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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조례 하나에 집착한 군수, 자치의 이름으로 권력을 틀어쥐나?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     제 27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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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조례 하나에 집착한 군수, 자치의 이름으로 권력을 틀어쥐나?


제5조 5호의 숨겨진 진실과 그 위험성

하동군이 추진한 ‘공무원 성과시상금 지급 및 운영에 관 한 조례안’은 공무원의 업무 성과를 촉진하고 사기를 진 작하는 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제5조 5호 의 "군수가 인정하는 경우"라는 조항은 군수에게 지나치 게 광범위한 재량권을 부여하므로 시상금 대상 선정 과 정에서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모호한 기준은 공정성과 투명성이라는 공공행정 의 기본 원칙에 위배되며, 군정의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매우 크다. 군의회가 이 조항을 삭제하려는 시도는 바로 이러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 라 볼 수 있다.

사실 시상금이라는 명목하에 이루어지는 보상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조직 내 권력 구조를 강화하고 영 향력을 확장하려는 수단이 되기 쉽다. 군수가 임의로 판 단하여 보상 대상을 정한다면, 그 기준은 객관성을 상실 하고 충성 경쟁으로 왜곡될 것이다. 특히 선거를 1년 앞 둔 시점에서 이러한 조례 개정이 문제가 된다는 점은 더 욱 우려스럽다. 성과시상금이 군정 운영의 일환이 아니 라, 사실상 '선거용 포상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

의회의 상식적 대응과 군수의 반격

하동군의회는 이 조항이 군수의 자의적 판단을 정당화 할 수 있는 위험한 독소조항이라고 보고, 해당 조항을 삭 제한 조례안을 가결했다. 이에 하승철 군수는 즉시 재의 요구권을 행사했다. 재의요구는 지방자치법상 집행부가 의회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합법적 절차이지 만, 여기서 주목할 점은 군의회의 반응이다. 군의회는 군 수의 재의요구를 재논의한 끝에, 원래 삭제한 조항을 다 시 한번 제외한 채 조례안을 동일하게 재의결하였다. 이 로써 의회는 거듭된 표결을 통해 제5조 5호의 문제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군정의 자의적 운영에 대해 강력한 경 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우리는 되묻게 된다. 과연 이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조항 하나를 두고 벌어진 이 극단적인 대결 이 정당한 행정 행위인가? 5조 5호가 그렇게까지 절대적 인 가치가 있는 조항인가? 오히려 군수가 그 조항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기에 의회가 두 차례나 표결로 삭제한 결정을 대법원까지 끌고 가는 것인가? 

그것은 결국, 시상금이라는 ‘당근’을 통해 선별적 보상을 마음대로 조정하고, 나아가 자신의 선거 기반을 다지고 자 하는 의도는 아니었는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군의회는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 것이 아니다. 그 들은 이 조항이 가진 위험성과 부작용을 통찰했고, 그에 따라 민주적 절차를 밟아 조항을 삭제했다. 그리고 하동 군의 재의요구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결정을 다시 내림 으로써, 군수의 일방적인 권력 행사를 제동하려는 의지 를 천명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회의 기능이고, 주 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이다.

심지어 이런 조례 하나를 두고 의회와 협의하는 것이 그 렇게 어려웠던 일일까? 보통의 단체장이라면 최소한 세 차례, 네 차례에 걸쳐 의원들을 찾아가 설명하고 설득하 려고 했을 것이다. 

재의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대법원 에 소송을 제기하는 군수는 보기 드문 사례다. 마치 시계 태엽이 감기듯 정해진 시나리오를 밟아나간 듯한 이 일 련의 과정은, 군수가 이 조례를 통해 쥐고자 했던 ‘선택적 보상의 칼날’이 얼마나 집요했는지를 반증한다.

군수의 고집,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인가

성과시상금은 원래 공정하고 명확한 기준에 따라 지급되 어야 하며, 그것이 조직 내 구성원 모두에게 인정받고 신 뢰를 줄 수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군수가 판단하는 ‘성 과’란 과연 무엇인가? 정량적 지표인가, 군수에 대한 충 성도인가? 이런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이 상, 해당 조항은 반드시 삭제되어야 했다. 공무원이 성실 히 일한 결과보다 정치적 줄서기에 따라 보상이 주어지 는 풍토가 조장된다면, 조직의 사기는 바닥을 치게 된다. 더욱이 이런 조항은 공무원 사회 내부의 위화감도 초래 할 수 있다. 특정 부서나 인물이 군수의 개인적 판단에 따 라 과도한 보상을 받는다면, 공무원들 사이에 형평성 논 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결국 군정의 조직력은 약화되 고, 외부의 신뢰 또한 떨어지게 된다. 

일관된 기준과 제도적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보상 시 스템은 언제든지 권력자에 의한 악용 가능성을 내포한 다. 이러한 불투명성은 지역사회 전체에 불신의 씨앗을 뿌리게 된다.

