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화개면사무소 주변 개발 … “주민들의 의견 수렴”은 헛구호인가?

구 화개면사무소 → 인근으로 개발 범위 확장… “주민 의견 반영”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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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화개면사무소 주변 개발 … “주민들의 의견 수렴”은 헛구호인가?  

   

구 화개면사무소 → 인근으로 개발 범위 확장… “주민 의견 반영”은 글쎄?  

군의회에서 개발 방향 놓고 잇따른 질의에도 불구하고 “군 계획대로?”

화개주민들 “역사적 고을의 흔적을 담은 역사‧유물박물관 등 개설 필요” 

지난해 군의회에서 관련 사업 예산 삭감, “군, 사업 폐지 한다” 발표 

게스트하우스 대신 카페 등 상업시설 구상 … “주민 의견과 거꾸로 간다”



하동군이 화개면 구 면청사 재개발 방향을 두고 지난해 한 차례 논란을 벌인 데 이어, 올해 또 구 면청사와 탑 리 일대 개발 방향을 발표하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하동군이 구상하고 있는 구 화개면 청사 리모델링 방향 이 최근 끝난 의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하 동군이 카페와 리셉센 장소 등을 주요 개선 목표로 발 표하자, 화개주민들이 화개의 역사적 발자취를 담은 역 사발물관 등을 건립해 줄 것을 요구하며 군의 개발 방 향에 반대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군의회에서도 이 같은 취지의 반대 의견이 어러 의원을 통해 표출됐다. 하동군은 지난해 수천여만 원의 용역비 를 들여 실시했던 개발 용역과는 별도로 이번에 다시 수천만 원을 들여 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개발 개요가 드러나기 이 전에 이미 의회 보고도 없이 개발 방향이 설정되고 지 난 2월 용역까지 발주된 것이다. 


이번 의회를 통해 드러난 개발 방향을 보면, 구 화개면 사무소를 포함해 탑리 일대 32,000여 ㎡를 포함하는 지 구단위 정비계획이다. 구 화개면 사무소에는 카페와 리 셉센으로 활용 가능한 공간이 포함됐으며, 면 청사 인 근 옥화주막과 조영남 갤러리 등을 리모델링하는 사업 이 포함됐다. 


이 사업을 위해 하동군은 지난 2월 이미 기본구상 계획 용역발주를 마쳤으며, 오는 7월 안에 용역이 납품될 것 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기본구상(안) 보고회에서 구 화개면 청사 재 활용 방안과 탑리 일대 재개발 등 활용 방안 등이 드러 났다. 구 화개면 청사에는 카페와 리셉센 장소 등 공유 공간을 확보하는 구상이 들어있다. 

또 쌍계로 정비와 마을 안길을 대상으로 3.1운동 기념 비 일대를 개선해서 쌍계로 마당을 조성하고, 화개장터 담장을 철거해서 가로 보도를 확장하고 화개면 사무소 앞 공영주차장을 확장하는 구상도 담고 있다. 또 유휴 지를 활용해서 정원 조성과 마을 안길 개선 사업도 함 께 추진하는 것으로 구상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논란이 되면서 관련 예산이 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청년게스트하우스’ 설치와 ‘티이음다락방’ 등 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화개 주민들은 주민들이 열렬히 요구하는 ‘역 사박물관’ 또는 ‘역사‧유물 전시관’ 등은 빠졌다며 반 대 의견을 드러냈다. 주민들은 상업적 시설보다 지역정 서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주장을 줄 곧 해왔다. 

‘옥화주막’과 ‘조영남갤러리’ 등을 관광 자원으로 재활 용하려는 것은 충분히 공감한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하 지만 지난해 그렇게 논란을 빚고도 올해 또 주민들과 사전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하동군이 일방적으로 재 개발 방향을 설정한 것을 놓고 ‘추진 방법의 잘못’을 지 적하고 있다.

이러한 하동군의 일방적인 추진 방향에 대해 이번 군의 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하동군 은 이미 발주한 용역은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위한 기본 구상 성격의 용역이며, 이것을 토대로 앞으로 여러 차 례 주민 공청회 등을 통해 최종안을 마련하겠다는 입 장이다.


한편 군의회는 하동군의 재정이 녹록하지 않은 만큼 구 화개면 청사 주변 재정비 과정에 예산 편성에 큰 부담 이 없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의견도 덧붙인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하지만 하동군은 오히려 개발 범위를 넓혀 서 구 화개면 청사는 물론 무려 1만여 평에 이르는 탑리 일대 지구단위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 구상이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 업에 필요한 사업비가 얼마나 필요한지는 몰라도 상당 히 많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렇지 않아도 군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개발 범위를 확대해서 분에 넘치는 구상을 세우게 될 경우, 이것도 저것도 진행하지 못하는 난관에 부딪히지 않을지  주민 들은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화개면에는 숙박시설을 비롯해 카 페와 전통찻집, 식당 등 다양한 관광편의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며, 자칫 하동군이 개방 방향을 주민들의 의견과 다르게 설정할 경우, 기존 상권을 침체시킬 우 려가 커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카페와 게스트하우스와 같이 기존 주민들의 영 업시설과 중복되는 구상에 대해 반대한다고 주민들은 밝혔다. 

구화개 면사무소와 한 때 화개면의 행정과 문화 중심지 였던 탑리 일대를 지구단위 구상을 통해 새로운 개발 방향을 설정하고 점차 활기를 잃어가는 화개장터와 연 계한 개발 구상은 환영할 일이다. 

다만 기존 상권에 대한 충격이 없도록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주민들의 정신적 공동체 의식을 모을 수 있도록 개발 방향을 잡아가기를 기대한다. 

이미 추진한 것과 같이 군이 일방적으로 개발 방향을 설정해 놓고 거기에다 용역자료를 들이밀면서 주민들 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형식적 절차를 거쳤다가는 진행 과정에 적지 않은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걸 잘 인지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은, 주민들의 의견 하나하나가 걸림돌 없이 사업 계획이나 구상에 반영되 도록 분위기가 먼저 조성되어야 한다. 만에 하나 이미 발주한 기본용역을 백지화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주민 의견이 포함될 수 있는 분위기 이어야 한다. 

이렇게 할 경우, 진정한 군민을 위한 행정이란 평가를 받을 것이며, 민선 8기를 넘어 9기에도 계속 사업을 이 어갈 수 있는 동력을 얻을 것이다. 그 뒷배에는 화개 주 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