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동고- 하동여고 통합 과제 … 서둘지 말고 좀 추슬러서 생각해 보자

김종균 주간하동 대표이사

본문





                  

하동고와 여고 통합 문제가 올 상반기 하동군민들에게 최고의 화두였다. 하동군과 교육 당국은 통합을 서두르는 모습을 보였으며, 하동육영원은 아직은 아닌 듯하다는 태도로 결론났다. 

하동고와 여고 통합 여론 조사를 실시해 68%의 높은 찬성률이 나옴에 따라 경남교육청이 하동여고 학교법인인 하동육영원에 통합에 대한 의견을 물었으나 2차례의 이사회 논의 끝에 결국 하동육영원 이사회의 부결로 끝났다. 

다시말해 하동여고의 이사회가 ‘지금은 통합할 때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당분간 학교 통합 문제를 거론하지 말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좋은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 함께 차근차근 탐색해 가자는 메시지도 던지고 있다. 

하지만 하동육영원의 이사회 부결이 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인데도 또다시 하동여고의 통합을 재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물론 누구나 하동의 고등학교 교육 환경과 여건 조성을 위한 목표 달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추슬러서 더 심도 있는 좋은 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은 더하지 않은 채, 마치 하동육영원의 이사회 결정에 반발이라도 하듯이 다급하게 재추진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하동군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의 골만 더욱 깊어지게 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하동의 고교 통합논의가 시작된 이후 의견이 갈리면서 보이지 않는 일종의 갈등이 만들어졌다. 하동군이 주도적으로 통합을 추진했으며, 결과가 이사회 부결로 나왔다면, 무엇이 왜 덜 설득됐으며, 무엇에 관한 토론이 부족했는지 철저한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먼저 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하동군과 시민단체는 한 발 뒤로 물러서고 덕망 있는 인사나 단체를 중심으로 하동 교육의 백년 대계를 구상해야 한다. 어떤 일을 도모함에 있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가, 어떤 단체가 이끄느냐도 목표 달성의 성공 여부가 크게 갈리게 된다. 

인구 절벽의 시기에 때늦지 않게 하동의 미래 교육을 어떻게 이끌어가고 개선할 것인가를 큰 화두로 놓고 군민들의 의견을 모아 나가야 한다. ‘당장 올해다, 내년이다’라는 물리적 시간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을 두고 뜻을 모아나가야 한다. 

더 덧붙이자면 앞으로는 하동군이 하동고교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손을 떼야 한다. 순수하게 군민의 추천을 받아 꾸려진 덕망 있는 단체가 당면 교육과제를 설정하고 풀어나가야 한다. ‘내가 이기느냐, 네가 이기느냐 ’식의 고교 통합을 포함한 교육 환경과 여건 개선방식으로는 앞으로 나아가기가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간 하동군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힘써 왔던 하동군도 통합 과제와는 별개로 지원 대책을 마련해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하동교육지원청과 공동으로 보조를 맞추어 나갈 필요도 있다. 교육전문기관이 이런저런 방안을 제시하면 행정은 그것을 검토하고 묘책을 마련하는것이 순리라고 이해된다. 

단연코 “하동육영원 이사회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식의 주문은 나오지 않아야 한다. 하동육영원도 이사진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2차례의 심도 있는 논의 끝에 내린 결론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올해 초부터 논의되던 통합 방안은 일단락됐다. 

새로운 방안과 방식을 찾아서 다시 추진해야 한다. 마치 힘겨루기 하듯 또는 단체의 위력을 보여 주겠다는 내심을 배후에 깔고 추진한다면 결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은 올해 초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1차 통합의제에 따른 군민들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나 생각의 차이를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 급선무다. 

이러한 역할의 중심에 하동군이 있으며, 하승철 군수의 역할이 크다는 것도 군민들은 잘 알고 있다. 

그야말로 ‘우리 군수님’이 될 수 있도록 좋은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 주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군민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수렴하는 작업이 우선이어야 한다. 

그러한 노력과 방향 전환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