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하동시장, ‘조건부 재개발’이 필요한 이유

박기봉 하동시장번영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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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시장, ‘조건부 재개발’이 필요한 이유


박기봉 하동시장번영회장


하동시장은 단순한 상업공간이 아닙니다. 수십 년 동안 지역경 제의 중심이자, 상인들의 생계 와 삶이 축적된 공간입니다. 


그러나  노후화와  이용구조의  왜곡, 법적 불명확성이 중첩되면서 더 이상 현 상태를 방치하기 어려운 지점에 와 있습니다. 

이제는 무조건적인 철거도, 막연한 존치도 아닌 "조건부 재개발" 이라는 현실적 대안을 논의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 근거는 다음 네 가지로 분명히 정리될 수 있습니다. 첫째, 상인들의 건축비 자부담이라는 역사적 사실

하동시장은 1976년부터 1977년에 걸친 현대화사업 조성 당시, 행정이 전액을 부담한 공공시설이 아니었 습니다. 당시 상인들은 점포를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건축비(25~30만원)를 자부담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임차가 아니라, 사실상 재산 형성에 준하 는 경제적 참여였습니다.

이러한 자부담 사실은 문서와 증언을 통해 다수 확인 되고 있음에도, 오늘날 재개발 논의 과정에서는 거의 고려되지 않고 있습니다. 

상인들은 단순한 사용자가 아니라, 시장 형성의 공동 주체이었기에 이 점을 외면한 채 진행되는 재개발은 정당성을 갖기 어렵습니다.

둘째, 신축 점포 중 늘어난 점포의 ‘공매’라는 모순된 처분 방식

하동군은 과거 시장 내 신축 점포를 조성하면서 기존 칸수보다 늘어난 점포에 대하여 이를 공공임대가 아 닌 인근 점포 상인에게 칸 당 80만원의 공매 방식으 로 처분하였습니다. 이는 행정 스스로 해당 점포를 ‘사 적 재산에 준하는 자산’으로 인식했음을 의미합니다.

만약 시장 점포가 철저히 군 소유의 공공시설이라면 공매 자체가 성립될 수 없습니다. 공매는 사적 재산권 또는 그에 준하는 권리를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행정은 한편으로는 공공시설임을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사인에게 매각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이러한 모순은 재개발 논의에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부분입니다.


셋째, 사인 간 거래에 대한 암묵적 허용과 사용자 변 경의 관행

수십 년간 하동시장에서는 점포의 양도·양수(칸당 4~5천만원)와 권리금 거래로 인한 사용자 변경이 공공연히 이루어져 왔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하동군이 이를 알고도 제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단순한 행정 소홀을 넘어, 사실상 사인 간 거래 를 암묵적으로 허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행정이 오랜 기간 묵인해 온 관행은 신뢰보호의 원칙상 무시 될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 와서 이를 모두 불법으로 규정하고 직계 에 한하여 상속되고 전전대를 금지하는 등, 상인에게 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합니다.

넷째, 건축물 소유권 보존등기의 불법성 문제

과거 하동시장 건축물에 이루어진 소유권 보존등기는 법리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시장부지 109필지(22.245평방미터)에 대한 토지 소유 권과 건축비 부담 주체에 대한 정산이나 보상, 그리고 사용·수익 구조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루어진 보존등기는 비록 무효소송에서 상인의 주장 이 기각되었을지라도 절차적·실체적 하자를 내포하 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상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이 초기 단계에서 명확한 법적 구조를 마련하지 못한 데 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를 이유로 상인에게 일방적인 불이익을 주 는 것은 책임 전가에 불과한 것입니다.

결론: 무조건 철거가 아닌 ‘조건부 재개발’로 가야 합 니다

하동시장의 재개발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역 사적 자부담, 행정의 책임, 상인의 신뢰 이익을 전제로 한 조건부 재개발이어야 합니다. 

상인의 기여에 대한 합리적 보상, 기존 권리의 일정 부 분 인정, 투명한 법적 정리 없이 추진되는 재개발은 또 다른 분쟁과 갈등만 낳을 뿐입니다.

하동시장은 행정의 소유물이기 이전에, 하동군민과 상인이 함께 만들어 온 공동의 자산입니다. 

따라서 힘의 논리가 아닌, 정당성과 상식에 기초한 재 개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하는 이유이므로, 상인들은 하동군의 유연하고도 전향적인 태도를 강력히 요구 하는 바이고 6.3지방선거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