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양천 재해복구시설 준공 아직도 …그 과정을 곰곰이 되짚어 보면

우수기 시작된 6월 말까지 준공을 못한다… “앞으론 이런 일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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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천 재해복구시설 준공 아직도  …그 과정을 곰곰이 되짚어 보면 


우수기 시작된 6월 말까지 준공을 못한다… “앞으론 이런 일 없어야” 

하동군 “재난 발생 우려 없어”… “하지만 현장 가보면 위험 여전히 상존” 

재난방지 시설 공사를 이렇게 공정 관리하는 하동군이 제정신인가? 

공정 85% 선에서 6개월 공사 중지, 감사 착수… “제방 일부 누수 우려” 

올해 초 공사재개, 시공업체 근로자 모두 흩어져, 공정 유지에 치명타


■ 하동군 악양면 일대는 해마다 적은 비만 내려도 상 습적으로 침수되는 지역이다. 집중호우로 기존 제방이 무너지고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대대적인 재배복구 사 업이 필요한 지역이었다. 

이에 따라 하동군이 공모사업을 통해 161억 원의 국비 와 도비를 확보해 악양면 축지리에서 신대리를 잇는 2.3km 구간의 제방을 보강 또는 축조하는 악양천재해 복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지난 2022년 4월 착공해 지난해 말 준공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8월 느닷없이 하동군이 전면 감사 에 들어갔고, 공사 중지 명령도 내려졌다. 전체 공정이 85% 정도 진행된 상태였다. 

6개월간 감사를 진행했다. “일부 지점 제방 최하부에서 누수가 우려된다”는 점과 ‘보강을 요구하는 감사’ 결과 를 내놨다. 당초 준공 예정 기간을 넘긴 올해 2월 초 공 사가 재개됐다. 

이러는 동안 시공업체는 작업 인부들의 고용을 유지할 수 없어서 일단 해체했다. 가까스로 올해 2월 공사재 개 지시가 내려졌지만, 다시 공정별 건설 근로자를 모아서 투입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본격 공 정 재계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우수기가 시작되는 6월을 맞고도 준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공업체는 사실상 주요 토목공정은 마무리됐으므로, 우수기가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큰 문 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공사 현장에 가 보면 공사 구간 곳곳에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난 위험 요소 남아 있다.  

따라서 영문도 모른 채 재해복구사업이 중지되고, 그로 부터 한참이 흐른 뒤 뒤늦게 재개가 되면서 장마철을 목전에 두고도 마무리가 되지 않으니 이를 쳐다보는 악 양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다. 

■ 현재 남은 공정은 제방 상단 정리와 흩어져 있는 토 사 정리, 일부 나무심기 등 재해와는 무관한 공정만 남 아있다. 그러나 6월 말 안에 준공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남은 공정이 재해 발생과는 무관하다 할지라도 재해복구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하동군이 주민 불안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지난해 8월 갑자기 공정 85% 선에서 공사 중지를 내렸 을 때, 많은 군민은 본지에 그 이유를 알아봐 달라며 제 보를 해왔다. 본지가 취재에 나섰지만 이렇다할 이유와 그 이유에 대한 합리성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당시 2024년 장마철은 일단 지났다 할지라도, 8월 집 중호우와 늦장마 등 기상적 위험 요소가 남아있던 터 라 악양 주민들이 우려하던 바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과연 재해와 관련한 복구든 보강 사업이든 현장 관리 를 하동군과 같이 진행하는 사례가 또 어디에 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물론 모든 건설과 토목공사 현 장에 대한 감시와 부실 여부를 감독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하지만 악양천 재해복구 현장 관리에 대해서는 이해가 쉽지 않다. 하동군이 감사 결과 찾아내고자 했던 제방 최하층 누수 우려 문제는 대부분 공정 20~30% 시점에 시도돼야 한다는 게 건설업계의 자문이다.  

부실이 우려되는 것으로 드러나게 되면 재시공이나 공정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번 경우는 공정이 85% 진행된 상태에서 감사를 위한 공사 중지를 내렸다. 이 시점에서 기초부분 공사 부실 여부를 발견한다 해도 너무 늦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마무리를 앞두고 전체 공정을 살펴보기 위한 감 사는 필요하다. 하지만 부실을 포함한 특별한 사고 지 점이 포착되지도 않았는데 공사를 전면 중지시키고 감 사를 시작한 것은 상식에 벗어나는 감독 기관의 횡포 로 비춰질 수 있다. 

하동군의 자체 감사가 아니라 전문기관에 용역을 주어 서 점검을 하게 한 경우라면 그래도 이해가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이와는 성격이 판이해서 이해를 어렵게 한다.

지난 2월 공사를 재개하면서 나머지 공정에 대해 하도 급업체에게 일을 맡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식적 으로 하도급 신고를 한건지 여부는 알지 못하지만, 이 런 경우 하도급법에 부합하는 건지 면밀한 파악이 필 요해 보인다.   

■ 앞으로 대규모 재해복구 사업 등 우수기, 집중호우 등과 같은 기상적 일정과 연관된 사업 현장에 대한 관 리에 개선이 필요하다. 

결국 악양천 재해복공사는 당초 준공 예정을 6개월 넘 기고도 우수기 시작 전에 마무리되지 못했다. 남은 공 정은 집중호우가 내리더라도 감당할 수 있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쉽게 납득하지 못한다. 

혹여 하동군이 자주 내세우는 ‘민선 7기 때 발주한 공 사여서 그런거다’라는 지적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군민들은 민선 7기나 8기니, 9기니 하는 구분을 하지 못한다. 그런 구분에 관심조차 없다. 그저 군민들을 안 전하고 행복하게 잘 살게만 해주면 된다는 생각이다.  군민들의 소박한 바람을 하동 군정이 귀담아 듣고, 올 해 우수기와 집중호우에 군민들의 재산이나 생명에 피 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성실하게 챙겨보길 바란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