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방소멸대응기금의 희비(喜悲) 희망하동-이 기금의 지원대상에서 빨리 벗어나야해

김재영 주간하동 이사

본문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요즘 큰 화두다. 하동군은 전국 에서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 평가에서 전국 최고 등급을 받았다며 잔치 분위기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서 생각해 보면, 하동군이 전국 지자체중에서 소멸 가 능성에서 빠른 순위에 들었다는 말이다. 

정부는 전국에 89개 지자체를 인구감소 가속화 지역 으로 분류했다. 하동군도 당연히 포함됐다. 이들 지자 체를 대상으로 소멸에 대응할 방안을 스스로 찾도록 유도하기 위해 기금을 마련해 해마다 지자체를 대상 으로 공모형식의 사업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 하동군은 상위 20%인 19개 지자체에 들어간 가 운데 지난 10월 최종 대면 평가에서 최고 등급 지자체 로 선정됐다. 지역소멸에 대응한 투자계획서 검토와 현장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이날 하승철 하동군수가 평가에 직접 참가해 지역소 멸 및 인구 감소 현황과 그 대안으로 ‘컴팩트 매력도 시’를 설명하고 재정적 기반이 될 2025년도 기금사업 의 투자계획을 적극 알렸다. 

하동군은 우수 지자체로 선정돼 160억 원의 최다 예 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한다. 이 사업비로 하 동군은 보건의료원 건립을 비롯해 건강 인프라 구축 과 평생학습관 건립, 노후 공동주택 시설 개‧보수 등 의 사업에 투자 할 계획이다.

이처럼 지역소멸대응 기금은 받아서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으니 일단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 기금은 받아도 문제이고, 받지 못해도 문제다”라는 웃지도 울 지도 못하는 희비의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이 기금을 많이 받는다는 것은 지역소멸 위험성이 그 만큼 크다는 전제다. 그렇다면 인구적인 측면에서 하 동군의 미래는 대단히 불행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 역소멸 가능성 순위에서 하동군은 전국에서 10% 이 내에 들고 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가능한 지역소멸기금은 받지 않 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기왕에 인구급감 시대에 기 금이라도 받아서 출생인구 증가와 인구 유입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선제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반드시 필 요한 사업이다. 

하동군은 앞으로 받게 될 지역소멸대응기금으로 보 건의료원 건립에 매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의료시설이 열악해서 인구감소를 재촉하므로 그 대응책의 1순위로 보건의료원 건립을 추진한다는 게 무조건 잘못됐 다는 건 아니다. 정부가 계획서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 를 부여한 것으로 봐서는 정부의 입장과 궤적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하동군의 경우, 의료원 건립보다 더 다급한 사 업들이 많다. 출생 인구를 늘리고, 귀농과 귀촌 유도 는 물론 우선 젊은 층이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사 업들이 많다. 

당장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고, 정주 여건을 개선해 야 한다. 하동군만이 갖는 매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하동군 민선 8기가 기치로 내걸고 있는 ‘컴팩트 매력 도시’ 조성이 구호로만 그치지 않고 명실상부하도록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지역소멸대응기금이 어떻게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이 느냐에 따라 하동군의 인구 소멸을 지연시키거나 막 아 낼 수 있느냐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출생인구 증 가와 인구 유출을 막아야 하는 과제로 귀결된다. 

결국 이것을 위한 장기 정책과 단기적 시행이 효과적 이어야 한다. 과연 하동군이 민선 8기 들어 시행 중인 장기 인구 정책이 실효성이 있을지 확인이 필요한 대 목이다. 절체절명의 과제가 된 인구감소 대응은 용역 자료나 한두 사람의 생각에서 대안을 찾을 수 없다. 

공동체 내에서 함께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하동군이 추진하는 작금의 정책들이 군민들로부터 얼마나 동의를 이끌어내고 있는지를 고 민해 봐야 한다.        

아무리 정부로부터 사업구상에 대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할지라도 다수의 군민으로부터 흔쾌한 동의를 얻어내지 못할 경우, 그 사업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또 주민 다수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소통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다시 말하면, 복합적인 문제에 부닥치고 있는 하동군 이 인구급감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찾아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내년부터 받 게 될 지역소멸대응기금이 효과를 내도록 하기 위해 서도 군민들로부터 온전한 동의를 먼저 얻어내야 한 다. 지역소멸대응기금을 받는 것이 축복이 되도록 하 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