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하동시장 보조금사업… ‘행사’가 아니라 ‘상생’이 필요하다

박기봉 하동시장번영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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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시장 보조금사업…

‘행사’가 아니라 ‘상생’이 필요하다


박기봉 하동시장번영회장


최근 몇 년 동안 하동전통시장에서는 활성화를 명분으로 여러 가지 행사들이 개최되었다.


설맞이  전통시장  잔치한마당, 오감 만족 봄나들이 장터, 섬진 강 두꺼비 야시장, 추석 명절맞 이 행사 등에 2024년 8천 3백만 원, 2025년 5천만 원의 적지 않 은 예산이 투입되었다.그러나 과연 이 사업들이 시장 의 지속적인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는 냉정한 점검이 필요해 보이고, 그동안 경험으로 드 러난 문제점들을 짚어 보기로 하자.

첫째, 행정과 상인의 분리가 가장 큰 문제다.

행사는 행정 주도로 기획, 집행되고 정작 시장의 주 체인 상인들은 들러리에 머무르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현장의 수요와 무관한 프로그램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뿐, 매출 증대나 고객 유입의 지속성으로 연결되 지 않고 때로는 오히려 시장 상인들의 매출까지 빼앗 아 가며 빈축을 사기도 한다.

둘째, 읍·면별 동원 방식 인력 운영과 이벤트 중심 예 산 편중이다.

각 읍‧면에서 인력을 동원해 행사 규모만 키우는 방식 은 숫자상 ‘성공’을 만들 수는 있어도, 시장의 자생력 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행정력만 낭비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예산 의 대부분이 가판대나 무대 설치, 공연, 행사 운영비 등 이벤트 비용에만 집중되면서, 정작 상인의 경쟁력 강화나 환경 개선에는 거의 투자되지 않고 있다.

셋째, 수의계약 관행과 보조금 집행과 정산 절차의 불 투명성 문제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예산을 집행하 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하다.

보조금의 집행이나 정산은 보탬 e 시스템으로 이루어 지기 때문에 문제가 없어 보이나, 번영회 집행부의 사 업체 선정 절차가 불투명하고 이사회나 총회에서의 결산 과정이 누락되었다.

보조금은 공공의 자금인 만큼, 집행 과정과 결과는 상 인과 군민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넷째, ‘공짜 소비’를 부추기는 구조 역시 우려스럽다.

호객, 할인, 증정, 경품 위주의 행사는 단기 방문객을 늘릴 수는 있지만, 제값을 지불하고 다시 찾는 소비자를 만들지는 못한다.

행사의 이벤트 참가자에게 뿌려지는 지역 상품권으 로 소비가 촉진되지도 않을 뿐 더러, 시장 상인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가격 질서를 무너뜨리고 ‘공짜만 기대하는 소비자’를 양산하는 결과 를 낳는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결국 포퓰리즘적 선심성 전시행정 으로 귀결된다.

사진에 남는 행사, 보도자료용 성과는 남을지 모르나, 행사가 끝난 뒤 시장은 다시 초라했던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다. 이것이 반복된다면 활성화 사업은 예산 낭 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제는 생각을 바꾸고 방향을 전환하자.

행정 주도의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라, 상인이 기획 부터 직접 참여하고, 상인의 매출과 경쟁력으로 평가 받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보조금은 이벤트가 아니라 시스템과 기반에 투자되어야 하며, 집행과 정산은 투명해야 한다. 하동시장은 행사의 무대가 아니라, 사람이 매일 찾고 다시 방문하 는 생활시장이다.

활성화란 북적이는 하루가 아니라, 장사가 이어지는 내일을 만드는 일임을 행정은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지금까지 하동군이 하동시장에 집행해 왔던 보조금 사업은 전면적인 재검토나 재정비가 필요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