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면 신월리 로터리 소나무 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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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 관리를 잘못했거나, 재선충에 감염됐을 수도…원인이 무엇인지 하동군은 밝혀야 한다

악양면 동정호 안 금송도 고사, 문화예술회관 내 반송도 고사 직전 

하동읍 삼성프라자 앞 로터리 만리향은 왜 베었는지 궁금증 더해


하동군 고전면 신월리 삼거리 로터리 한가운데 심은 소나무가 거의 고사 상태에 있다. 

9월 말 현재 대부분의 솔잎이 겉보기에 이미 말라 붉은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부분적으로는 흰색을 드러내고 있어서 고사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소나무는 통상 고사 요인이 발생한 지 적어도 4~5개월이 지나야 고사 흔적을 나타내는 것으로 봐서, 원인은 이미 올해 초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식생 조건이 맞지 않아서 고사하게 된 건지, 아니면 재선충에 감염된 건지는 하동군이 역학조사를 해봐야 한다. 원인이 무엇이든지 현재 상태로는 소사무를 회생시킬 수 있는 단계를 지난 것은 확실해 보인다. 

하동읍 진입로여서 매일 수천 명의 군민과 외지 방문객들이 이 길을 지나면서 로터리 중앙에 심어져 있는 죽어가는 소나무를 쳐다볼 것이다. 그리고 각자 나름의 소회를 가슴에 담을 것이다. 

원인을 살펴볼 때, 식생 관리를 잘못해서 죽어간다고 한다면 하동군이 대단히 책임이 크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 재선충에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단순히 자연재해라고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소나무는 1차 활착만 이뤄지면 거의 성장하는 데 큰 문제가 없는 비교적 관리가 쉬운 수종이다. 신월 로터리 소나무는 최소한 30년이 넘은 수령으로 이식한 지 수년 동안 잘 자리를 잡았었다. 

하지만 최근 고사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봐서, 옮겨 심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거나, 또 당초 옮겨 오기 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지난해 말 이후 관리를 부실하게 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아니면 올여름 가뭄과 고온에 시달려서 그런 건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야산에 있거나 가까운 하동읍 목도 송림공원에 있는 소나무는 비슷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있다. 또 다른 면에서 보면, 재선충에 감염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야산에 밀생해 있는 소나무는 몰라도 가로수나 조경수로 관리해야 할 대형 소나무에 대해서 재선충 관리를 하지 않았다면 이건 군민들에게 하동군이 그 경위를 밝혀야 한다. 

재선충은 소나무에는 무서운 해충이지만 봄철 우화기에 살충제만 제대로 살포해 주면 여름 내내 별다른 탈 없이 지낼 수 있다. 만약에 재선충에 감염됐다면 하동군이 조경수에 대한 최소한의 관리도 소홀히 했다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결론컨대, 신월 로터리 소나무는 곧 제거하거나 교체해야 할 지경이다. 이 소나무가 이곳에 심어지게 된 배경은 짧은 소설에 버금갈 정도로 많은 사연을 안고 있다. 그 사연만큼 또 다른 사연을 안고 최후를 맞이하고 있는 소나무를 보는 군민들의 마음은 천 길 벼랑에서 떨어지는 심정일 것이다. 


■ 이에 앞서 악양면 동정호 안 금송도 고사했다. 이뿐만 아니라 하동읍 문화예술회관 기념식수인 반송도 고사 직전이다. 이 나무는 하동인이 자랑하는 당시 이팔성 우리은행 회장이 기증한 기념식수 목이다. 하동읍 삼성프라자 앞 로터리 중앙에 심은 만리향은 베어버렸다. 

기증받은 수목이란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상징성이 크고 군민들의 애착이 큰 나무들이다. 

군민들은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우연인지 관리 부실에 의한 인재인지 궁금히 여기고 있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