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첩 어민들의 생각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 섬진강 하류 재첩 서식환경 실증 조사
연구 용역 중간보고회 자리에서 주민들과 해당 기관들 갈등 폭발
- 제 38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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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첩 어민들의 생각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 섬진강 하류 재첩 서식환경 실증 조사
연구 용역 중간보고회 자리에서 주민들과 해당 기관들 갈등 폭발
주민들이 ‘연구 용역 관련 합의서’ 작성 요구… 기관들 “한 달만 시간 주세요”
중요한 자리에 하동군수나 부군수 등 책임자 참석 없어 어민 불만 폭발
군은 재첩을 특산물로 운운하면서도 서식 환경 용역조사에는 관심 없나 ?
■ 섬진강 하구인 하동읍 지역 재첩 서식 환 경 조사를 놓고 어민과 관계기관 간에 갈등 아닌 갈등이 격렬해지고 있다.
하동읍 일대 재첩잡이 어민들은 20여 년 전 부터 상부댐에서 유량을 조정하는 바람에 섬진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바닷물이 역류 해서 재첩 개체수가 줄어들고 폐사가 늘어 난다며 대책을 호소해 왔다.
이에 따라 영산강유역환경청과 한국수자원 공사 등이 공동으로 한국환경연구원과 전 남녹색환경지원센터에 의뢰해 ‘섬진강 하 류 재첩서식환경 실증조사 연구’ 용역을 진 행 중이다. 이 자리에 국민권익위원회 관계 자가 고충민원 중재 차원에서 참석했다.
지난해 1차 년도 용역보고회에 이어 지난 12월 18일 적량면 복지회관에서 관련 기 관 관계자와 하동군과 광양시 재첩어민, 양 시‧군 공무원, 시민단체, 어민들이 위촉한 자문단 교수 등 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2 차 년도 용역보고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용역을 진행한 한국환경연구원이 먼저 그 간의 연구 성과와 자료들을 공개했다. 재첩 의 서식 가능 온도와 재첩이 죽는 해수농도 (PSU) 등을 발표했다.
지난 1년 동안의 연구성과 이모저모를 발표 했다. 취재차 현장을 찾은 본지 기자도 처음 접하는 내용들과 생소한 연구자료들이 많 아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취재 과정 에 많은 정보를 알게 됐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내용들이 많았다.
용역기관의 발표가 끝나자 어민들(특히, 하 동 섬진강염해피해대책 위원회)의 질의가 이어졌다.
질문의 요지를 모아보면, 어민들은 재첩서 식 환경을 조사를 해 달라고 하는데 왜 엉 뚱한 분야에 매달려 용역을 하는지? 그리고 상류 방류량 감축에 따른 어업 피해에 초점 을 맞춰야 하는데도 엉뚱하게 ‘재첩의 서식 온도’와 관련한 연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내용들이었다.
■ 이날 용역 보고회는 사실상 거의 성과 없 이 끝났다.
어민들은 “이번 용역이 어민들이 바라는 기 준점을 찾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결국 이런 상태로 용역보고서가 만들어지 면 중상류에서 공업용수와 농업용수로 물 을 빼가더라도 섬진강 하류 재첩 생태계에 는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면피성 자료로 악용되게 된다고 지적 했다.
이에 대해 용역 업체와 기관 측은 “내년 3월쯤 2차 년도 용역보고서가 최종 작성 제 출될 것이므로, 오늘 제기한 문제점을 보완 해서 용역 보고서 작성을 마무리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응해 어민들(하동 섬진강염해피해 대책 위원회)은 또다시 “섬진강재첩 서식환 경 실증조사 연구 항목 조정 및 연구 결과 의 정책적 활용 제한”이라는 제목의 합의서 작성을 제안했다.
거의 100여 개 항목에 걸쳐 하동군 대책위 원회 최지환 대표가 반박을 했다. 그간의 관 련 연구자료는 물론 실증자료, 데이터, 그리 고 기관이 내놓은 문서와 자료 등이 동원됐 다. 참관자들 모두 어떻게 저렇게 상세하게 자료조사를 했으며, 논리적으로 반박을 할 수 있느냐며 박수를 보냈다.
어민들이 제시한 합의서 주요 내용에는, 특 히 염분농도 실험을 10~15PSU 구간에서 1PSU 간격으로 나눠서 연구를 하라고 적 시했다. 그리고 ‘재첩-온도’ 관계 연구를 할 게 아니라 ‘재첩-염분-유량’의 관계를 연구 해 달라고 주장했다.
