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요식업소에 위생 물컵 교체 지원…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업소들 새 컵을 지원해 주니 고맙지만, 쓰던 컵을 왜 가져가는지
- 제 15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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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소들 새 컵을 지원해 주니 고맙지만, 쓰던 컵을 왜 가져가는지
하동군이 지난해 요식업소를 대상으로 오 래 사용한 컵을 내놓으면 새컵을 바꿔주는 사업을 했다. 겉으로 보기엔 좋은 사업으로 보이지만 이면을 들여다 봐야 한다.
하동군은 지난해 1300만 원의 예산을 투입 해 3천여 개의 흰색 도자기 물컵을 만들었 다. 새로 만든 물컵에는 별천지 하동과 상징 이미지가 새겨져 있다.
기존 식당에 대해서는 종전 사용하던 컵을 반납하는 개수만큼 새 컵으로 바꾸어 주었 다. 안심식당에도 지원했다. 일부 요식업소 에서는 수거해 간 개수의 절반 정도밖에 나 눠주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줄 거면 충분한 양을 주던지, 수거한 것보다 적은 양을 주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이런 경우를 두고 “주고도 욕 먹는 대표적인 사례다”고 입을 모은다.
하동군은 “10년 이상 된 컵을 바꾸어서 위 생 수준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설명 한다. 하지만 전임 군수 시절 나눠준 옛날 컵을 반납하는 만큼 바꾸어 주었다.
옛날 컵에는 ‘서희와 길상’ ‘알프스하동’ 캐 릭터의 이미지가 세겨져 있다. 10년 20여 년 전에 만들어진 물컵 2종류가 사용되고 있었다.
일부 요식업소는 “새 컵으로 바꾸어 주는 것은 고맙지만, 물컵은 대부분 도자기 소재 로 만들었기 때문에 세척만 잘 하면 계속 사 용해도 큰 문제가 없는데도 교체해 주는 취 지를 알 수 없다”고 말한다.
하동의 추억이 담긴 옛 컵 모두 없어버려…전임자 흔적 지우기
일부 요식 없소는 “전임 군수나 민선 8기 이 전에 만들어진 슬로건과 이미지를 없애려 는 것으로 이해된다. 옛 물컵은 군민은 물 론 하동을 찾았던 관광객들에게 좋은 이미 지로 남아 있는데, 이것을 모조리 바꾸어 버 리는 것은 전임자 이미지 지우기가 아닐지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다.
본지가 수거한 컵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행 적을 추적했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대부분의 량을 쓰레기 매립장에 버렸다고 해서 현장을 찾아갔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하동군은 올해는 컵 교체 사업은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동을 상징할 수 있는 다른 아이템을 구상해서 추진하겠 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다수의 하동군민은 “굳이 예산 을 들여서 요식업소에 물컵까지 바꾸도록 독려하거나 직접 바꾸어 주는 것은 상식으 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위생 수준을 높 이기 위한 본질에 부합하는 목적이라면 나 쁠 게 없지만 민선 8기 이전의 6~7기 또는 전임자 흔적 지우기라면 명백한 예산 낭비 다”고 지적한다.
물컵 교체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의견이나 후 문이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요식업소 대표들과 충분한 의논을 거쳐서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 건지 결정했더라면 더 좋은 아이템을 찾는 데 적절했을 것이다”고 지적한다.
하동군의 전임자 흔적들은 하동의 옛 추억 이 되고 기록이 될 수도 있다. 시간이 더 흐 르고 나면 역사로 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굳이 예산을 들여서 이러한 추억과 역사와 기억을 담고 있는 물컵을 억지로 강제 수거 에 나설 이유는 없어 보인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