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동군도 기후변화에 대응한 특용작물 개발과 지도에 적극 나서야

기존의 녹차, 딸기, 배 등으로는 가속되는 온난화에 대응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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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이상 길어진 장마에 이어 찾아온 무더위와 함께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 8월 초부터 연일 35~7도를 오르내리면서 많은 사람이 더위에 지쳐가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현상임을 실감 하고 있다. 

30여 년 전보다 여름 낮 최고 기온이 3도에서 5도 가까이 올랐다. 그러다 보니 사람뿐만이 아니라 작물들도 기후변화에 시달리고 있다. 

하동의 특산물이던 하동읍 만지를 중심으로 한 배 과수작물도 경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병해충방제 기간이 늘어지고 또 병해충 발생 회수와 병해충의 양상도 달라졌다. 

한마디로 예전에 비해 영농비는 더 투입돼야 하지만 소득은 줄어드는 양상이다. 그러다 보니 배 재배 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품종 개량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옥종면의 특산물인 딸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겨울철 온도가 올라가면서 비닐하우스 내 온도를 높이는 가온 비용은 줄어들었지만, 봄이 일찍 찾아오고 또 3~4월에도 간혹 기온이 급상승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작물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연히 병해충이나 생육관리가 까다로워졌다. 딸기의 경우 소비자가 먹기 전 물 세척도 까다로운데다 생과를 바로 먹어야 한다. 이러다 보니 재배 농민들이 병해충에 대응해야 하지만 이런 이유로 농약 살포도 제대로 할 수 없어 생육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 

이 밖에 녹차와 대봉감, 양상추 등 특용작물들도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기온 상승에 대응해 하동군에 적합한 작물의 연구와 작목 교체가 시급하다. 

인근 거제시와 통영시 등은 이미 여러 해 전에 기존 작물 대신에 애풀망고와 만감류(황금향, 천혜향)등 아열대 작물 재배를 늘려가고 있다. 

행정이 작물 전환을 적극 지원하고, 판로 개척에도 함께 나서고 있다. 농가소득 창출에 좋은 성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분석들이 언론을 통해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하동군은 지리적으로 아직 거제와 통영보다는 아열대 작물 재배에 부적합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하동군은 작목 전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하동보다 평균 기온이 낮은 산청군도 이미 애풀망고와 만감류 등 아열대 작물 재배를 시작했다. 

물론 하동군에도 농가 스스로 실험적 재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만큼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아열대 작물 연구와 작목 전환 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기존 작물을 지도하던 공무원들을 농과대학 등에 의뢰해 보수 교육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경남농업기술원에 파견해서 아열대 작물재배법을 배우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아열대 작물 재배면적은 경남 1091헥타르로, 전남 2453헥타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하지만 전남에 비해서는 작물 전환이 더딘 편이다. 

신소득작물에 대한 보조사업과 기술지도, 관련 농약과 농자재, 농기구 개발 등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물론 하동군 혼자 추진할 사업은 아니지만 우선 하동군이 처해 있는 작물 재배 상황부터 전면 전수조사를 통해 파악하고 적합한 작물이 무엇일지, 그리고 어떻게 재배치할 건지, 충분한 기초 조사를 먼저 해야 한다. 장기 전략을 세우자는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