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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끝없이 뒤바뀌는 인사, 무너지는 조직: 하동군의 내일은 어디로 가는가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     제 16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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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간부공무원 인사이동: 무너지는 행정의 연속성


하동군에서 최근 2년 5개월 동안 하동읍장 이 무려 다섯 번이나 교체되었다. 평균 재임 기간은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읍장이 겨우 업무 파악을 할 때쯤이면 또다시 보직 이동 이 이뤄지는 상황이 반복되는 셈이다. 읍장 은 읍민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서 민원 업무 와 지역 현안을 챙기는 핵심 보직으로, 그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 

연속성을 담보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잦은 교체가 행정 안정성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 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인사가 읍장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읍장이 교체되면, 그 아 래에서 일하는 공무원 조직 전반에 연쇄적 인 파장이 생긴다. 새 읍장이 정책 기조와 업무 방식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 요하다. 가령, 어느 읍장이 지역 활성화를 위해 시작한 사업이 있다고 하자. 아직 예산 확보와 추진 전략을 구상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면, 후임자가 오면서 사업 기획이 원점 에서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행정력이 이중으로 소모되고, 이 미 진행 중이던 사업이 지연 혹은 무산되 어 버리면 주민들의 행정 신뢰도마저 떨어 지게 된다.

아울러 “오늘 내린 명령이 내일 바뀐다”는 뜻의 조령모개(朝令暮改)라는 말을 떠올리 게 할 정도의 잦은 인사는, 공무원들에게도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업무의 흐름이 궤 도에 오르기도 전에 다시 보고 체계를 바꾸 어야 하고, 민원인 입장에서도 “직접 만나 본 읍장이 다음 달이면 또 떠나더라”라는 불만이 쌓이게 된다. 

결국 읍장 교체는 단순히 자리가 바뀌는 문 제가 아니라, 군정(郡政) 일선 전반에 혼란 을 초래하고 행정의 연속성을 위협하는 중 대한 이슈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문성 위주 배치’ 어디로 갔나? ‘적재적소 (適材適所)’는 실종 중


하동군 인사는 읍장 교체라는 ‘수장’ 단위에 만 국한해서 발생하지 않는다. 건축·토목· 수산·전산 등 다양한 전문 분야가 존재함에 도 불구하고, 해당 직렬의 공무원이 아닌 일 반 행정직을 배치하거나, 반대로 전문직 공 무원을 엉뚱한 부서로 전보(轉補)시키는 일도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사회복지직 공 무원을 행정계장으로 임명한 뒤,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복지 부서로 되돌려보낸 사례는 대표적인 예다.

공무원 직렬은 말 그대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하동군처럼 여러 특색 있는 산업과 문화, 자연환경을 보유한 지역 에서는, 해당 분야 전문가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게 가능한 직렬에 맞는 보직을 배치하는 인사원칙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역 개발과 관련된 업무라면 도 시계획이나 건축·토목 전문가가, 복지 관련 업무라면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주축이 되 어야 민원에 능동적이고 전문적으로 대응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느 부서로 갈지 모른다” 는 불확실성 속에 공무원 스스로도 전문성 을 축적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

더욱이 전문적 조언이 필요한 순간에, 해당 부서에 근무하는 이들이 제대로 된 지식을 갖추지 못했다면 주민들은 결국 “공무원은 일도 잘 모른다”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여 기에는 공무원 개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 는, 전문직 배치를 무시하는 인사 운영이 근 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애당초 사회복 지직을 다른 직렬에 끼워 넣었다가,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니 두 달 만에 되돌린다면 그 과정을 지켜본 구성원들은 “인사에 일관성 이 전혀 없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 “적재적소(適材適所)”가 왜 중요한지, 하동 군은 지금의 인사 문제를 통해 다시금 깨달 을 필요가 있다.


승진은 운인가, 노력인가? “인사가 만사 (人事가 萬事)”의 역설


공무원 조직에서 승진은 단지 개인의 성취 차원을 넘어, 조직 운영의 방향과 문화를 결 정짓는 큰 축이다. 하동군에서도 5급 사무 관 승진을 포함해 주요 보직 승진은 여러 규 정과 원칙, 그리고 직렬별 인원수를 종합적 으로 고려해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공무원은 능력을 떠나 군수와 의 친분이나 ‘코드 맞추기’로 예상보다 빠르 게 승진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된다. 만 약 이런 의혹에 신빙성이 쌓이게 되면, “열 심히 일하면 누구나 승진할 수 있다”는 조 직의 기본 상식이 무너져버린다.

승진이 불투명하면 공무원들은 노력의 방 향을 잃는다. 그 결과, 군수에게 잘 보이는 편이 이득이라 여겨 ‘줄대기’가 횡행하고, 정책 기획이나 주민 복지 업무와 같은 본연 의 임무에 대한 관심은 뒷전으로 밀려날 위 험이 커진다. “인사가 만사(人事가 萬事)”라 는 말은,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원임을 강 조하는 것이지만, 현재 하동군의 인사 행태 는 오히려 ‘인사가 조직 파괴의 핵심 원인’ 이 된다는 역설적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승진에 관한 대표적인 불만은 ‘예측 가능성’ 의 부재다. 조직이 건강하게 작동하려면 공 무원들이 적절한 역량 개발과 근무 연한을 쌓아 합당한 시점에 승진할 수 있다는 신뢰 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특정 인물이 근무한 지 얼마 안 됐 는데도 군수와의 관계로 빠르게 승진했다” 는 식의 이야기가 떠돌면, 나머지 구성원들 은 자괴감을 느낄 뿐 아니라 시스템 자체를 불신하게 된다. 이때 군민에게 돌아갈 행정 서비스의 질이 저하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다.