특히 재첩이 어떤 조건(PSU)에서 죽는지 등과 같은 연구를 할 게 아니라, 어떤 조건 에서 가장 생존을 잘하는가를 연구하라고 주문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금까지 첫 번째 3년 간의 연구 용역에 이어 두 번째 3년간의 연 구 용역 기간 중 2년 차 보고서는 어민들에 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연구의 목 표와 수행 방법을 바꾸라는 요구에 방점이 주어졌다.
“이날 발표된 중간보고회 자료를 보면, 상 류 댐에서 물을 적게 내려주고 많이 퍼가려 는 수자원관리 기관의 권모술수가 내포돼 있음을 어민들은 엄중 경고하고 있다”고 어 민들은 밝혔다.
재첩어민들(하동 섬진강염해피해대책 위 원회환)은 10분 간 정회를 거쳐 의논해서 합의서에 오늘 서명을 하라고 주장했다.
■ 하지만 이날 재첩 어민과 기관 간에 합 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끝났다. 양측은 앞 으로 1달 간의 기간을 두고 충분히 생각해 서 합의서를 작성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 다. 일부 합의 내용의 조정도 가능하다는 단 서를 남겼다.
하지만 양측의 연구 용역 목적과 진행 방식 에 있어서 이미 큰 차이를 보인 만큼 갈등이 봉합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어민들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로 수자원 공사와 환경부 등 관계 기관과 용역기관 전 문가들이 참석했는데도, 하동군수를 비롯 해 하동군의 책임 있는 직위의 공무원이 참 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불만을 토로했다.
어민들은 이날 용역 중간 보고회에는 최소 한 군수나 부군수, 국장급 이상의 하동군 관 계자가 현장에 찾아와서 용역의 특성과 어 민들이 바라는 초점이 정확하게 용역에 담 기도록 독려하는 발언이 필요했다고 밝혔 다.
이와 관련해서 어민들은 하동군이 섬진강 재첩을 녹차와 딸기, 대봉감 못지않은 특산물이라고 운운하면서도 정작 재첩서식환경이 어떻게 유지되고, 현재 어떤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도 가지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재첩 어민들은 거의 20여 년 동안 어민들 이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격론을 벌이고 있 는데도 하동군은 거의 뒷짐만 지고 있는 듯 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질타를 이어 갔다.
■ 이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는 하동 군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어민들은 “수자원공사와 영산강유역청 등 용역을 발 주한 기관들이 어민 편이 아니라 공업용수와 농업용수를 좀 더 취수해 가려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당위성을 확보하려는 것에 집 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하동군이 이러한 기관들에 맞서는 용역을 발주해서 대응할 수 있는 자료를 확 보하는 것이 재첩 서식 환경도 유지하고, 정 부가 필요로 하는 각종 용수 확보하려는 시 도와 균형(대칭)을 맞출 수 있다고 주문한 다.
따라서 하동군이 수자원 관련 정부 기관들 이 투입하는 수십억 원 예산의 3분의 1 정 도라도 투입해서 신빙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재첩서식환경에 관한 연구 용역을 수행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과학적 용역이어야 하 며 응용적(정책적) 측면의 용역 자료를 도 출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이래야만 섬진강 재첩 어민들이 수자원 관 리 기관들과 맞서서 재첩 서식지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하동군 혼자의 예산으 로 대응력이 부족하면 섬진강을 공유하고 있는 광양시와 힘을 합쳐서 공동으로 용역 을 발주하는 방법도 좋은 방안이라고 주장 한다.
그리고 섬진강 하류 재첩서식환경 연구 용 역 보고회와 같은 의미 있는 행사에는 하동 군수와 군 행정도 반드시 참가해서 연구 용 역을 유심히 관찰하고 용역에 무게감이 실 리도록 해 줄 것도 요청한다.
2번째 용역 3차 년도 가운데 2차 년도 중간 보고서가 내년 3월 쯤 나오게 되면 재첩어 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불과 2~3달 만에 어민들이 지난 12월 18일 중간 보고회에서 요구하는 연구 결과가 보고서 에 담길지 의문이다.
어민들은 “첫 번째 용역도 엉터리여서 두 번째 용역을 수십억 원을 들여서 추진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된 연구자료를 도 출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일단 내년 3월 경 제출될 2차 년도 중간 보고서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두 번째 용역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인 지해야 하며, 어쩌면 이번 용역이 마지막이 될 수 있음을 무겁게 인식해야 한다. 섬진강 전체의 생태 복원은 우리 어민 전체의 숙원 이며, 어떻게 하면 생태환경의 보존과 재첩 의 서식 환경을 유지할 건지가 이번 용역에 서 주안점이 되기를 바란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