더 나아가 이러한 보상 체계의 문제는 단순한 일회성 행 정 갈등에 그치지 않고, 하동군 전체의 조직 문화와 행정 철학을 퇴행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공직사회는 그 자체로 투명성과 공익성이 생명인데, 사 적 판단이 공적 예산을 좌우하게 된다면 모든 규칙은 의 미를 잃는다. 공무원들은 군수에게 잘 보이기 위해 눈치 를 보게 되고, 결국 행정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움직이 는 ‘하향식 통제 체계’로 전락하게 된다.

게다가 이런 흐름은 하동군 공직사회의 자율성과 전문 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 상하 관계 중심의 일방적 명 령 체계가 자리잡으면, 일선 공무원들의 판단과 책임감 은 축소되고,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행정이 만연하게 된 다. 이는 군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복지, 민원, 인허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곧장 불편으로 나타난다. ‘군수 눈치 보기’가 암묵적인 조직 문화로 굳어지는 순간, 행정은 더 이상 주민을 위한 공공 서비스가 아니라, 권력자 비위를 맞추는 궁중 의전처럼 변질된다. 이는 마치 궁중 내에서 왕의 안색만 살피던 신하들이 국가를 망친 역사적 사례 를 떠올리게 한다.

세금으로 진행되는 권력 사수극과 언론 탄압

하승철 군수는 그동안 지역 언론사를 상대로도 무분별 한 고소·고발을 이어왔으며, 그 대부분이 ‘혐의 없음’이 나 ‘불기소’로 종결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용된 변 호사 선임 비용이 과연 군수 개인의 돈으로 충당된 것인 지, 아니면 군민의 세금으로 처리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번에도 조례 무효확인 소송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군 예산, 즉 군민의 혈세로 지출될 가능성이 높다. 군수 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거나 불편한 목소리를 억누르기 위해 군민의 돈을 사용하는 행태는 명백한 도덕적 해이 이며, 군정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하동군은 최근 군정을 비판한 지역 언론을 언론중재위원 회에 제소했다가 철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언론 은 하동군의 양수발전소 유치 관련 소극적인 대응을 지 적하는 기사에서 '하동군은 미적미적'이라는 표현을 사 용했다. 

이에 대해 하동군은 언론의 비판을 억누르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는 제소를 진행했으며, 이는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비판받았다. 결국 하동군은 별다른 해 명 없이 제소를 철회했지만, 이러한 행위는 군수의 권력 행사가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하동군민들은 이 같은 무분별한 소송 남발에 대해 의문 을 제기하고 있다. 군정이 진짜 해야 할 일은 '군수의 권 력 유지 쇼'가 아닌, 군민 설득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다. 

언론과의 갈등은 사실관계에 대한 해명과 소통으로 풀 어야지, 법정 공방으로 누르는 것이 아니다. 과거에 시사 저널이나 지역 언론인을 상대로 한 고소 고발이 무혐의 처리된 사실만 봐도, 그동안 소송이 진실 규명이 아닌 압 박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더구나 이런 소송 비용이 군민의 세금으로 충당되었다면, 이 는 ‘자기 권력을 위한 국고 낭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그뿐인가. 이번 소송도 군비로 진행되고 있다면, 이것은 명백히 ‘군민의 돈으로 군수 개인의 입장’을 방어하는 셈 이다. 군수의 자존심과 자의적 행정을 지키기 위해, 군민 의 세금이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군민은 알고 있는가? 군정이 군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군수 개인의 권력 유지 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오늘날 하동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지방자치’가 아닌 ‘지방군주제’에 가깝다.

자치인가, 독주인가

이제 하동군민이 물어야 한다. 우리는 지방자치를 선택 했는가, 아니면 ‘군수제 왕정’을 받아들인 것인가? 민주 주의는 협치와 견제를 전제로 한다. 군의회를 무시하고 자신이 곧 법이자 원칙이라는 식의 독주를 멈추지 않는 다면, 하동군은 더 이상 ‘자치’라는 이름을 붙일 자격조 차 없다. 주민의 손으로 선출된 군수라면, 주민의 대의기 관인 의회를 존중해야 한다. 그것이 지방자치의 시작이 며 끝이다.

지방자치는 군수가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공연이 아니 다. 의회라는 바퀴가 함께 굴러야만 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지금 하동군은 한쪽 바퀴만 돌리는 외발자전거 같은 위태로운 상태에 있다. 

조례 하나를 두고도 이처럼 소송까지 벌어지는 현실은 하동군 행정의 민낯을 보여준다. 고작 5조 5호 하나를 살 리기 위해 군수와 의회가 법정 다툼을 벌이는 것이 정상 인가? 이것이 정말 상식적인 행정인가?

하동군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한 행정적 갈등을 넘어, 민 주주의의 핵심인 언론 자유와 의회의 견제 기능을 무시 하는 독단적인 권력 행사로 비춰진다. 군수의 권력 강화 시도가 군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고, 비판적인 언론을 억압하려는 시도로 이어진다면, 이는 지방자치의 근간 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이다.

하승철 군수는 이제 결단해야 한다. 더 이상 군정을 개인 의 권력 유지 수단으로 삼지 말고, 군민과 군의회를 상생 의 동반자로 인정해야 한다. 협치 없는 자치는 공허한 외 침일 뿐이며, 소통 없는 권력은 독선으로 귀결될 뿐이다. 하동군민은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다음 선거 에서 그 평가가 내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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