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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동의 랜드마크 녹차와 벚꽃 … 더 이상 관광자원이 되지 못한다

  • 제 8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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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하면 녹차의 고장이다. 그다음은 벚꽃이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녹차도 벚꽃도 관광자원이 되지 못한다. 하동 벚꽃을 보기 위해 발디딜 틈 없 이 찾던 관광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국 도로변이나 공원 곳곳에 벚꽃이 심어진 것 이 주요 원인이다. 이미 봄만 되면 대한민국이 벚 꽃 천지가 됐다. 하동 녹차보다 훨씬 이전부터 쌍 계사 벚꽃은 진해 벚꽃에 버금갈 정도로 유명세 를 타고 있었다. 그런데도 왜 이런 서글픈 상황이 발생했을까? 

화개 또는 쌍계사 벚꽃은 수령이 오래된 데다 시 비와 수형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군데군데 말 라 죽었거나 노화가 심하게 진행됐다. 이러다 보 니 ‘벚꽃 구경가자 하면 하동 화개 또는 쌍계사’ 란 말은 사라진 구호가 된 지 오래다.  

녹차도 거의 벚꽃과 유사한 수준이 됐다. 하동이 야생차 고장의 명맥은 아직 이어가고 있지만, 녹 차가 주민들의 삶은 지탱해 줄 소득원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화개와 악양골 녹차 재배 농가가 녹 차로 얻는 소득은 한해에 고작 2천여만 원대 수 준이다. 그마저 해마다 악회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화개와 악양 주민들도 녹차에 대한 애착이 점차 식어가고 있다. 녹차가 소득 보장도 안 되고, 관광자원도 되어주지 못하니 그럴 수밖 에 없다고 생각한다. 

먼저 벚꽃부터 살펴보면, 그간 줄잡아 70~100년 된 벚꽃에 대한 보식과 기후 변화에 따른 수종 개 량이 체계적이지 못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우려 먹었다는 지적이다.  

하동군 전체 가로수 7만여 그루 가운데 벚꽃이 절반 가까운 3만 그루를 넘고 있다. 대한민국 어 디에도 단일 수종이 가로수의 절반 가까이를 차 지하는 곳은 없다. 

요즘은 벚꽃 하면 하동보다 인근 구례가 더 유명 해졌다. 우리 하동인들은 아직도 하동 벚꽃이 최 고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현실은 달라졌다. 녹차 도 인근 전남 보성군이 원조라고 주장하고 나섰 다. 

녹차연구소가 설립된 지 20년이 되어가지만, 재 배농가의 소득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이 있 었는지 고심해 봐야 한다. 좋은 녹차 잎을 채취하 는 게 농사의 주요 과정이다. 일부는 녹차잎을 그 대로 팔기도 하고, 일부는 가루녹차로 또는 덖음 녹차로, 발효녹차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모두 옛것 그대로다. 전통 을 고수하는 게 전통 녹차라고 자랑할 수 있을지 몰라도, 옛것을 고수하다 보니 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러니 딜레마에 빠진 것 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게 하동 녹차다. 녹차 는 하동군이 내세우는 5대 또는 6대 특작물 가운 데 하나다. 한때 농업의 6차 산업화를 부르짖었지 만, 하동 녹차는 불행하게도 6차 산업화에도 실패 했다. 결국 1차 산업이거나 1.5차 산업 정도로 ‘도 돌이’가 되고 말았다. 

녹차연구소를 비롯한 행정의 역할이 무엇이었는 지 되짚어 보고 반성해야 한다. 어찌 보면 녹차 농 사는 참으로 단순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창의 적인 아이디어를 입히면 좋은 관광자원으로 탈 바꿈할 수 있다. 

다시 녹차산업의 6차 산업화에 도전해야 한다. 차 근차근 머리를 맞대 풀어나가야 한다. 녹차연구 소가 재정 자립이 시급하다고 해서 녹차의 가공 생산에 뛰어든 것부터가 큰 잘못이다. 이것이 6 차 산업화의 도전에 좌절을 가져다 준 요인이다.    

녹차연구소는 하동녹차가 단순히 녹차의 농업자 원 측면에서 주식의 보조 식품인 차류의 생산에 초점을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녹차를 기반으로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 어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디어나 대 안이 찾아지더라도 녹차연구소가 직접 수익 창출 에 나서면 절대로 안 된다. 재배 농가에 즉각 이 전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렇게 해야 녹차산업 고도화가 가능 해지기 때문이다. 한 분야를 산업화시키기 위해 서는 동일 업종 참가자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녹차연구소가 방향을 잡아주면 이것을 녹차 재 배 농가들이 함께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것이 산 업화 과정이다.  

일단 유행을 타던 녹차산업 6차 산업화에 한차례 실패했으니, 이번에는 무엇을 어떻게 할 건지 더 깊게 고심해야 한다. 이것을 이룰 수 있도록 하동 군과 녹차연구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이대로 녹차 재배를 방치하면 야생 녹차가 소득원이 아니라 산림자원으로 추락하게 된다. 녹차연구소의 존립 목표와 추진 방향부터 바꾸 어야 한다. 농업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관광 자원 화에 더 주력해야 한다. 

한때 신도 수가 줄어들어 애를 태우던 유명 사 찰들이 ‘템플스테이’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므로 첨단 디지털 시대에 정신 건강을 챙겨주는 주요 한 요소로 거듭나게 된 점은 하동 녹차에도 아주 좋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물질보다 정신에 더 방점을 둔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이유다. 

녹차의 물질적 성장이 아니라 정신세계와 접목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녹차에 관한 연구도 이와 궤도 를 함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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