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설재배 ‘딸기’ 절도가 왠 말인가? … 농민들이 자율방범 나서
“농산물 절도 사례 간혹 있었지만 요즘 같은 사례는 없었다”
- 제 14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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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절도 사례 간혹 있었지만 요즘 같은 사례는 없었다”
하우스 딸기 값이 연말 연시 특수에 힘입어 고 공행진이다. 예년에 비해서 20~30% 가까이 올 랐다.
출하량을 늘리면 가격 안정이 되겠지만, 지난 초 가을까지 이어진 기상 이변으로 작황이 좋지 못 해 생산량과 출하량이 줄었다. 전반적인 경기침 체에도 불구하고 워낙 생산과 공급량이 적다 보 니 빚어지는 현상이다.
문제는 이것이 아니라, 딸기 값이 치솟다 보니 재 배 현장에 절도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간에 2~3명 또는 3~4명이 조를 짜서 수확기를 맞은 하우스에 몰래 침투해 훔쳐가는 수법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2월 말경 서울 가락시장의 딸기 상품 경매 가가 2kg 들이 한 각에 5만 원대 중반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3~4명이 함 께 움직이면 하룻밤 사이에만도 수백만 원 어치 의 딸기를 훔쳐갈 수 있다.
농촌지역에 길거리나 골목 안길까지 CCTV가 설 치돼 있다. 하지만 하우스 농장에는 방범 시설이 거의 없다.
그리고 현재 주로 설치되는 CCTV는 조명이 켜져 있을 때는 효과가 있지만, 어두운 하우스 농장이 나 농경지 주변에서는 소용이 없다. CCTV를 설 치한다 하더라도 절도 행위자를 식별하기가 불가 능하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재배 농가들이 자율방범대를 조직 해서 순찰을 돌기로 한다고 전해진다. 자체 방범 에 나선 것이다.
주요 재배지 또는 우심지역 인근 경찰 지구대가 순찰을 강화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딸기 재배 농민들은 열화상카메라 설치를 요구하는 등 실효 적인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동은 옥종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딸기 주산지 로 명성을 얻고 있다. 하동을 비롯한 산청과 진주 수곡 일대 하우스 딸기 재배 지역에서도 절도 행 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치단체와 힘 을 합쳐 방범 강화에 나섰다.
훔친 딸기는 경매장이나 시장으로 정상 출하되지 않고 유흥업소나 개인 간에 거래가 주로 이뤄지 다 보니 유통경로 역추적을 통한 절도행위 차단 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요즘같이 디지털 장비가 고도로 발달된 시대에 가장 원시적인 농산물 절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경찰도 비상대책 마련에 나서는 한편 인근 경찰서와 연 대에 나섰다.
딸기 재배농민들도 재배단지 입구에 가로등 설치 는 물론 CCTV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자치단체 에 긴급 대응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올해는 지난 초가을 이상 고온으로 재배농가들이 딸기 묘종 본밭 옮기기를 할 때 여러 차례 실패 를 반복했다. 농민들은 지난 늦여름과 초가을 딸 기 재배 준비만큼 농사짓기가 어려웠던 해는 없 었다고 호소한다. 그런데 정작 수확기에 들어서 자 이런 절도 사례가 발생하니 허탈하기 짝이 없 다는 반응이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최근 하우스 딸기 절도단 을 검거하기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 만큼 점차 단속도 강화되고 검거도 이뤄질 것으로 보 고 있다.
경남경찰은 각 자치단체와 경찰서와 합동으로 피 해사례 수집에 나서는 한편 효과적인 대응책 마 련에 나섰다. 요즘 출하되는 하우스 딸기는 농민 들이 무더위와 싸워가면서 키워온 성과물이다. 그런 만큼 도둑을 맞은 피해 농민들은 피를 토하 는 심정일 것이다.
도시 소비자들도 혹시 사 먹는 딸기가 정상적인 유통경로를 통해서 소비자 손에까지 오게 된 건 지 한 번쯤 감시자의 눈초리를 가져 주는 것도 땀 흘려 재배한 농민들을 돕는 일이라는 것을 인식 해 주길 바란다.
구리 값이 오르자 전기나 통신선을 잘라다 파는 절도도 있었으며, 철채 고철값이 오르자 맨홀 두 껑을 벗겨가거나 심지어 교량의 명판을 분리해서 훔쳐 가는 일도 있었다.
이런 부류의 범죄들은 삶이 어려워져 저지르는 생계형 범죄라고 보아 넘기기에는 너무나 가혹 한 결과를 가져오는 사례들이다. 요즘 같은 딸기 절도 사례를 비롯해 생활 주변의 사소해 보이는 절도 행위도 사회 전체에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철저한 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부끄러운 사례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다 함 께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 2025년은 좀 더 안전 하고 살기 좋은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