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동읍 식당 영업이 안된다 … CCTV 설치와 관련이 있을까?

CCTV 전성시대 … 잘 쓰면 약, 악용하면 독이 되는 이상한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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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전성시대 … 잘 쓰면 약, 악용하면 독이 되는 이상한 장비 

개인의 사생활이 감시받거나, 설치 목적 벗어난 용도도 사용되지 않아야


하동군민은 좋은 역할만 하는 순기능적인 CCTV라고 알고 있다

설치를 늘리는 게 과연 주민을 편안하게 하고, 더 안정감을 줄지는 의문


CCTV가 AI와 스마트폰과 함께 디지털 시대 3대 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 셋은 좋은 점 못지않게 부작용을 상당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 CCTV는 쓰임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요즘 마약과 여성 범죄, 절도와 폭행 등 다양한 범죄가 잇따르지만 CCTV 덕분에 무조건 잡히니 완전범죄는 없다고 말한다. 거의 모든범죄는 CCTV가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것으로 보도를 통해 알게 된다. 해 묶은 오랜 범죄들도 CCTV 자료를 통해 실마리가 잡히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경남 도내 자치단체들도 앞다퉈 CCTV 설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찰도 행정에 추가 설치를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범죄 예방과 해결에 유용한 수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위 사례들은 CCTV의 좋은 점들이다. 하지만 CCTV가 자칫 운용하기에 따라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해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벌써 나오고 있다. 

하동군만 하더라도 전체에 1000대가 넘는 CCTV가 설치돼 있 다. 하동읍시가지에만 100여대가 설치돼 있다. 이러고도 부족하다며 추가 설치를 요청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계속 늘리는 것만이 좋을까? 

하지만 하동읍에 ‘고해상 먼 거리 추적 CCTV’가 설치된 이후 음식점을 중심으로 손님이 줄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상식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시설이다. 또 설치 목적에 견주어도 전혀 예상치 못한 현상이다. 

특히 하동읍시가지에는 짧게는 20~30미터 간격으로 CCTV가 설치돼 있다. 그러다 보니 누가 누구와 언제 어느 식당을 이용하는지를 누군가가 감시를 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군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동읍은 군청을 중심으로 농협과 여러 공공기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식당을 비롯한 커피숍 등 소상공인들이 장사를 하며 먹고 살고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CCTV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걱정에 차를 타고 시가지 외곽으로 빠져나가 버린다. 

실제로 공무원들에게 물어보면 요즘은 예전에 자주 다녔던 하동읍 단골 식당에는 가기가 꺼림직하다는 반응이다. 참으로 지극히 상상일지 몰라도, 혹여 CCTV를 관리하는 하동군이 범죄 예방이나 불법 주정차와 교통 단속 등의 본래 목적을 벗어나서 활용되는 건 아닌지 궁금증을 낳는다. 

다시 말해 설치 목적을 벗어난 영역의 감시를 하는 건 아닌지 의심을 품는 군민들도 늘어나고 있다 는 이야기다. 

다시 풀어서 설명하면, 하동군 CCTV 통제센터를 통해 혹여 개인의 일상 행위가 감시받게 되지는 않는지 우려하고 있다. 이런 우려가 CCTV가 촘촘하게 설치된 하동읍 보다는 외곽으로 밥 먹고 차마 시기를 하러 떠나게 하는 건 아닌지 상상해 본다. 

이런 것들이 하나의 이유일지라도, 하동읍을 벗어나 인근 면 단위 하동 관내 업소를 이용하게 만든 다면 그나마 균형발전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것이 아니라 섬진강 건너 광양으로 가거나 진주나 사천 쪽으로 더 멀리 떠나가게 되면 지역경제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은 빤하다. 

요즘 하동읍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인용하자면, “A 공무원이 누구 누구와 어디서 언제 밥 먹은 것을 군청에서 다 알고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하동읍에서 밥 먹기도 부담된다. 그러니 요즘은 멀리 떠나서 만남을 하고 있다”고 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CCTV는 디지털 장비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그 기기를 사용 하는 인간은 거짓말을 할 수 있다. 혹여 하동군이 CCTV 운영 방법의 미숙으로 위에서 설명한 사례들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그 운영방식은 개선돼야 한다. 나아가 본래 CCTV 설치 목적에 부합하는 합법적인 행정 집행만 하기를 충고한다. 

민선 8기 이후 하승철 군정에서 유별나게 ‘너편 나편’이 심하게 갈리고 있는 듯하다. 혹여 CCTV가 ‘너편 나편을 가르고’ 그것을 책동하는데 악용되고 있지는 않는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에 이런 사례가 단 한 건이라도 있었거나, 또 앞으로 있게 된다면 이건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수 있는 범죄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더 평온하고 걷고 싶고 살기 좋고 정이 넘치는 화목한 하동읍을 다 함께 가꾸어 나가야 한다. 하동군청의 적극적인 물적 시설 개선이나 정책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편안하지 않게 하는 요소를 먼저 제거하고 안심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늘 기억하길 바란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