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물을 짓고 공원 만든다고 줄어들던 인구가 다시 늘어날까?
… 하반기 군정의 방향을 다시 설정하라
- 제 7 호
본문
인구감소를 넘어 곧 인구절벽이 라는 단어가 현실이 됐다. 정부는 물론 전국 지자체가 인구 증가 시 책에 온 행정력을 쏟아붓고 있다. 출생률 높이기는 물론 아이 키우 기 좋은 환경 만들기, 출산과 육아 비용 지급 등 직접 비용 지원을 포 함해 각각의 자치단체마다 다양 한 시책이 실행되고 있다.
하동군도 매년 인구가 급감하고 있어 모든 군정이 인구감소 예방 대책에 쏠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찌 보면 모든 하동 군정 이 출생률 증가를 비롯해 상주인 구 늘리기에 집중되고 있다. 이점 은 여느 자치단체와 크게 달라 보 이지 않는다.
하동군은 현재 상주인구가 4만 명 을 겨우 넘고 있다. 출생과 사망인 구의 추계를 보면, 곧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4만 명 대가 무너질 게 빤하다. 예사롭게 볼 문제가 아 니다. 면 단위 농촌은 물론 하동읍 에도 빈집이 늘어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하동군은 다른 자치단체 와는 많이 다른 특이한 점이 있다. 하동군이 너무 물적 시설 확충에 중점을 두고 있는 듯해서 과연 이 방향이 옳은가 하는 의문을 제기 하는 군민들이 많다.
하동군은 청년 창업을 돕겠다며 ‘청년몰’로 대표되는 일련의 시설 들을 구 하동역사 인근에 건립하 고 있다. 또 이미 단장이 끝난 하동 읍 구간 구 철길 공원을 걷어내고 새롭게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구 상 중이다.
이뿐 아니라 전선 지중화 사업까 지 마쳐 깔끔하게 단장된 하동읍 시가지 도로에 거액을 들어 ‘걷기 좋은 예쁜 거리’ 만들기라는 이름 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 원만 유발하고 있다.
또 청년 창업을 돕겠다며 카페거 리 조성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결같이 땅을 헤집고 건축 물을 새로 짓는 토목‧건설공사에
치중돼 있다. 이러다 보니 정착 필 요한 면 단위 숙원 사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수십억에서 수 백억 원의 사업비들이 대부분 하 동읍에 집중돼 있다.
하동군은 민선 8기 2년이 지난 지 난달 하반기부터 각 읍면을 돌면 서 ‘이동군수실’을 운영했다. 군수 가 군민을 직접 찾아가서 소통도 하고 불편한 생활민원을 들겠다 는 취지가 담겨 있다. 이동군수실 운영 과정에 제기된 민원을 살펴 보면, 크고 작은 생활 불편과 시설 개선 요구들이 대부분을 차지했 다.
제기된 민원들은 너무도 긴급한 것들이다. 농업용수 시설 설치나 개선, 오‧폐수 시설 보완 등이다. 이처럼 이동군수실을 통해 성격 이 유사한 민원들이 폭증했다는 것은 하동군이 근래 이 부분에 예 산투입을 게을리했다는 증거다.
하동군은 그렇지 않아도 금성면 갈사산단을 비롯해 광양만권 산 업단지 조성 불발로 재정 압박이 커져 각 지역의 숙원 사업들이 자 꾸 뒤로 밀리고 있다. 그런 데다 하 동읍에 필요 이상의 건설 예산을 집중시키는 바람에 이처럼 면 단 위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 소외감 을 느낀다는 군민도 다수다.
아이를 많이 낳고 찾아드는 인구 가 늘어나려면 공원과 도로 시설 도 중요하지만, 먹고살 수 있는 일 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일자리를 청년 카페 창업 유도로 늘리려 한다는 하동군의 방침이 과연 바람직한 건지 고민 해 봐야 한다.
하동읍 일대에 줄잡아 50여 개의 카페가 이미 영업을 하고 있다. 일 부 몇몇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운영난을 겪고 있다. 그런데도 청 년 창업 카페거리를 만들고 그것 을 통해 창업과 일자리를 창출하 겠다는 것이 현실에 얼마나 부합 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농업과 어업을 주업으로 하는 하 동군민들이 카페에서 휴가나 여 가를 즐길 만큼 충분한 소득이 뒷 받침돼야 한다. 다시 말해 카페를 더 입주시킬 것이 아니라, 더 높은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일자리를 더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 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재정 투입 을 집중해야 한다.
더 설명하면 하동군에 길거리가 지저분하고 공원이 부족해서 삶 의 질이 떨어지고, 그래서 하동을 떠나겠다는 군민은 없을 것으로 본다. 다들 무엇을 하여 생업을 이 어갈 것인가 고민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은 생각만 큼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지혜를 짜내고 또 시간도 오래 걸릴 수 있 는 과제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하동군은 일자리 만들기를 어떻 게 할 것인가 골몰해야 한다. 이것 이 하동의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출발이어야 한다.
누가 지금 하승철 하동 군정을 보 고 미래 100년의 청사진을 고민하 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그리 고 급감하는 인구절벽을 막기 위 한 일자리 만들기에 고심하고 있 다고 평가하겠는가? 그저 잘 있는 도로 헤집고 또 공공건물 지어 보 태고, 멀쩡히 있는 공원 다시 파내 서 돈을 쏟아붓는 군정에 동의하 겠는가?
지금이라도 깊이 고심해야 한다. 물론 민선 8기 하승철 하동 군정이 나름의 목표를 세워 중점 추진하 는 과업도 있다. 다만 군민들의 호 응이 아직은 낮을 뿐이라고 반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군민의 호응도를 높이기 위해서 는 ‘운영 중인 이동군수실’ 형태가 아니라, 언제든지, 어떤 방식이든 지 어떤 장소에서든지 군민들이 부담 없이 군수를 만나 삶을 놓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따뜻한 모습 으로 다가가는 ‘하동인들만의 소 통법’을 찾아서 실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