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춘향전에 나오는 ‘촉루낙시 민루락“… 하동군민은 울고 있다
극한호우 응급복구에 동원된 영세업체들, 비용지급 지연 불만 폭발
- 제 32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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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에 나오는 ‘촉루낙시 민루락“… 하동군민은 울고 있다
극한호우 응급복구에 동원된 영세업체들, 비용지급 지연 불만 폭발
면과 군청, 서로 ’보고 지연‘과 ’재배정 늦었다‘ 주장… 진실공방하자는 건가?
樵夫 김재영 주간하동 이사
지난 7월 하순 극한호우로 지리산을 끼고 있는 하동 군 일대에도 불과 이틀 동안 무려 700여 mm 강우량 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했다.
옥종과 화개, 악양, 청암 일대 제방이 무너지고 하우 스 단지에 물이 들이닥치면서 엉망이 됐다. 응급 복구 를 위해 하동 일대 중장비와 트럭 등이 긴급하게 동원 됐다. 밤낮으로 복구 작업을 펼쳐 거의 열흘 만에 응 급 복구를 끝냈다.
일부 남은 구간은 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이른 시간 내에 복구를 마친 것이다. 생업을 제쳐두고 자원봉사 활동에 나선 군민들의 노력도 큰 힘이 됐다.
하지만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갑자기 내린 폭우 로 인한 재난이어서 준비도 없이 투입됐던 영세업체 와 중장비 업자들이 자금난을 호소했다.
한 달이 지나가도록 비용을 지급받지 못하다 보니 면 사무소를 찾아가고, 군청을 찾아가서 자금 사정을 호 소했다. 언론기관에도 호소를 하면서 이러한 사정이 널리 알려졌다.
지난달 말에서야 하동군이 면사무소로 복구비 재배정 을 마쳤다. 하지만 복구비를 넘겨받은 면사무소가 또 지급 요건(자료)을 구비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이런 모습이 지난여름 극한호우에 따른 응급 복구와 비용 정산 과정에 펼쳐진 숨겨진 사연들이다. 참으로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모습이다.
통상 재난 응급 복구 요인이 발생하면 투입된 중장비 와 인력들에 대해서는 중간 정산을 해준다. 1차례 또 는 수차 나눠서 유류대와 품삯 등을 지급하기도 한다. 그리고 가능한 이른 시간 내에 마무리 정산을 마쳐서 영세업체들이 자금난에 부치지 않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하동군은 이런 상식적인 과정이나 배려, 과연 이것을 풀기 위한 공무원의 노력이 있었던가 하는 의 문을 남긴다.
본지가 취재 과정에 느낀 점은 면사무소는 본청에 책 임을 떠넘기고, 본청은 면사무소가 정산자료를 늦게 올려서 그렇다는 이른바 ’핑퐁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 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지난 정부도 마찬가지지만 새 정부 들어서도 지역경 제 살리기를 위해 예산 조기 집행을 독려하고 있다. 심지어 자치단체마다 예산 집행 실적을 평가해서 시 상하고 있다.
하지만 하동군은 범정부 차원의 지역경제 살리기 정 책을 외면하고 있는 건지, 무시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 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왜 그러는 지? 그 이유에 대해서 알 길이 없다는 반응이다.
하동군도 긴급한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예비비를 준 비하고 있었으며, 국가가 지원하는 특별교부세도 이 미 확보하고 있던 상태였다. 공무원이 좀 더 성의를 가 지고 챙기고, 또 군수가 신경을 좀 더 썼더라면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설명하면, 이번 사태는 공무원의 직무태만이다. 선출직인 군수야 주민소환제에 의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이번 사태의 전말을 챙겨서 공무원의 책임 소재를 밝혀야 한다.
굳이 법률적으로 설명하면 부작위에 대한 책임이다. 긴급한 상황에 맞게 능동적으로 일을 해야 할 공무 원들이 제때 필요한 공무를 게을리한 책임인 것이다.
이래야만 재난에 시달리고, 복구에 멍이 든 군민들의 생채기를 조금이나마 어루만져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군수가 나서서 지역경제를 살리고, 군민을 보호하고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구호를 아무리 외쳐봐야 현장에 서 이러한 파열음이 되풀이되면 허공의 메아리와 다 를 바 없게 된다.
민선 8기의 마무리 연도를 맞아 혹여 이와 같은 민생 현장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승철 군수의 세심 한 배려와 챙김이 필요해 보인다.
추석을 앞두고 빠듯한 살림에 어려움을 겪는 군민이 많다. 행정이 나서서 조금이라도 이런 근심을 덜어줄 수 있는 묘책을 마련해서 실행하길 바란다.
좋은 행정은 아닐지라도 기본은 갖춘 행정의 모습으 로 회복하길 바라는 것이 군민들의 마음임도 헤아려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