없다.


언론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 빚는 후폭풍


정정보도 요청이라는 절차는 원래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이번 하동군의 요청문은 ‘이렇게 써야 한다’ 는 식의 가이드라인까지 내비치며, 그 수위 를 한참 넘어서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칼 럼에 직접 개입하는 순간, 언론의 자유로운 비판 기능에 재갈이 물린다. 

행정기관이 사실관계의 해석을 일방적으로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그에 대한 비판과 다 른 시각의 접근마저 봉쇄한다면 이는 독립 언론을 옥죄는 위험한 선례로 남는다. 헌법 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뒤흔드는 일은 결코 가볍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주간하동’ 칼럼은 홍보물이 아니다


어떤 지방자치단체든 자신의 정책과 입장 을 홍보할 수는 있다. 보도자료나 인터뷰 등 적법하고 다양한 소통 창구도 존재한다. 하 지만 칼럼은 그런 홍보 차원이 아니다. 필 자가 가진 철학과 논증 방식으로 빚어낸 지 적 산물이다. 

더욱이 하동군은 재정 부담과 소송 문제 등 복잡한 쟁점 한복판에 놓여 있으므로, 냉철 하고 객관적인 태도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하동군이 논란을 축소하 거나 억누르는 쪽으로만 방향을 잡는다면, 군민들은 정작 필요한 정보를 놓치게 된다. 공론장이 제한되면 다양한 시각을 통해 문 제를 바라볼 기회가 빼앗기는 셈이다.


비논리적인 요구가 부르는 군민 혼란


하동군의 정정보도 요청문을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사실상 “비판의 어조”나 “해석 방 식”을 수정하라는 요구가 주를 이룬다. 한 편으로는 “우리는 승소했다”는 식의 자기합 리화가 비슷하게 반복되는데, 막상 정작 중 요한 재정 부담 문제나 소송 결과가 군에 미 칠 영향은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 언론 보 도가 정말 왜곡되었다고 판단한다면, 투명 한 자료와 논리로 반박하는 게 순리다. 그런데도 칼럼 자체를 통째로 지우거나 고 치게 만들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니, 오히려 군민들의 의구심만 커진다. “무언가 감춰야 할 사안이 따로 있나?”라는 의문이 자연스 럽게 제기될 수밖에 없다.


자유로운 비판이 군민의 이익으로 이어 진다


행정기관 입장에서 언론의 비판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야말로 행정이 미처 발 견하지 못했던 허점을 고쳐 나가는 동력이 된다. 군민의 알 권리와 지역의 미래를 함 께 고려한다면, 하동군은 지금이라도 칼럼 에 재갈을 물리려 하기보다, 차라리 적극적 으로 반론하고 필요한 정보를 공개하는 편 이 현명하다. 

이것이야말로 성숙한 지방자치와 민주 언 론 환경의 기본이며, 군민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길이다. 부당한 정정보도 요구 로 오히려 행정 신뢰도만 깎아 먹는다면, “ 언론 탄압”이란 구시대적 낙인만 찍히게 될 뿐이다.


결론 대신에


언론은 결코 군수나 행정의 홍보대사가 아 니다. 칼럼은 필자의 사유와 윤리에 기반을 둔 독립적 의견이다. 

이를 존중하지 않고 자의적인 잣대로 이의 를 제기하며 재작성을 강요한다면, 민주사 회의 기본 원리를 스스로 훼손하는 꼴이 된 다. 군민들은 행정기관 발표만으론 채워지 지 않는 정보를 언론을 통해 얻고, 다양한 관점을 접함으로써 지역사회의 미래를 함 께 고민한다. 

결국 하동군이 해야 할 일은 언론 비판을 억 누르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사실관계를 투 명하게 공개하고 군민들 앞에서 떳떳한 행 정 역량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 길만이 군민 신뢰를 높이고, 하동군의 이 름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궁극적인 해답임 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체 96 건 - 1 페이지

[기고] 이동진 기고- 음양 이야기[7]

이동진 기고- 음양 이야기[7]■ 腎臟(신장)은 水에 속하며 陰의 臟 腑이다.腎은 콩팥신 · 불알신 이라한다.腎字를 자해하여 보면 굳을간(=臣 + 又) + 月(=肉)이다. 따라서 腎은 굳세어야 할 신체 장부이 다. 下焦에 속하며 사람의 뿌리(精)에 해당하므로 …

제 20 호

[칼럼] 국민의힘 군수와 더불어민주당 군의원과의 아름다운 협치?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국민의힘 군수와 더불어민주당 군의원과의 아름다운 협치하울림의 탄생과 해체, 청소년 예술의 좌절하동군에는 한때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청소년 국악예술 단 ‘하울림’이 있었다. 이 단체는 전임 군수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중·고·대학생 등 하동 출신 젊은 예술인들이 사물놀이·…

제 20 호

[칼럼] 보여주기 해외출장의 허망함: 진짜 성과는 어디에 있는가?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보여주기 해외출장의 허망함: 진짜 성과는 어디에 있는가김동욱바다 건너 화려한 ‘성과’ 이면에 드리운 그림자최근 하동군청이 발표한 군수의 해외출장 관련 보도자료 와, 이를 그대로 받아쓴 듯한 지역 언론 기사를 찬찬히 살 펴보면, 마치 엄청난 국제 협약이라도 체결된 것처럼…

제 20 호

[칼럼] ‘1%의 엘리트와 99%의 함께 살기’ 미국 … 하동군의 1%는 ?

