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에도 벼멸구 피해 심각

수확량 감소 우려…농정당국 방제 실패 논란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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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량 감소 우려…농정당국 방제 실패 논란 불러 


농민들은탄식하지만, 지금은달리방제하거나손쓸길없어

하동군,10월말경대부분수확마쳐…“하동군, 수확량 5% 감소전망” 

농민들은수확량감소도훨씬많을거고, 미질이떨어진다고탄식


하동군에도 벼멸구가 극성이다. 피해가 심각하다. 하동군은 전체 벼논 3800헥타르 가운데 20% 선인 700헥타에 벼멸구가 감염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수확량 감소가 우려된다. 이 같은 피해 면적은 경남 도내에서도 아주 심각한 수준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동군에 따르면, 올해 첫 벼멸구 예찰은 7월 중순 경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예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7월 중순과 8월 중순 2차례 공동방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올여름 이상 고온으로 벼멸구 이상 증식이 되풀이되면서 감염 면적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는 4세대 벼멸구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동군은 공동방제 이후 농민들에게 벼멸구에 적절히 대응할 것을 주문했지만, 대부분의 농민들이 고령인 데다 일손 부족으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 첫주 현재 하동군에는 20% 정도에서 벼수확이 이뤄졌으며, 오는 10월 안에 수확이 마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만큼 현재 농약을 방제하게 되면 잔류농약 검사에서 문제가 드러나기 때문에 쉽사리 방제작업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벼 익음때를 맞았기 때문에 마땅한 적용 약제도 없는 데다, 수확기를 앞두고 잔류농약 검사와 수매 과정에 퇴출될 우려 때문에 농약으로 방제를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하동군은 지금은 벼 익음 시기 이기 때문에 더 이상 벼멸구가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올해 벼 수확량도 5% 정도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호남지역에 벼멸구로 30% 정도의 수확량 감소가 예상된다는 예측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농약 방제로 대응을 할 수 없어서 수확기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여서 하동군이 예상하는 수확량 감소보다 훨씬 감소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농민들은 보고 있다. 

무엇보다 벼멸구를 간신히 피했다 할지라도 전반적인 미질이 급격하게 떨어지므로 사실상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농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비단 하동군만 그런 건 아니지만 올해 농정당국이 벼멸구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다. 2차례의 공동방제가 효과가 있었다면 1세대와 2세대에서 증식을 차단할 수 있었을 거다. 당연히 피해 규모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올해는 태풍이 상륙하지 않아서 비래해충인 벼멸구가 발생하지 않거나 일부 부분적으로 발생했다가 잦아들 것으로 본 것이 오판이었다. 자연재해인지 인재인지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대목이다. 

농민들이 철저히 벼멸구 방제에 나선 하동읍 너벵이 들판은 피해가 거의 없어 글자 그대로 풍년 농사를 기대하고 있다. 피해가 집중된 양보면과 고전면 일대와는 대조를 이룬다. 농정당국의 적극적 대응 여부에 따라 벼농사의 작황이 엄청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근래 보기 드문 풍년을 예상했던 가을 황금 들녘에 벼멸구 피해가 심각하다. 농민들의 가슴은 멍들어 가고 있다. 누굴 원망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변명할지 몰라도 올해 벼 수확은 그 어느 해보다 줄어들어서 풍작은 기대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풍년을 구가했다가 갑작스럽게 흉년으로 바뀌는 상황이다. 자연재해라고 탓하기 이전에 농정당국이 너무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