4년 임기 단체장과 재선 의혹: 흔들리는 공직사회


하동군수는 선출직으로, 4년 임기가 정해져 있다. 반면 공무원들은 몇십 년 동안 공직에 몸담으며 직업적 안정과 전문성을 축적해나간다. 이런 구조 속에서, 단체장이 자신의 재선을 위해 ‘자기 사람’을 요직에 배치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 조직은 장기적 발 전보다는 눈앞의 정치적 목표에 맞춰 흔들 리기 쉽다. 만약 선거를 앞두고 “군수와 밀 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이 승진했다”는 말이 나돈다면, 공무원 사회는 단체장 개인의 성 향이나 이해득실에 맞춰줄 것을 강요받는 분위기로 바뀐다.

일례로, 하동고·하동여고 통폐합 추진과 관 련해 군수 입맛에 맞는 읍장을 발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통폐합이 무산되자 불과 6개월 만에 읍장을 다른 보 직으로 옮겼다는 이야기가 의혹을 뒷받침 할 만한 대표적 사례로 거론되곤 한다. 이처 럼 군수가 원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해 특정 인물을 요직에 앉혔다는 의심은 조직 전반에 “우리의 전문성이나 주민 요구는 정 치적 의도 앞에서 부차적 요소가 되는가?” 라는 냉소를 퍼뜨린다. 

그 결과, 공무원들의 일할 의욕이 꺾이고, 공직사회 전반에 “줄을 잘 서야겠다”는 분 위기가 만연해지면 결국 행정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하동군만의 문제가 아니며, 재선을 노 리는 단체장이 권력을 쥔 채 무리하게 인사 를 휘두르는 사례는 여러 지자체에서 문제 로 지적되어 왔다. 

특히 군 단위 지역에서 군수의 영향력은 상 당하다. 공무원들은 조직 내부의 평가보다 군수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를 먼저 고민하 게 되고, 이 과정에서 공정성과 전문성이 설 자리를 잃는다. 이런 행태가 반복되면, 공직 사회는 군수 임기마다 요동치고, 군민들이 원하는 정책 연속성과 행정 안정성은 물거 품이 된다.


원칙과 예측 가능성이 답이다: 하동군의 내일을 위한 제언


그렇다면 하동군은 과연 어떻게 해야 이 같 은 인사 논란에서 벗어나고, 군민들이 믿을 수 있는 행정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핵심은 인사의 기본 원칙을 되살리고,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있다. 승진이 든 보직 이동이든, 군정 내부에서 정해진 기 준과 절차를 분명히 하고, 이를 군민과 공 무원 모두가 알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 이 시기에 어느 직렬에서 몇 명을 승진시키겠다”는 대략적인 계획을 공표하는 방식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공무원들은 필요 역량을 스스로 파악하고 준비할 수 있으며, 조직 내부에서도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진다.

또한 전문 직렬 배치에 관해서는 ‘최소 근무 기간’ 같은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가령 복지 분야라면, 해당 직렬 공무원이 어 느 정도 기간은 그 자리를 지키며 경험과 노 하우를 쌓게 하는 식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 더라도, 이런 식으로 전문성을 안정적으로 축적해 나가야만 군민들은 양질의 행정 서 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건축·토목·수산· 전산 같은 기술직도 마찬가지다. 특정 부서 에서 착수한 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전문 가가 책임감 있게 담당한다면, 업무 효율과 대민 만족도가 모두 높아질 것이다.

무엇보다 인사권을 가진 단체장 스스로가 “ 인사는 나의 정치적 무기”가 아니라 “군민 을 위한 공직사회를 건설하는 책임”이라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군수에게는 인사권이 주어진 대신, 이것이 제멋대로 휘두를 수 있는 ‘특권’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 ‘고도의 책무’임을 재확인해야 한다는 뜻 이다. 인사에 대한 불만과 의혹이 커지면, 군민의 행정 신뢰도는 낮아지고 공무원들 의 사기는 추락한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 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하동군이 “끝없이 뒤바뀌는 인사”라는 오명 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무원 조직 내외 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 기 울이고, 인사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재정립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지 몇몇 보직 이동을 미봉 책으로 처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근본적 인 제도 개선과 함께 인사 운용 방식 전반 을 투명하게 공개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 다. 그렇게 해야 “줄 잘 서야 살아남는다” 는 풍조 대신, “업무추진 능력과 전문성을 키우면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긍정적 문화가 자리 잡고, 궁극적으로 군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훨씬 커질 것이다.

“인사가 만사(人事가 萬事)”라는 말은 누구 나 알지만, 실제로 제대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인사를 잘못 운용했을 때 벌어 지는 혼란과 폐해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하 동군이 이 시점에서 바른 방향으로 인사 제 도를 정비, 시행하지 않는다면, 군민들에게 돌아가는 불이익은 더욱 커질 것이고, 공직 사회의 무력감은 심화될 것이다. 

이제 하동군은 더 늦기 전에, “인사가 군정 의 기틀을 잡는 핵심이다”는 사실을 되새기 고, 공정성과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인 사 혁신에 착수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흔 들리는 조직을 바로 세우고, 하동군의 밝은 미래를 여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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