김재영 주간하동 이사

‘1%의 엘리트와 99%의 함께 살기’ 미국  … 하동군의 1%는 미국은 1%에 대한 신뢰가 굳어져 있지만, 하동군에도 신뢰가  김재영 주간하동 이사미국을 초일류 국가로 부르는 것을 놓고 반론을 제기 하거나 부정하는 사람은 전 세계 어디에도 …

제 20 호

[사설] 임산물도 농산물도 아닌 녹차 … 하동지역 녹차 재배 농사가 점차 어려워진다

관련 당국이 힘을 합쳐 녹차 농가의 현실에 대한 대응책 마련해야

임산물도 농산물도 아닌 녹차   … 하동지역 녹차 재배 농사가 점차 어려워진다관련 당국이 힘을 합쳐 녹차 농가의 현실에 대한 대응책 마련해야 기후변화와 먹거리 대응, 그리고 각종 보조금을 통한 농업인 보호 등이 요즘 화제다. 농업인 …

제 20 호

[공지] 반박 보도 - 하동 군민체육대회 개최 종목 선정 논란

… 배구가 빠졌다? … “배구협회가 8개 팀 참가 의향, 종목에 포함”

반박 보도하동 군민체육대회 개최 종목 선정 논란… 배구가 빠졌다… “배구협회가 8개 팀 참가 의향, 종목에 포함”      하동군  읍면체육회장  연합회 는 본지 18호(2025년 3월 11 일 발행) ‘하…

제 19 호

[기고] ‘예쁜 하동 만들기’ 빨리 시작하자

박용권 하동재향경우회장 광평마을 이장

| 기고 |‘예쁜 하동 만들기’ 빨리 시작하자박용권 하동재향경우회장 광평마을 이장하동군은 “예쁜하동 만들기” 사업 추진 일환으로 지난 3월6일하동읍을 더욱 편리하고 쾌적하게 조성하기 위해 하동읍 주민및 상가 상인 등30여 명이 남해읍 중심도로를 견 학…

제 19 호

[기고] 이동진 기고- 음양 이야기[6]

이동진 기고- 음양 이야기[6]1. 脾腸...土에 속하며 陰의 臟腑이다.∙脾臟(비장)->脾字를 字解하면 肉+卑(=술을푸 는국자)이다.膵臟(췌장) 또는 지라 라고도 한다.膵臟(지라)...소화 · 혈당조절 · 당뇨병에 영향을 미친다.陰中之陰->足太陰脾經 ...엄…

제 19 호

[기고] 내란 프레임과 계몽령: 자유민주주의 앞에 놓인 마지막 선택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내란 프레임과 계몽령: 자유민주주의 앞에 놓인 마지막 선택가짜 내란과 진짜 내란 사이, 국민이 맞닥뜨린 역설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돌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국회가 해제를 결의했고, 대 통령…

제 19 호

[기고] 두 갈래 길에서: 대한민국의 선택과 그 의미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두 갈래 길에서: 대한민국의 선택과 그 의미대한민국의 선택과 건국1945년 8월 15일, 일본 제국주의가 패망하면서 한반도 는 해방을 맞았다. 그러나 해방의 기쁨도 잠시, 한반도 는 두 개의 길 앞에서 선택을 강요받았다. 하나는…

제 19 호

[칼럼] 이룰 수 없는 꿈 ‘이카루소의 몽상’,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나?

김재영 주간하동 이사

이룰 수 없는 꿈 ‘이카루소의 몽상’,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나   김재영 주간하동 이사우리는 누구나 꿈을 가지고 산다. 그 꿈이 실현 가능한 지 여부와는 별개다. 하지만 가능한 이룰 수 있는 꿈이 어야 행복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한 꿈에 …

제 19 호

[사설] 그래도 사그라들지 않는 조합원들의 의혹… 분노로 바뀌다

인구감소와 노령화가 가져온 영향 … 지역농협의 경영난 심화

그래도 사그라들지 않는 조합원들의 의혹… 분노로 바뀌다 인구감소와 노령화가 가져온 영향 … 지역농협의 경영난 심화 요즘 지역농협들이 대부분 어렵다. 대출채권 회 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실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영업실적…

제 19 호

[기고] 혹세무민(惑世誣民)의 행정, 섬진강의 눈물을 닦아라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혹세무민(惑世誣民)의 행정, 섬진강의 눈물을 닦아라한때 은빛으로 반짝이던 섬진강, 이제는 아련한추억으로 남았다.   한 시절 섬진강은 하동 군민이 무엇보다 자랑스러워하 던 ‘생명의 보고(寶庫)’였다. 강물은 수…

제 18 호

[기고] 하동군 시설관리공단, 과연 ‘공익’과 ‘효율’을담보할 수있을까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하동군 시설관리공단, 과연 ‘공익’과 ‘효율’을담보할 수있을까하동군이 추진하는 시설관리공단 설립안이 지역사회 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인구가 감소하고 재정 여 건도 빠듯한 상황에서, 군이 굳이 새로운 공기업을 만 드는 결정이…

제 18 호

[정정보도] 주간하동 제17호, 2025. 2. 25.(화)일자 관련

정정 및 반론 요청사항주간하동 제17호, 2025. 2. 25.(화)일자 관련1면)제목 : 하동군시설관리공단 설립 본격화 ··· 좋은 점만 내세우지 말고, 남은 과제 는 어떻게 풀건지 대안 내놔야① 원문 : “인구가 줄면 상주인구를 기준으로 배분해주는 보통교부세 지원이…

제 18 호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