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에 대한 믿음’, ‘행정 발표에 대한 믿음’ … 이것이 불신을 받으면?-성과 홍보가 절박한 상황인 듯

“팩트하동” 전단지성 내용물이 지난해 말 sns를 통해 나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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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하동” 전단지성 내용물이 지난해 말 sns를 통해 나돌아 

하동군이 제작한 건지, 외부에 누군가가 만든 건지 확인하지 못해


정부와 자치단체는 해마다 일정액의 홍보예산을 확보해서 정책이나 성과들을 알리고 있다. 대부분 기관에서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다. 

하지만 100%의 신뢰도를 담고 있어야 할 보도자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그 내용에 담긴 성과들에 대해 추가 검증의 필요성이 제기된다면 홍보 정책이 대단히 잘못된 사례가 된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되면, ‘행정에 대한 믿음’, ‘행정 발표에 대한 믿음’이 바닥에 떨어지게 된다. 행정이 어떤 정책을 내고, 그것에 관련한 설명을 덧붙여도 구성원들이 더 이상 신뢰를 갖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하동군에서 요즘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하동군은 지난 2024년 한해 동안 많은 일을 했다. 그때그때 보도자료를 통해 알리기도 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유사한 관련 자료들을 모아서 특집성 보도자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어떤 보도자료는 배포를 전후해서 언론사에 홍보예산을 집행하기도 한다. 반드시 특정 사안의 홍보와 연관을 짓는 것은 아닐지라도 언론인들은 그것을 이른바 밑밥이라고 이해한다. 일각에서는 당연한 ‘주고-받음’이라고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고도 군민들이 행정과 그 행정 성과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믿지 않는다고 생각해서인지, ‘하동에 떠도는 소문들 “팩트체크”’ 라는 찌라시성 유인물을 만들어서 그것을 sns를 통해 돌리고 있다. 

이번에 알린 ’팩트체크‘는 지난달 23~24일 쯤 sns를 통해 나돌기 시작했다. 그 내용을 대략 보면, 하동군이 2024년 공모사업비로 역대 최대규모인 1,247억 원을 확보했다. ’이 사실은 팩트다‘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본지가 최초 SNS 발생지를 추적했지만, 워낙 돌고 돌아서 온 것을 받은 내용이어서 하동군이 만든 건지, 외부에서 누군가가 만든 건지 또 바깥에서 만들었다면 하동군과 어떤 관계자인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예산 규모가 전년도에 비해 줄어들었으며, 2025년 올해예산 규모도 또 줄어들었다. 공모사업비 확보가 크게 늘었는데도 전체 예산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또 군민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의문을 더한다. 

이 내용은 보도자료로 이미 배포됐으며, 지역신문을 비롯해 포털 언론과 다수의 도내지 등에 게재됐다. 

그런데 왜 새삼 이 사실을 팩트라며 또 다른 방식으로 sns를 통해 홍보를 강화하고 있을까?

이번에 sns상에 떠돌고 있는 ’팩트체크‘는 총 3장으로 구성돼 있다. 한바닥에 4개의 팩트 등 총 12개의 주요 사업에 대한 자료가 담겨 있다. 

내용을 더 살펴보면, ’귀농귀촌인구 증가‘를 비롯해 ’소규모 건설 조기 발주‘, ’금오산일대 해양관광단지 행정절차‘, ’갈사산단 관련 소송‘, ’하동군보건의료원 관련‘, ’상상도서관‘, ’녹차산업 성과‘, ’삼성전자앞 로터리 바위 설치‘ 등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이미 충분히 홍보가 이뤄진 것들이다. 하지만 하동군이 배포한 보도자료와는 사실관계가 조금 다르거나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사안들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그간 군민들 사이에서 “그게 진짜일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건 믿을 수 없다. 깊이 있게 제대로 더 파악해 봐야 한다” 등의 이야기들이 꼬리를 물고 있었던 사안들이다. 

하승철 군수를 비롯해 하동군 공무원들은 올 한해 위에서 적시된 ’팩트체크‘의 성과를 이루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일했다. 그런데 정작 군민들의 체감도는 다르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올 한해 군 행정이 미흡하다는 건지, 홍보 방법이 잘못됐다는 건지는 분간되지 않는다. 무엇이 어떻게 되었건 요즘 ’팩트체크‘라는 내용이 sns 등에 나도는 것으로 봐서는 군민들을 충분히 설득시키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게 이해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sns 홍보는 경남 도내는 물론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서도 보기 드문 사례다. 재난문자 등 긴급성을 가진 일부 행정공지 등을 sns를 통해 알리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근래 하동군에서와 같은 방식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면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한다. 군 행정은 지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새로운 마음 다짐으로 행정을 다시 시작한다는 점에서는 이론이 없다.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하동군의 행정도 지난해 일들은 말끔히 잊어버리고 올해부터는 소통과 신뢰가 먼저 떠오르는 군정과 군정 홍보가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