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모당모당 어린이공원’ 의혹 관련 자체 감사 착수 지시 … 실효성 의문

시공 과정에 군민들의 문제 제기는 뭉개다가 언론에 보도되자 감사 지시 … ‘셀프 감사’ 누가 믿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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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 과정에 군민들의 문제 제기는 뭉개다가 언론에 보도되자 감사 지시 

… ‘셀프 감사’ 누가 믿겠나?  

감사 시작하면서 언론 지적 사항 해명부터 하는 건

제대로 감사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최근 하동군 하동읍 구역사 인근 ‘모당모당 어린이공원’ 조성과 관련해서 민원이 잇따르고 언론에 보도되자 하동군이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하승철 군수의 특별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동군은 “철저히 조사해서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밝히고, 이 사실을 군민들에게 공개하라”는 지시를 하승철 군수로부터 받았다고 감사 착수 사유를 설명했다. 자체 감사 이후 결과나 사안에 따라 감사원 감사도 의뢰할 계획이라는 단서도 밝혔다. 

‘모당모당 어린이 공원 조성’ 사업은 지난해 말 설계에 이어 올해 초 착공해 올해 5월에 준공했다. 하지만 ‘정원형 놀이공원’이라는 개념과 취지와는 달리 시공 단계에서 부터 위치의 부적합성과 구체적인 놀이 아이템과 기구설치, 기구의 소재 등에 대해서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도 하동군은 아무런 대응도 없이 준공까지 마쳤다. 

그러다가 최근 군민들의 논란이 제기되고, 급기야 언론이 잇따라 보도를 하자, 이른바 ‘셀프감사’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두고 군민들은 ‘눈가리고 아웅하기’란 평가를 한다. 

하승철 군수의 최종 결재까지 거쳐 밀어붙이기식 준공과 사용승인을 했음에도 군수 스스로 자체감사 지시를 내린 것은 ‘전형적인 보여주기식행정 ’ 이라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무엇보다 시공 과정에 군민들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뭉개기로 일관하더니 언론에 지적이 잇따르자, 자체 감사라는 카드를 내걸었다는 점이 상식적이지 못하다. 

차라리 처음부터 상급 기관인 경남도청에 외부감사를 요청하는게 훨씬 더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감사권 발동은 민원이 제기되거나 언론 보도 등이 주요 단서나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하동읍 어린이 공원 조성 관련 감 

사권 발동은 위에서 적시한 것처럼 통상적인 사례와 다르다.

그런 가운데 군수가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밝혀 공개하겠다’는 태도는 일면 칭찬받아 마땅하다.

군민들은 하승철 군수 취임 이후 이 같은 이례적인 태도에 대해 ‘자체 감사 결과 별다른 문제가 없다’ 라고 군민들에게 공개하므로 문제의 본질은 뭉개고 넘어가려는 수법이 아니기를 바라고 있다. 왜냐하면 감사를 시작할 거면 은밀하게 진행하고 그 결과만 발표하면 된다.

하지만 하동군은 감사를 착수하면서 이미 언론에서 지적했던 내용 하나하나에 대해서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서 문건으로 해명했다. 

해명 그 자체가 이해 가지 않으며 불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처럼 감사 착수와 함께 언론에 해명부터 하는 경우 감사 결과는 빤하다는 지적이 시작부터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하동읍 어린이 공원이외에도 ‘하동읍 걸고 싶은 예쁜길’ 등 다른 논란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물론 이 사업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공 단계에서부터 논란이 일게 되면 즉시 감사나 현장 확인을 거쳐 공사 중지나 변경, 사업 중단 등의 대응을 하는 것이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기왕에 자체 감사를 할 바에야 하동읍 어린이공원 이외에 ‘걷고 싶은 예쁜길’과 ‘불필요한 시설물 건립 남발과 방치’ 등에 대해서도 자발적 감사를 거쳐 의회에 보고하고 군민에게 알리는 것이 신뢰받을 수 있는 군정이 될 것이다. 

하승철 군정 후반기에 들어 잇따라 터지는 전반기 사업들에 대한 의혹들이 이번 감사를 통해 말끔히 정리되고 남은 2년 동안 군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후반기 군정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