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염분 농도와 재첩 서식 … 어민들의 반발은 더해 간다

영산강유역청 ‘재첩 서식환경 실증조사’ 용역… 어민들 결과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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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염분 농도와 재첩 서식 … 어민들의 반발은 더해 간다


영산강유역청 ‘재첩 서식환경 실증조사’ 용역… 어민들 결과에 반발 

“하동군이 발주한 ‘섬진강재첩 염해피해 연구용역’ 결과와 다르다” 

어민들 “연구 목적과 가설 설정 잘못되면, 그 연구 용역은 무용지물”  

어민들 “하동군이 발주한 용역자료로 영산강 유역청 등에 대응하겠다”




섬진강 재첩 어민과 수계를 관리하는 기관 간에 갈등 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하동읍 일대 재첩 어민들은 상 류 댐으로부터 흘려보내는 유수량이 줄어들면서 하류 지역 재첩 서식지인 하동읍 일대 섬진강의 재첩잡이가 예전보다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민단체가 집단 반 발을 하고 나섰다. 

하동읍 상류인 악양 건너편 다음면 지점에서 인근 산업 단지로 용수 공급을 위한 취수를 늘리므로 해서 물 흐 름(유수량)이 줄어든 것이 재첩잡이에 영향을 미친다 고 반발 이유를 설명한다. 

어민들의 이 같은 집단 반발과 민원 제기에 따라 영산 강유역청 등 섬진강 수계 관리기관들이 ‘재첩서식환경 실태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번 1차에 이어 이 번이 2번째 용역 중이다. 

지난달 하순 2번째 2년 차 용역보고를 앞두고 예비 설 명회를 가졌다. 중간 보고서의 설명을 들은 어민들은 용역 자체에 대해서 반발했다. 사실상 이날 보고회는 거의 성과가 없었다. 

재첩어민단체가 조목조목 반박을 하며,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서 도대체 왜 이런 용역을 하느냐?”며 질 타했다. 

어민들은 염분농도 10~15 psu 구간에서 1psu 간격으 로 재첩의 서식 환경을 조사해 달라는 주문을 수차 했 음에도, 재첩이 어떤 조건에서 죽는지를 연구 조사하고 있다며 용역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식으로 용역을 진행할 바에야 즉시 중단하라는 격 한 반응도 나왔다.   

이에 맞춰 하동재첩어민들은 하동군이 재첩 서식 또는 염해 피해 연구 용역을 발주해서 영산강유역청 등 섬진 강 수계 관리기관과 대응할 수 있는 연구 자료를 도출 해 낼 것을 요청했다. 

하동군은 지난해 4,8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한국수산 증‧양식기술사협회 김병기 박사팀에 의뢰해 ‘섬진강재 첩 염해피해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지난 1월 23일 하동 군청 소회의실에서 용역 결과 발표가 있었다. 

이날 발표한 주요 내용은 재첩은 12.8에서 15psu의 염 분 농도에서 서식이 가장 활발하고, 그 이상과 이하에 서는 먹이 활동과 그에 따른 성장이 불량하고 결국 폐 사율이 높아진다는 요지가 도출됐다. 

용역기관은 재첩의 잠입률과 여과섭취율, 패각성장, 육 질성장, 비만도 등의 5가지 핵심 정량지표를 어민들에 게 제시했다. 

이 연구에서는 영산강유역청 등의 용역자료와는 달리, 염분농도 15psu에서 재첩 생산성과 비만도 등 생육상 태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용역자료를 놓고 하동재첩 어민들은 “섬진강 수계 관리기관이 확보한 용역자료에 근거한 주장에 대 응할 수 있는 단서가 마련됐다”며 반겼다. 한마디로 큰 힘을 얻었다는 반응이다. 

재첩 어민들은 실증연구를 더 확대해서 연구 지점을 당 초 2곳에서 4~5곳으로 늘리고, 자료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염분환경을 조성해서 실시한 실 험실 내 연구 이외에 현지 실증실험을 통한 자료를 도 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어민들은 용역 사업비가 부족하면, 추가로 예산을 확보 해서라도 자료의 신뢰성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심층 연 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동군도 “올해 1억 원의 추가 예산을 확보했다”며, “ 섬진강의 재첩 서식환경이 보존되고 재첩어민들의 피 해를 예방하고, 어민들이 수계 관리기관에 대응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염해 피해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어서 피해 발 생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 대책이 마련되도록 행정적 지 원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어민들은 하동군이 용역 발주한 연구자료를 토대로 섬 진강 수계 관리기관들에 대해 지금부터 본격적인 대응 에 나서겠다는 태도다. 

무엇보다 영산강유역청 등이 ‘염분농도가 얼마, 즉 몇 psu에서 재첩이 폐사를 하는지’에 방점을 두고 진행하 는 연구용역이므로 가설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 다. 따라서 이 용역은 더 이상 진행해 봐야 어민들과 는 무관하므로, 결과에 수긍하지도 않겠다는 반응이다. 재첩어민들은  “한국수산증양식기술사협회가  내놓은 염분농도 15psu에서  재첩의 서식활동이 가장 활발하 다는 기준점을 제시하며, 앞으로 재첩 주요 서식지에 염분농도가 15psu 전후로 최대한 유지되도록 상류 댐 의 유수량 관리를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하동군도 어민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 는지를 세밀하게 파악해서 재첩 어민들의 보호 대책을 세워 자치단체 차원에서 대응해 줄 것을 요청하다”라 고 밝혔다. 

하동군은 “이번 용역자료를 바탕으로 어민들 보호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에 적극 나서겠으며, 용역 사업비 등이 부족하면 추경예산으로도 확보해서 지원하겠다” 고 밝혔다.     

섬진강 수계를 관리하는 기관은 한정된 담수량을 어떻 게 효율적으로 산업용과 식수용 등으로 효율적으로 활 용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 반면, 재첩 어민들은 재첩 서식에 적합한 염분 농도가 유지되도록 유수량 관리를 해달라고 주장하면서 맞서고 있어서 접점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오는 3월 이전에 수계 관리기관은 이미 발주한 연구용 역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고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하동 재첩 어민들은 더 이상 잘못된 용역에 끌 려다니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올해부터 재첩어민과 수계 관리기관들 간에 갈등의 골 은 더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재첩도 잘 자라고, 어민들의 소득도 유지되고, 수계 관리기관들이 용수 수요에 잘 대응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가장 관건이 되고 있는 

섬진강 댐 유수량의 조정, 즉 갈수기 유량 관리를 어떻게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할 것인지 그 접점을 찾아 야 한다. 

재첩 어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한 진정한 소통만이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불가피하게 피해가 

발생하게 되면,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기준에 의거해 신속하게 보상하겠다는 전향적인 태도도 이 문제를 근 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