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생산력’ 감소 불안 확대 …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모내기 시작, ‘쌀 생산력’ 감소 불안… 올해 농사 풍년 가능할까?
- 제 23 호
본문
‘벼 생산력’ 감소 불안 확대
…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모내기 시작, ‘쌀 생산력’ 감소 불안… 올해 농사 풍년 가능할까?
기후 변화와 주곡 생산, 그리고 ‘단기 과잉 생산분’ 처리 문제 해결책?
일단 올해 벼 재배면적 축소는 중단, 추후 여러 해 지켜보고 결정하자
수출이 벼 과잉생산 따른 재배면적 축소 대응책 또는 돌파구 되길 기대
올봄 월동기에 오랜 가뭄으로 산불이 잇따라 애를 태웠지만 4월 들어 적절히 비가 내리면서 들판에서는 본격적인 벼농사가 시작됐다.
농민들은 서둘러 묘판을 준비하고 또 논물 가 두기에 바쁜 일정이다. 이미 첫 모내기가 시작 됐다. 들판 여기저기에서 잇따라 모내기가 시 작됐다.
지난해 출수기에 벼멸구 급습하면서 예상치 못 하게 피해 면적이 급증했다. 수확기 목전에 빠 르게 확산하는 바람에 손쓸 틈 없이 당했다. 벼 생산량이 감소가 우려됐지만 그러고도 다행히 예상 소비량보다 12만 8천 톤 더 생산됐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이런 가운데 올봄 본격 영농철이 시작됐지만 농가들은 벼 재배면적 감축 문제를 두고 마음 이 편하지 않다. 정부는 올해 재배면적은 전년 도보다 11%가량 줄여야 한다고 발표했다. 하 동군에는 422헥타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벼논은 다른 작물을 바꾸어 심기가 쉽지 않은 습답(濕沓- 습기가 많은 논) 이 대부분이다. 벼농사 대신 콩이나 다른 밭작 물을 심었을 경우 작황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 이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벼농사만큼 기계화가 이뤄진 작물도 없다는 것이다. 묘판 마련과 모 내기, 농약 살포, 벼수확 등 벼농사의 전체 영농 과정을 보면 거의 100% 기계화가 이뤄졌다. 당 연히 일손 부족과 영농비 측면에서 가장 효율성이 높은 작물이다. 문제는 쌀값이 계속 떨어 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벼농사만큼 농가당 경작면 적을 늘리고 나름 목돈을 쥘 수 있는 농사도 없 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벼 재배면적 감축 은 벼 재배 농민들에게는 고통 그 자체다. 정부 정책에 대해 ‘소득을 빼앗겠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언제까지 쌀이 남아돌아서 정책 결정에 혼선을 줄까? 당장의 통계상으로는 우리나라 쌀이 남 아돈다. 그리고 남아도는 쌀이 시장간섭을 벌 여 쌀값 하락을 부추기고, 또 정부가 비축 물량 을 늘려주어야 가격 유지가 될 수 있는 악순환 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만 지난해 쌀 생산량이 수요량 을 웃돌았다고 통계를 내놓은 반면, 인근 일본 과 필리핀 등지에서는 주곡인 쌀이 모자라 아 우성이다.
일본의 경우 쌀값이 지난해 추수기 이후 거의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일본 정부의 정책에 대 한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사재기 양상도 드러나 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가을 벼 출수기 작황이 나빠지면서 발 생한 현상이다. 일본 농정당국은 기후 변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필리핀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만성적인 쌀 부 족에 시달리고 있다. 인구 급증이 주요 원인이 지만, 기후 변화로 ‘쌀 생산력’이 떨어지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시 말해, 기후 변화 로 단위 면적당 쌀 수확량이 급격하게 줄어드 는 현상이 문제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이런 문 제가 현실화됐다.
일본과 필리핀의 사례를 종합해 볼 때 우리나라도 벼 재배면적 줄이기에 신중을 기해야 한 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당장 올가을 일본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재배면적 감축에 좀 더 면밀한 분석과 상황 파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 다. 농정당국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대목이 다.
쌀 비축 정책 위주에서 쌀 수출로 돌파구 마련 해야 … 하동군의 쌀 수출 전략은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식량 무기화란 단어가 나온 지 오래됐다. 우리 나라의 경우 쌀 이외에 식량의 자급률은 대부 분이 10%대 이하에 머물고 있다. 밀가루는 거 의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주곡 생산량이 줄고 이것에 더해서 수입 밀가 루값이 덩달아 급등할 경우, 우리나라에 심각 한 식량 안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농정당국 이 ‘가루 쌀’ 재배면적을 늘려서 밀가루 수입을 대체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농가들의 큰 호응은 얻지 못하는 듯하다. 이와는 별개로 하동군과 같은 일부 자 치단체는 과잉 생산된 쌀을 수출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대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전략들이 단위 자치단체 차원의 시책으로 맡겨 둘 사안이 아님을 인지해야 한 다. 최소한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전략을 수 립하고 실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당장 올해 농사철을 앞두고 감축하기로 했던 재벼면적에 대해서 어떻게 할 건지 대안 을 내놔야 한다. 하동군이 총론으로 마련한 수 출 대책에 대해서도 더 세부적인 계획과 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 일본 측에서 우리나라 쌀을 수입해 가겠 다는 제안을 해왔다. 그리고 수출 선적에 들어 갔다. 쌀 부족이 현실적인 문제로 불거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어찌 보면 식량 확보 전쟁이 시작됐다는 신호탄일지도 모른다.
벼농사와 주곡인 쌀 수급 정책을 미적거리거나 근시안적으로 보아서는 농민도 죽이고, 소비자 도 죽이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식량 안 보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 더 신중한 주곡 수 급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장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에 대해 미래 전망적인 결 정을 해야 한다. 국내 사정만이 아니라 세계적 인 추세를 잘 분석해서 국제적 시각에서 대응 해야 한다고 농민들은 주문한다.
/김회경 편집국장