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구·지역소멸 위기 극복 가능하다 … 이제는 ‘외래군민’과 ‘생활인구’ 관점으로 전환해야

박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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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지역소멸 위기 극복 가능하다

 … 이제는 ‘외래군민’과 ‘생활인구’ 관점으로 전환해야

 

 전국 곳곳에서 인구 감소를 넘어 지역소멸 위기가 현실 로 다가오고 있다. 출생률은 낮아지고 청년들은 고향을 버리고 도시로 떠나며, 농어 촌 지역의 공동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기존의 ‘전입자 유치’, ‘출산 장려’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위장 전입, 인근 지역 간 풍 선효과와 치고 빠지기식 먹튀 현상 등의 부작용만 남길 뿐 이처럼 거대한 변 화의 흐름을 막기 쉽지 않다. 

산발적 대응이나 땜질식 처방으로는 소멸을 이겨 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대안 중 하나가 바로 '외래군민'과 '생활인구' 라는 새로운 개념의 구분이다. 행정구역에 등록 된 정주 인구만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지역 을 방문하고, 머물고, 소비하고, 업무와 생활을 공 유하는 모든 사람을 지역의 새로운 자원으로 바라 봐야 한다.

먼저, ‘외래군민’은 ‘잠재적 군민’으로 보아야 한다. 지역을 자주 찾는 관광객, 세컨드하우스 이용자, 주말 축제·특산물 장터를 찾는 방문객, 고향을 둔 향우들은 단순한 외지인이 아니다.

그들은 지역에서 직접 소비를 일으키고, 때로는 지역의 문화를 공유하며 지켜주는 든든한 후원자 가 되고 있다. 특히 하동은 서울·부산·광역시 등 대도시로부터 접근성이 뛰어나 외래 군민의 잠재 력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이다.

지금까지 ‘이들이 많이 오면 좋다’는 막연한 기대 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이분들을 위한 접근성을 개선하고 문화관광형 상품들을 개발하여 외래군 민을 더 많이 찾아오도록 유도하므로 이들을 지 역의 성장 동력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예컨대, 지방도 1023호를 국가지원지방도로 승격 시켜서 지리산의 벽소령 고개 아래 터널을 뚫어 함양군과 직통도로를 개설하고, 백운산 한재를 넘 어 광양시와 교류한다면 ‘외래군민’의 숫자를 늘 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둘째, ‘생활인구’는 지역을 유지하는 핵심 지표다. 먼저 생활인구란 어디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느냐 가 아니라, 실제로 어떤 지역에서 어떻게 생활하 고 경제, 사회적 활동하느냐를 분류 기준으로 삼 아야 한다.

예를 들면, 일자리는 타지에 있지만 주말엔 하동 에서 생활하는 사람, 부모님을 돌보러 자주 오가 는 생활 돌봄 인구, 카페·식당·관광지에서 반복적 으로 소비하는 고정 방문객, 캠핑·낚시·레저 인구 등 주기적으로 머무르는 인구 등을 말한다. 

이들은 지역에 세금을 내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역 의 상권을 지켜주는 ‘실질적 경제활동 인구’이며, 지역소멸을 막아주거나 그 시기를 늦추는 견고한 버팀목으로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이들의 고정적, 반복적인 방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리하고 유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나아가 이들에게 제도권 내에서 인센티브를 제공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본다.

셋째, 이제는 인구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이 필요 하다. 앞으로의 지역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사람 이 우리 지역에서 살아주느냐”에 달려 있다. 여기 서 ‘산다’의 개념은 주민등록상의 거주가 아니라, 실제 '생활'과 '체류'의 총량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지역사회는 다음과 같은 다각 적인 정책의 실천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외 래군민 데이터 구축을 비롯해 관광객, 재방문객, 세컨드하우스 이용자, 고향 향우 등 방문 이력을 수집하고 체계화해야 한다

생활인구 기반 정책 설계와 함께 축제·시장·문화 공간을 생활인구 중심으로 재구성, 주기적으로 방 문하는 사람을 위한 멤버십, 포인트제, 외래군민 카드 도입등 체류형 인프라 확대가 필요하다. 나아가 가족·연인·청년을 위한 체험형 숙박과 캠 핑·차박·레저형 인프라 강화, 장기체류형 마을호 텔, 농촌살이 프로그램 운영, 고향·향우 네트워크 의 전략적 활성화, 명절 방문객을 ‘일회성 방문자’ 가 아닌 ‘연중 참여자’로 연결

,온라인 지역공동체 강화(고향포털, 향우 커뮤니 티 등)가 수반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넷째, 지역의 미래는 ‘인구의 숫자’가 아니라 ‘생활 의 깊이’에 있다. 지금까지 지방은 인구 감소만을 바라보며 위기감만 키워왔다. 그러나 시야를 넓혀 보면 새로운 가능성이 보인다.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 주기적으로 찾는 사람, 잠 시 머무는 사람, 소비를 해주는 사람 등, 이 모든 이들이 모여 지역의 활력을 만들고 있다는 현실 이다.

지역소멸을 막는 힘은 전입자 통계가 아닌, 지역 을 누비는 사람들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하동을 비롯한 지역의 도시들이 지향해야 할 미래 는 단순히 주민등록상의 인구를 유치하는 것이 아 니라, 닫힌 공간을 열어 접근성을 개선하고 인근 지자체와도 소통하며, 지방축제의 시기, 장소, 형 태 등을 병합하여 인구가 모여들고, 머무르고 다 시 찾는 ‘생활 플랫폼 지역’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축제의 구성을 좋게 해서 머무르는 시간을 더 길 게 가져갈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것이 기존 축제의 지역성을 뛰어넘는 특화된 축제다. 하동군에 이런 목적을 염두에 두고 개최하는 축제 가 몇 개나 되는지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앞으로 인구정책의 중심을 ‘외래군민’과 ‘생활인 구’에 두는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지역소 멸은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로 바뀔 수 있 을 것이다. 우리 하동군도 충분히 인구감소에서 발단이 된 지역소멸 위기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 음을 확신한다. 


본지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준비자들의 소견을 듣는 지면을 마련했다. 기고자들의 글과 사진을 함께 싣는다. 우선 김현수 씨와 박기봉 씨 두 출마 준비자들의 기고글을 싣는다. 글은 보내오는 순서에 따라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